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의 정원 - 버몬트 숲속에서 만난 비밀의 화원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2
타샤 튜더.토바 마틴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3월에 만난 <타샤의 정원>을 다시 펴들었다. 녹음이 짙어지는 요즘과 상관없이 사계절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사진들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아흔 살이 넘어도 장미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던 타샤는 천국에서도 장미를 돌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를 통해 가드닝의 즐거움을 간접적으로 느낀다. 그러나 실제로 얼마나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을 들여야 할지 대략적으로나마 알기에 이 책을 통한 느낌은 호사스럽다. 손에 흙이나 물 한방울 묻히지 않고도 탐스런 꽃을 보고 이름도 알게 되어 동화 속 나라 어딘가를 탐방하는 거 같다.  

 며칠 전 비에 울타리 장미는 거의 졌는데 묘목으로 있는 장미는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작약이 타샤의 자랑이자 기쁨이었다면 장미는 그녀에게 열정의 대상으로 어딜 가나 만발했다는 글을 읽으며 내가 심지 않았지만 늘 볼 수 있는 곳에 자라나는 장미를 보며 감사해 한다. 나는 도저히 30만 평의 땅을 가꾸는 타샤를 흉내 내기조차 어렵다. 갯벌에서 갯지렁이만 손에 만져져도 화들짝 놀라는데 땅에서 지렁이를 만나면 어떨지. 고마운 존재임은 알겠으나 선뜻 손으로 만지기에는 두려움이 인다. 그래서 화분 갈이를 할 때도 장갑을 이용한다.  

 타샤의 정원에 있는 수많은 꽃을 보며 오늘은 장미 부분을 오래도록 펴들고 있었던 건 역시나 장미를 매일 보기 때문일 것이다. 위의 사진은 데이지 화환을 만드는 모습인데 타샤의 손이 좋아서 올려보았다. 어떤 사람의 손보다 아름답다. 어울리지 않는 것은 한순간도 거기 머무르지 않는다는 말(148쪽.)을 했던 타샤의 말을 돌아보며 장미와 나무가 곳곳에 있어서 행복한 지금에 잠시 머문다. 나도 이들과 어울린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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