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시다 - 100권기념 발간시집 세계사 시인선 100
최승호 지음 / 세계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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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내는 출판사에서 기념시집을 낼 때마다 기쁨이 앞선다. 아무튼, 끝끝내 시는 이어져 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안도감 때문이리라. <내 몸이 시다>는 세계사 시인선 100권 발간 기념시집인데 2000년에 나왔으니 제법 되었다. 1989년부터 발간되기 시작한 세계사의 시집을 많이는 아니지만 여러 권 갖고 있는데 이들 시인의 공통점은 젊고 대중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물론 대중적이지 않다는 말은 유명하지 않다는 말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진이정을 비롯하여 최승호, 함민복, 김승희, 유안진 등 유명한 시인이 있으나 그럼에도 세계사 시선집은 대중적이지 않다. 분명히 그렇다. 
 시집의 특성을 살펴보자면 달콤한 시이기보다 어둡고 축축한 시들이 주를 이룬다. 이런 느낌에서 자유로울 이는 없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사실은 시는 몽상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오히려 현실의 거울처럼 시대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격동의 시대를 지나 자본주의 시대를 살며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듣노라면 아직도 유효하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젊은 시인들은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투철한 비판의식을 무기 삼아 말한다. 이들이 있어 새로운 시 세계. 독자에게 퍼지는 확장성을 고려할 때 가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시인들의 몸통 전체는 詩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보다. 

 좋아하는 진이정의 <등대지기>를 읽는 시간도 행복했지만, 이 시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는 박남철의 <권투>였다. 입은 웃지만, 가슴으로는 웃을 수 없는 시였다. 이런 형식은 생생하지만 파격적이다. 더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우니 직접 시의 전문을 올려본다. 
 

알라딘사이트에서 지원되지 않는 양식이라 시의 전문은 아래에서 확인 가능. http://jazzyrain.egloos.com/4982699 

 6 다음에 7과 8이 없고 바로 9로 넘어간다. 9의 끝 부분을 키보드로 칠 수 없어 9는 전체를 사진으로 올렸다. 7과 8은 일부러 쓰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내가 가진 책이 잘못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9의 윗부분 여백이 이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의도했을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이 시는 파격적이지만 마음에 든다. 시집제목이 <반시대적 고찰>이라니 나중에 읽어봐야겠다. 어쩌면 요즘 필요한 게 이런 시가 아닐까 싶다. 시인의 시가 이제 내 몸이 될 차례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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