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이 쓰레기같은 세상
우디 앨런 지음, 김연 옮김 / 황금가지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영화감독 우디 앨런이 [New Yorker]에 연재했던 단편(소설, 희곡 등)을 모은 산문집이다.
사실 나는 우디 앨런에게 큰 관심은 없다. 그만의 개성은 이해하지만 크게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건 아니면 단지 그가 순이와 결혼했다는 사실만 아는 사람이건 간에 이
책은 제목부터 그의 특성을 드러낸다.

어릴 때 내성적이었다는 그의 성격은 지금의 대범함 속에 공존한다고 느껴진다. 보통 심리적인 상황이
나 내면묘사를 읽다 보니 어렴풋이 느껴진다. 물론 이것은 글 속에 저자 자신이 반영되었다고 믿기 때
문이다.

번뜩이는 재치로 무장된 이 책은 책 제목과 같은 첫 단편으로 문을 여는데 주인공이 머리에 이상을 일
으켜 굴(먹는 굴)과 결혼하려다가 체포된 이야기가 나온다. 그 장면에서 같은 영화감독인 팀 버튼이 떠
올랐다. 팀 버튼의 <굴소년의 우울한 죽음>과 겹쳐졌던 것이다. 괴짜끼리는 통하는 것일까. 굴이라는
소재를 두고 이들이 말하는 방식이 재미있다. 저자가 말하는 이 쓰레기 같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를 적당히 꾸미고 반영한 글에서 이 미친 세상에서 미치지 않으려다 미쳐버렸다는 하이쿠 하나도 생각
났다. 아, 그렇지않아도 기다렸다는 듯 저자의 다음 단편 제목은 '어떤 미친놈이 하는 이야기'이다.

냉소와 유모가 적당히 뒤범벅된 아이스크림 하나를 먹는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물론 그의 이름값을
하는지는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이런 식의 깜찍발랄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
다면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과연 이 책이 흥미로운 제목만큼이나 흥미로우냐는
것이다. 결론은 이렇다. 그는 우디 앨런일 뿐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모호하다고 생각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심오함을 바란다면 일찌감치 쓰레기통으로 던져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끔 씁쓸한 커피
에 설탕이 필요하다면 그 대신 우디 앨런식 아이스크림을 대신 넣어보자. 색다른 맛이 날 테니까. 그리
고 마음에 들었다면 다시 그 아이스크림을 찾으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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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성희 2008-06-22 11:1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이 책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은비뫼 2008-06-27 01:1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도 우연하게 받은 책이었거든요. 읽고 다른분께 책여행 보냈는데 안타깝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