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산 수첩 Outdoor Books 5
최선웅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산을 좋아하지만 생각만큼 자주 찾지는 못한다. 또 장비를 갖추고 산을 오르기보다는 편하게 산책하듯
다니는 편이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생각이 조금 바뀌어서 제대로 장비를 갖추고 산행을 해야겠다고 서
서히 마음먹었었다. 그러던 중 만난 이 책은 정말로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100 명산 수첩이라는 제목처
럼 우리나라의 100 명산에 관해 수첩의 형식으로 들고 다니기 편하게 만들었다.

 아주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지만 필요한 정보는 다 담고 있었다. 산의 위치, 교통, 숙박 등인데 축제까지
적혀있어서 그간 몰랐던 축제가 있는 산도 알게 되었다. 이중 가본 곳이 열 손가락 안이지만 언젠가는
하나씩 차례대로 꼭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 의미에서 아마도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이 책을 만지고
들여다보게 될 거 같다. 생각만 해도 설렌다.

 대부분 가까운 산이나 가본 곳 위주로 산을 다녔는데 계획을 세워 멀리 다니고 싶다. 주로 봄, 가을에
축제가 많지만 찾아보니 12월도 있었다.강원도 계방산에서 12월에 눈꽃축제가 있었던 것이다. 내가 아
는 눈꽃축제는 태백산뿐이었다. 알고 보니 태백산의 눈꽃축제는 1월이었다. 일 년간 다닐 산을 계획하
는 즐거움이 생겼다. 의욕이 마구 솟구친다고 할까. 욕심부리지 않고 하나씩 만나고 싶은 산들이다.

 바닷가가 아닌 곳에서 자라서인지 산은 늘 보아온 풍경이었다. 그래서 어릴 때는 산보다 바다로 떠나기
를 좋아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산을 찾게 되었다. 가을이 되면 새삼 멀리서 보이는 산의 단풍만 보아도
마음이 흐뭇해지기 때문이다. 우라나라의 아름다운 산들과 만나며 역사와 삶을 돌아보고 싶어졌다. 외
국처럼 거대한 산이 아니기에 더 정겨워서 좋다. 길만 나서면 가볼 만한 산이 많다는 사실이 행복하다.

 산에 가면 늘 겸손해진다. 오르기에 집중할수록 숨이 가빠져서 심장이 터질 것 같지만 그 시간을 참아
내고 정산에 발을 디디면 한눈에 보이는 광활함에 정말로 별거 아닌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
이 든다. 정상에서의 짧은 순간보다 오르는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서 만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좋다. 거친 숨소리와 땀 그리고 묵묵한 산행모습. 그런 모습에 절로 미소
가 나타난다.

 이 책은 산행 수첩으로의 기능을 충실히 한다. 그래서 실용적이다.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한다면 개인적
으로 그 산을 찾아가면 될 것이다. 그것으로 되었다 생각한다. 진정 산을 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 산행에 날개를 달아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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