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 - 이외수 오감소설 '야성'편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감각과 위트가 있는 이외수의 글이 있는가 하면 현대문명 속에서 박차고 나오려는 자유의지가 강하게 느껴지는 이외수의 글 또한 있다. 어느 쪽이 더 강렬한지를 묻는다면 질문을 삼켜버릴 것이다. 
 그와의 첫대면은 감각과 위트 쪽이었다. 오래전 읽었던 책들을 뒤로한 채 그의 책을 몇 권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들개>는 1980년대에 쓰인 작품이다. 

  이외수 오감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최근 옛날 작품들이 해냄 출판사에서 다시 나왔다. <들개>는 야성(野性)편.

 길들여진 집개와 야성의 들개. 이들의 자유의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글을 쓰려는 여자와 그림을 완성하려는 남자가 만났다. 강렬한 야성이 꿈틀거리고 그들은 자아를 찾는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말이다.  

 작품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깊게 빠지지는 않았다. 오래된 소설인데도 역시나 언어의 마법사답다. 뜻밖에도 난 이 작품을 읽으며 그의 다른 작품인 <글쓰기의 공중부양>이 떠올랐다. 언어를 다루는 그만의 기술이 느껴지는데 그런 풍부함은 각고의 노력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것이 가장 부러웠다. 

 

 모두들 세뇌당해 있어요. 문명이라는 것에 세뇌당해서 문화라는 것은 잘 모르고 있어요. 안다고 하더라도 그건 거짓말이에요. 참고서를 보고 왼 것에 불과해요. 문명은 외서 해결할 수 있지만 문화는 외서 해결할 수 없어요. 문화는 느껴야 되는 거에요.  (67쪽) 

"자기 자신과의 일체감이란 어떤 것인가요."
 "모든 예술가들이 그것을 잘 알고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찌그러진 깡통을 그리든 종이비행기를 그리든 자기가 사랑하는 대상을 그 내부까지 묘사해 보려고 할 때 비로소 떠도는 자기의 영혼이 자기 육체 속으로 불러들여지게 되는 것이죠."   (9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