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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두뇌 읽기 - 태아부터 세 살까지 아기가 들려주는 뇌 성장의 비밀
군터 몰 지음, 김시형 옮김 / 교양인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뇌에 관심이 있어서 예전에 <아이 안에 숨어 있는 두뇌의 힘을 키워라>를 재미있게 읽었다. 이후 더 찾
아 읽어 보고 싶었지만 미혼인 내게는 솔직히 조금 먼 이야기였다. 그러나 결혼을 앞두고 또 예비형님
의 돌 지난 아이를 보며 궁금한 것이 많아졌다. 닥치기 전에 연습해 둔다고 생각하며 꼼꼼히 읽어보았다.
일단 제목처럼 아기 두뇌에 대한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실질적으로 도
움이 되는 이야기는 적었다. 생물학적인 접근을 보며 이런 전문용어가 과연 필요할까 싶었다. 물론 기
본을 알고 하나씩 이해한다는 요지는 좋았다. 그럼에도, 아쉬운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더구나 이 책을
읽고 꼭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 있었는데 이렇게 아기 뇌를 구성하는 요소에 대해 언급한다면 아
마도 지레 두손두발 다 들지나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 하나. 이 책의 장점은 간접적으로나마 아기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말하는 이도 아기로 구성했으며 재미있고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아기가 무슨 생
각을 하는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기에 앞서 단순한 반사반응일 수도 있다는 사실과 먹고 자
는 등의 기본욕구만 충족하는 거 같아도 사실은 아기 나름대로 열심히 세상에 적응하고 있다는 사실 등
을 알게 되었다.
조기교육? 영재 프로그램? 그런 건 하나도 필요없어요. 지금 정말 필요한 건요, 그냥 내가 가끔 터무니
없는 행동을 해도 너그러이 넘어가 달라는 거예요. 그것만으로도 나는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답니다.
(161쪽, 아직은 마음을 조절할 수 없어요 中)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아기를 향해 웃어주고, 안아주고 사랑하고 있다는 표현. 이것이야말
로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게 돕는 길이다. 어릴 때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뇌성장도 왕성하지
못한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지식보다 지혜가 한 수 위라 했던가. 아기라는 하나의 인격체를 마주하는
일 자체는 정해진 공식이 없다. 그러나 그 어떤 대입수 보다 탁월한 것은 사랑이라고 다시 한 번 느꼈
다. 감정도 배워간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진정으로 아기를 위한다면 마음부터 편하게 먹어야겠다. 내 마
음이 편치 못한 채 조급하기만 하다면 아기도 알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궁금한 것투성이지만 새 생
명을 만나 함께한다는 일은 정말이지 축복이라는 사실 하나만은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