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향이 나는 그 무엇들, 장미차 등을 좋아하는 내게 이를 그려본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그 러나 장미꽃잎을 표현하기도 어렵고 스케치부터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래도 진선아트북 시리즈를 익 히 만나봐서인지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었다. 초보자들은 그림에 손이 너무 많이 가서 그림이 어두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조금 어색하더라도 이 정 도면 비슷하다 싶을 때 색연필을 놓아야 합니다. (9쪽, 1. 잎 채색 연습 中) 맞는 말이다. 나 같은 초보는 무언가 빈듯한 느낌을 메우려고 무작정 덧칠을 하다 보니 불필요하고 지 저분한 선이 생긴다. 특히 이런 책을 보고 그릴 때는 더 그렇다. 여러 번 연습해야 고쳐갈 수 있는 버릇 이겠지만 자꾸만 첫 술에 배불러지려는 욕심이 앞선다. 그만큼 장미를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은 꿈만 같 다. 내가 그린 장미에서도 향이 느껴질 만큼 그런 원숙한 장미를 그릴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런 의미에서 연습장에 한 번 그려보았다. 화면 왼편이 책이고 오른편이 내가 그린 로라라는 장미. 역시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특히 꽃보다 잎 부분이 엉망이다. 직접 그려보기 전에는 몰랐는데 손으로 색연필을 느끼니 색의 혼합이 참으로 절묘하 고 아름다움을 깨달았다. 책에 있는 질 좋은 두꺼운 연습용 종이에는 차마 색을 못 칠하고 대충 사인펜 으로 그려서 칸메우기식의 색칠공부를 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완성하니 졸작이라도 좋다. 일반 연습장 은 종이가 얇아 칼날로 잎을 긁어 표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도 일반 연습장에 더 많은 연습 을 하고 책에 딸린 종이에 시도해야겠다. 아무튼, 로라라는 이 장미를 그리고는 변진섭 노래 가사만 떠 올랐다. '로라~ 나의 슬픈 로라~' 책에 장미의 여러 품종을 보는 즐거움도 좋았다. 수많은 품종이 있지만 일단 나는 로라를 열심히 그려 보고 싶다. 더 강렬하고 더 진하게 표현해야겠다. 저자는 색연필의 심을 다듬기 위해 그림 그리는 내내 왼손에는 연필깎이를 들고 있다고 했다. 심이 닳아지면 색감이 둔해져서 그러는 것인데 그처럼 나도 마 음만 먹지 말고 실제로 장미 그리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해야겠다. 책상에 세워둔 로라를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