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알고 있다 - 제3회 에도가와 란포 상 수상작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니키 에츠코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어릴 때는 추리소설을 상당히 좋아했다. 홈즈와 괴도 루팡 등의 이야기는 그만큼 매력이 있어서 어린
나를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이후 애거서 크리스티의 책을 조금 읽기는 했지만 솔직히 관심분야가 아니
라 찾아 읽지는 않았다. 우연히 눈에 뜨인 제목으로 이 책과 만났다.

 여름이면 에드거 앨런 포우의 책이 떠오르듯 슬슬 공포영화가 물밀듯 쏟아지는 시기에 만난 추리물은
쉽고도 재미있었다. 일본의 애거서 크리스티로 불리는 니키 에츠코 작가의 미스터리 데뷔작이다. 그녀
는 동화를 썼다고 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고양이 + 공포의 공식은 사실상 관계없다. 말 그대로 고양
이는 알고 있다로 생각하면 된다.

 미스터리성 책으로 살펴보자면 일단 상당히 평이한 작품이다. 긴박감이 없으며 좀 싱거울 수도 있다.
남매의 활약상이 두드러지는데 남매탐정이라는 것은 사실 어린 시절의 내가 읽었다면 퍽 재미있어 할
소재이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1957년 작품으로 그녀가 29살 때 썼는데 이렇게 오래전 작품이 전혀 괴
리감이 없다는 사실이 놀랍다.

 대신 미스터리를 처음 접하거나 무서워서 주저하는 독자라면 편안한 마음으로 읽으면 좋겠다. 읽고 난
후 오싹함이 아닌 흐뭇한 웃음이 입가에 한 점 남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탐정남매의 추리를 따라가다
보면 필시 재미있어 질 것이다.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돋보이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읽어도 괜찮겠다.

 범인과 사건의 내막을 알고서도 이들 남매는 전문가인 경찰에게 신고하지 않고 먼저 고민한다. 한 가족
을 지키기 위해서 또 상처를 주지 않으려 걱정하기 때문인데 남매의 수사방법 또한 곳곳에 상대를 배려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아직 아마추어이며 어리고 순수해서 일지 모르겠다. 물론 이들은 20대다.

 작가 니키 에츠코는 어릴 때 척추 가리에스라는 병에 걸려 누운 채 작품을 썼다고 한다. 이후 여러 번의
수술로 휠체어 생활을 하기도 했으나 평생 입원과 퇴원이 반복되는 고단한 삶이었다. 작품노트(작가 후
기)서도 느껴지는 열정 그리고 얼마나 고심하며 썼는지 알 수 있다.

 단숨에 읽어버려서 일부러 끝 부분은 천천히 읽어갔다. 시간이 제법 있을 때 손에 들려있어서 그렇기도
했지만 부담없는 책이라 그럴수도 있다. 잘 짜인 긴박한 미스터리는 아니지만 동화 같은 미스터리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