포커스존 - 집중력을 위한 뇌의 재발견
루시 조 팰러디노 지음, 조윤경 옮김 / 멘토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집중력을 위한 뇌의 재발견, 포커스 존이란 제목을 들을 때부터 뇌 그리고 포커스 존의 유지법에 대한 내용인지라 기대했다. 보통 실용서적 중 자기계발서에는 하나같이 좋은 내용을 제시하지만, 문제는 실제 행동함으로 내것으로 습득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수없이 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한 권을 내것으로 꾹꾹 눌러 소화시킬 때까지 반복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책과 자신의 궁합이 맞는다면 말이다. 

 <포커스 존>의 저자 루시 조 팰러디노는 미국 최고의 주의력 전문가라 한다. 그녀를 찾는 수많은 상담자의 사례에서 느껴지듯 요즘을 사는 우리의 이야기라 쉽고 편하게 다가왔다.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요즘 사람들의 삶은 늘 바쁘다. 나도 하루가 늘 빨리 지나서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보내고 싶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서평 하나를 쓰려고 해도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에 접속하면 갖가지 정보가 반짝거리지만 애써 무시하고 바로 로그인을 한다. 만약 하나라도 새창을 늘이면 시간은 그만큼 사라진다. 시간을 보낼 만큼 의미 있는 기사가 아니라면 무시하는 게 상책이다. 다만, 기사 제목에 낚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로그인 후에도 메일, 쪽지, 카페 등을 지나서야 블로그로 오고 여기서도 이거저거 확인을 하면 시간이 또 흐른다. 그래서 늘 머릿속으로 우선순위를 매 순간 정한다. 일단, 서평부터 쓰자. 이런 식으로.  

인터넷에 그토록 많은 정보가 있다는 것은 일종의 기회다.
그러나 그 중 99퍼센트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건 재망이다.  

(318쪽. 리처드 사울 워먼.) 

 포커스 존이란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 정도(Degree)로 어떤 구역에 속하느냐의 문제(38쪽.)이다. 뒤집힌 U자로 표현한 저자의 말처럼 중간의 안정된 영역이 포커스 존으로 이곳에서 우리는 최적의 가능성을 유지한다. 그러니 포커스 존에 머무는 방법을 훈련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완-각성의 상태이면 최적의 상태가 아니어도 주의력이 집중될 테고 동기부여나 목표 혹은 기분이 좋은 상태를 오래도록 갖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지만, 인터넷에 접속하는 일 하나에도 주의력은 자꾸 흩어지니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리고 새롭게 안 사실이 하나 있다. 고도집중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무엇에든 쉽게 고도집중을 하는 내게는 놀라운 사실이었다. 고도집중이란 흥분이며 이는 긴장완화의 상태와는 구별해야 한다. 책에서도 든 예지만 게임을 할 때 즐겁게 하고 끝냈다면 누가 게임을 중단하게 해도 그만이지만, 반대로 과격해지거나 짜증이 난다면 이는 고도집중 상태로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할 수 있다. (58-9쪽의 내용 참고.)  

 또한, 멀티태스킹도 효율적인 방법이라 자주 하지만 지나친 멀티태스킹은 효율은커녕 어떤 것에도 진정한 집중을 하지 못하기에 각성된 멀티태스킹이 중요하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파워브레이크(휴식)의 적절한 활용 등을 통해 심리적으로 수없이 연습해야 한다. 운동선수들의 정신컨트롤 연습처럼 우리도 꾸준하게 의식하고 노력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더욱 객관적인 시선으로 나를 살피는 관찰자아를 깨울 때 비로소 액자 안의 그림만이 아닌 전체풍경을 볼 수 있다. 책에 나온 여러 가지 열쇠 꾸러미를 통해 내면의 나에 대해 들여다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물론 이미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두 가지 발견의 즐거움을 느꼈다. 하나는 나도 이미 사용하는 심리적 방법을 만났을 때고 나머지 하나는 모르던 것을 새롭게 알았을 때의 즐거움이다. 그리고 책장을 덮고서도 잊혀지지 않는 말이 있다. "나는 지금 무얼 하지 않고 있나?" 예전에는 '내가 지금 무얼 하고 있지?'라고 자문했는데 이제는 전자의 질문도 해보려 한다. 두 질문 모두 자기인식이지만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면 좋을 거 같다. 언제나 하나의 측면만 본다는 건 기울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이 책 전에 읽은 신경 심리학자의 책 <사일런트 랜드>를 읽은 직후라 그런지 뇌와 자아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보게 되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포커스 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름 아닌 자신을 바로 알아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싶다. 

바쁜 삶 때문에 메마르지 않도록 조심하라. (소크라테스의 경고를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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