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 조절법 - 화내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송남용 지음 / 전나무숲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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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의식적으로 행동하고 사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골몰히 생각하여 결론 내리고서 마음을 다잡아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즉, 쉽지 않다는 말이다. 감정도 마찬가지로 돌아보면 정말로 별것도 아닌 일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낸 적이 많다. 다음에는 그러지 말자고 생각하면서도 되풀이하는 걸 보면 감정조절을 어느 정도 한다고 자부해도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을 설득한다는 것은 내 생각을 관철시키고 결국 원하는 대로 하고자 함이다. 그렇다면, 내 감정 조절법은 어떨까. 원하는 걸 하면서 상대방에게도 욱하는 성질을 안 부려서 좋고, 내게도 좋으니 일거양득이겠다. 그러나 설득이 상대방을 더 염두에 둔다면, 감정 조절법은 바로 나를 다스리는 법이다.  

 실용서를 많이 읽지 않지만, 가끔 읽다 보면 모두 자신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연습하고 행동하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방법은 EEM 기법으로 탐색하기(Exploration), 평가하기(Evaluation), 수정하기(Modification)를 통한 효과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생소한 말이지만 전혀 어렵지 않다. 오히려 너무도 쉽게 풀어써서 재미있게 읽고 지나갈 수 있었다. 

 특히나 실생활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말과 행동 등을 예로 들어서 좋았다. 저자가 목사라 그런지 몰라도 전문적인 말은 어디에도 없으며 서양의 책을 번역한 게 아니라 괴리감도 없다는 장점이 있다. 저자가 말하는 첫 번째 요지는 자신의 분노 방식이 무언지 찾고 두 번째 요지는 자기 표현형 분노 관리방식으로 바꾸라는 것이다. 

 분노방식은 공격형, 수동형, 수동공격형 세 가지로 나뉘며 이들의 특성을 알려준다. 재미있는 건 나는 참을 만큼 참다가 안 되겠다 싶으면 솔직하게 드러내 말하는 편인데 뒤끝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뒤끝이 없어도 상대는 상처받을 수 있다는 말을 통해 생각해보지 못했던 사실을 알았다. 흔히 말하는 소심하다는 사람들이 상처를 받는 것이었다. 이들은 아마도 수동형과 수동공격형으로 나뉠 텐데 특히나 수동공격형은 뒤끝이 긴 사람들일 것이다. 물론 분류를 정확하게 할 수는 없다. 모두 각각의 특성을 조금씩 함께 갖고 있을 테니 말이다. 이렇듯 자신의 분노 방식을 어느 정도 파악한 후 자기 표현형 분노 관리방식으로 바꾸기에 돌입할 때 사용하는 것이 앞에서도 말한 EEM 기법이다.  

 자기 표현형 분노 관리 방식이라. 귀에 익은 말은 아니지만 자기 표현형이란 말이 중요하다. 왜 표현해야 할까. 상대의 입장을 먼저 고려하기보단 자신의 처지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배려심이 많다 해도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된다. 일이 크고 다급할수록 그렇다. 그래서 상대에게 내 입장에 대해 표현해주어야만 알아들을 것이며 쉽게 상황을 대처해갈 수 있을 것이다. 사고방식부터 긍정적으로 변하면 행동방식도 변할 터이다. 

 그리고 공감했던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치유에 대한 말이었다. 치유는 당시의 상황에 대한 이해와 재해석을 통해 이루어진다(170쪽.)는 내용인데 직면하기 어렵다고 피하기만 하면 두려움만 커진다. 상황을 이해하고 재해석하다 보면 놓치고 지나간 것을 알게 되며 비로써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치유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완벽주의 사고는 버리고 조금 더 긍정적이고 느긋해진다면 무의식적으로 내던 화나 짜증이 많이 사라질 것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예들을 들어 설명해서 쉽고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나 읽고 끝나면 소용없는 게 실용서에서는 더 크게 나타난다. 무조건 참으라는 게 아니니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하다. 화를 잘 내지 않는 내게도 다시 돌아보게 했던 책이다. 무엇이든 주도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끌려갈 뿐이다. 내 안을 들여다보는 게 최고의 해결책이다. 끝으로 이 책은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는 이에게 환영받을 것이다. 전문적이거나 강력한 지침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너무 말랑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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