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하찮은 인연이 끝까지 따라다니며 알게 모르게 그 사람의 인생을
잠식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우연한 순간의 일이 그 사람 인생의
한 상징이 되어버리는 일도 적지않다. -(중략)- 우리는 각자에게 주어진 인
생안에서 서열을 매기고 역할을 맡기고 죄과를 묻느라 수선을 떨었다. -(중
략)- 내 인생만은 좀 다른 것이리라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167쪽) 

  ■ 은희경(1959~ , 소설가)

  - 데뷔 : 1995년 동아일보 '이중주' 등단.
  - 최신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창비, 2007/04/05)
  - 그외 작품 다수.





 

 

 서열을 매기고 역할을 맡기고 죄과를 묻느라...
남들이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지만 진지하게 돌아보면 사실은 나부터도 그랬던 것이다.
예전보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더 많아진다. 언제나 내면에 관심을 쏟았는데 과연 제대로 들여다
보았을까.
마이너와 메이저란 무엇인가.
하찮은 인연이나, 일들로도 삶은 이루어지기에 간과할 수 없다. 그 삶을 돌아보는 밤이다. 눈이 아파온다.

 

-4340.12.15.흙의 날로 넘어가는 자정. (07131-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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