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내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 시- 김남조,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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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40.09.17.달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