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s 도쿄놀이
배두나 글.사진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동생과 가끔 책을 바꿔서 읽는데 그래서 재미있는 책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딱 이 책처럼.
먼저 배두나를 굳이 소개하지 않아도 배우, 모델로 꽤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음을 알고 있고 이미지도
좋아한다. 그녀는 사진 3년차이며 이 책은 두 번째 사진집이다. 첫 번째 사진집인 런던놀이는 읽지 않아
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일단 이 책의 제목은 제대로 붙인 거 같다. 도쿄 사진집이 아니라 "배두나의
도쿄놀이"인 것이다. 말 그대로. 어쩌면 두나의 감성사진집이라 붙여도 무방할 듯하다. 사진은 예술
이자 놀이이자 일상이지만 이 책의 사진에는 예술보다는 놀이와 일상으로 충전되어 있다. 그 점을 염두
에 두고 본다면 그녀의 매력을 만나는 시간이 빨리 지나갈 것이다. 물론 그녀의 예쁜 사진이 더 많은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말이다.

각종 촬영으로 10년을 일본에 다녀오면서 내 집처럼 편하게 도쿄를 활보하는 그녀의 모습은 유쾌하다.
들고간 라이카 카메라와 롤라이 플렉스, 캐논 등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주쿠의 중고 카메라 숍에서
희귀한 클래식 카메라, 특히 라이카를 탐내는 그녀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나 또한 그 거리에 들어서면
그 상점 앞에서 침을 흘리고는 했기 때문이다. 보관상태도 훌륭한 상점들을 보며 우리나라에도 있었으
면 하고 바라기도 했다. 또 요도바시 카메라 신주쿠 니시구치 본점도 가고 싶어졌다.

시모키타자와나 요요기 공원 이야기도 내가 좋아하는 장소라 공감이 갔다. 물론 롯본기, 존 레넌 박물
관은 못 가본 곳이라 아쉬웠지만 딱 하나 부러운 것이 있었다. 바로 새벽 5시에 오픈하는 서점에 가는
일! 그녀의 추억은 가을, 겨울의 사진으로 채워졌는데 내 추억의 도쿄는 여름이었다. 그래서 비교해보
기도 했다. 도쿄에서 3개월을 지냈던 때가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그러나 여행서로 치자면 이 책은 완전초보에게는 유용할지도 모르지만 사실 그쪽도 아닌 거 같다. 왜
냐햐면 요즘은 인터넷만 검색해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책을 활용해도 되기 때문이다. 입소문
나지 않은 특별한 곳을 원한다면 책에서 건질 정보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배두나의 팬이라면 이
책에서 그녀의 감성과 예쁜 사진을 만나는 즐거움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초기 한정판 CD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들어 있는데 한 20분 정도였던 거 같다. 와플집에서 카메라의 각
도가 나올 때까지 시도하는 모습에서 살며시 웃었다. 나도 예전에 저런 기억이 있다. 그래서 옆 사람이
먹고 싶어도 사진 찍을 때까지 본의 아니게 기다리게 했던 순간들 말이다.

예전의 도쿄여행을 추억하면서 볼 수 있는 유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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