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바라기는
나의 일부다.
- 빈센트 반 고흐.
예전에 로모로 찍었던 사진을 정리하다 호숫가에 핀 해바라기를 발견했다.
밤에 운동하러 갔다가 찍은 거라 흐릿하게 나와서 해바라기인지도 구분할
수조차 없는 사진을 물끄러미 들여다 보았다. 검푸른 하늘과 물빛을 구분
할 수 없는 어둠 속의 호수 길에 핀 노란빛의 해바라기. 가끔 초점이 빗나
간 사진은 그 나름대로 멋이 있다. 그 흔들림을 쫓는 내 눈에는 무엇보다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해바라기를 보면 꼭 고흐가 떠오른다. 그가 사랑했던 해바라기의 찬란한 황금빛에는 고흐의 열정이 녹아있기 때문일까. 고흐가 말했듯 해바라기는 그의 일부. 이 꽃은 말라도 변형이 심하지 않다. 뻣뻣하게 수분이 빠진 모습조차 기운 있어 보이는 꽃.
Sunflower. 페루의 국화. 키가 큰 꽃. 태양 바라기의 대표 주자.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고흐의 꽃이 된 녀석. 
"죽기 다섯 달 전 고흐는 자신이 그린 해바라기 그림은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상징한다고 말하였다."
(영혼의 정원, 101쪽)

■ 이미지 = 고흐 갤러리 (http://www.vangoghgallery.com/painting/sunflowerindex.html)
-4340.09.05.물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