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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네리노
헬가 갈러 글.그림, 유혜자 옮김 / 북뱅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처럼 까맣다 못해 새까만 네리노는 밤에는 눈(目)만 보인다.
전체적인 그림의 색감이 어두운데 내용도 조금은 쓸쓸하다.
그러나 아이라면 쓸쓸함보다는 다른 것들을 먼저 읽고 받아들일 테지.
쓸쓸하다는 건 말이야. 어쩌면 아주 조그만했을 때부터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생 때 내 별명은 귀여운 악마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어느 날 모여 천사와 악마 이야기를 하는
데 모두 악마는 절대악이며 천사는 절대선이라는 것이었다. 듣다못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고 말했고 아무튼 그래서 악마가 되었다. 그런데 왜 꼭 까만 것이 나쁘게 그려져야 할까. 이것은 마치
천사는 선이고, 악마는 악이라고 흔히 말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쉽고 단순하게 쓰기 위해
서 그랬을지도 모르겠고 보통 그렇게 가르치고 배우니까 혼란스러울까 봐 그럴 수도 아니면 작가가
그렇게 생각해서일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은 그저 나의 가정일뿐이지만 네리노가 하얀색이었다면 어
땠을까? 혹은 투명 네리노라면 등등.
아무튼, 이런 물음을 내게 안겨주었지만 이 책은 읽고 또 읽어도 헬가 갈러의 그림을 자꾸만 들여다보
게 하는 마력이 있다. 네리노 정말 귀엽다. 생김은 일본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마쿠로쿠로스케
같은 이미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