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 4 - 다크맨 밀리언셀러 클럽 75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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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유 불가능의 독감이 퍼지고 이제 인류의 극소수만이 살아남았다. 인류가 살았던 어떠한 곳이건 이제
는 시체만 즐비한 이때 살아남은 자들의 사투가 시작된다. 갑자기 사라진 정부의 역할을 대행할 필요성
을 느끼고 이들은 집단을 대표할만한 이들을 선출하고 공동체를 끌어간다. 규칙이 정해지고 전기를 복
구하기 위한 노력 등으로 사람들은 뭉치기 시작한다. 사실 살아남기 위해 뭉쳤겠지만. 그것이 가장 중
요한 문제일 테니. 모든 전기가 끊어져도 무선 통신기가 살아있듯 희망이 없어 보여도 이들에게는 극복
할 수 있는 의지
가 있다.

 물론 살아남은 자들은 곳곳에 흩어져 있었으나 꿈으로 받은 계시를 따라 한곳에 모이게 된다. 3권에서
마더 애버게일 쪽으로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이어 4권에서는 반대편인 다크맨 쪽으로 모이는 사람들
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
된다. 각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스포일러 자재를 위해 쓰지 않겠지만 다크맨이
부르는 인물들은 확실히 어딘가 나사가 빠져있는 지독히 외로운 사람들이다. 모두에게 천대받고 외톨
이였던 자들의 내면을 이용한 다크맨. 결국, 뜻대로 그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다짐하는 이들은 어쩌면
지금이 가장 행복한 때일 것이다. 그를 위해, 그와 함께 그의 세계를 열어가는 일이야말로 곧 자신이 살
아있는 존재감을 확인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일 테니까. 다소 위태해 보이는 이 삐걱거리는 집단의 이야
기가 본격적으로 파헤쳐지진 않지만 읽을수록 흥미진진해졌다.

 더구나 네이딘이라는 인물과 다크맨과의 연관성이 풀어지며, 애버게일 또한 사람인지라 갖고 있는 감
정의 갈등
... 이 밖에도 앞 권에서 소개된 인물들의 역할이 4권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그래서 앞 권에서
그렇게 서사적으로 각 인물의 이야기를 길게 진행했음이 이해되었다. 이 상황을 겪는 사람들의 성숙해
지는 모습 그리고 이 작은 집단(몇 백 명) 속에서도 원한을 품고 마음에 독을 갖고 있는 모습(헤럴드)에
서 약간의 긴장감을 느꼈다. 어느 한 명 불필요한 존재는 없다고 했던가. 작가는 벙어리, 사회학자, 저
능아, 나이 든 판사, 용감한 여성 등의 다양한 캐릭터를 창조하여 적재적소에 등장시킨다.

 역시 스티븐 킹의 이름은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의 구성을 빈틈없이 진행하면서도 전 6권에 달
하는 장편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간다. 물론 어떤 인물은 등장 때부터 그 역할을 예측하기도 했지만
인물의 심리묘사는 여전히 탁월
했다. 선과 악인 애버게일과 다크맨으로 갈라진 두 집단의 최후는 어떻
게 될 것인가. 그리고 한 집단에서도 분리되는 갈등은 어떻게 해결돼는지도 궁금하다.

 오타가 몇 개 눈에 띄었다는 것과 어감이 조금 거슬렸던 몇 부분도 있었지만 점차 개선되리라 믿으며
우리글이 아닌 번역으로 만나는 소설이니만큼 그 부분은 염두에 둬야겠다. 5권의 소제는 배신자들이다.
서서히 결말을 향해 가는 스탠드의 여정이 끝나간다. 왠지 5권도 재미있을 거 같다. 다음 권을 만나는
일은 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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