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우울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염은주 옮김 / 문학동네

 

 

 히라노 게이치로. 그는 내 또래의 작가. 법학을 공부해서인지 혹은 원래가 그런지 논리적인 글쓰기를
보여주는데 날카로움도 느껴진다.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바라본 산문집으로 2000년 1월부터 이 년간에
걸친 연재 에세이를 단행본화 한 것이 이 책이다.

 연재 에세이답게 무겁기보다는 짤막하게 그의 느낌을 담담하게 적었다. 첨가물 없는 음식처럼 그렇게
간략하게. 애당초 하나의 현상에 착안하여 깊이 있게 써서 만든 책은 아니지만 읽기 편하고 그의 독특
한 생각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조금 차가운 느낌이지만 그 속에는 따뜻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스며있다.

 우리가 누리는 문명을 필터 없이 받아들여 마시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미 세상은 오염되었고 그것은 물질뿐만이 아니라 정신도 마찬가지이다. 과거로의 회복이 미래로의
추구와 비슷한 비율을 유지하면 좋겠지만 한쪽으로 치우쳐졌으니 끊임없이 숙고해야 할 문제이다.


매스미디어가 못마땅한 것은 무엇보다 그것이 가끔, 마치 하나의 생물처럼,
정보의 수신자와 송신자 모두를 배신해버리기 때문이다. 이제 유입된 정보에
미치는 매체의 영향에 대해 더욱 명확한 의식을 가져야 할 때가 왔다. 언론
은 이를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수신자인 우리도 매스미디어와 좀더 냉
정하고 적합한 거리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19쪽, 정체 모를 것.)




-4341.01.17.나무의 날. 작년에 만난 책. (07147-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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