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경제학
유병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가끔 동생책장을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책을 바꿔 읽는데 제목을 보며 내용이 궁금
해 펼쳐보았다. 개인적으로 실용서에는 관심이 없지만 올해는 더 다양하게 읽어보자는
생각에 주저 없이 든 것이다. 책머리에
'가계부를 잘 쓰고 용돈이나 생활비를 아끼는
게 마치 여자의 경제학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 (중략) - 그러나 경제학은 '생각하는 힘 technique of thinking'을 우리 일상에 불어넣는 생활필수품이다'
라고 적고 있다. 즉, 사고의 힘이라고 말하고 있다.

내가 속하는 30~34세 여성은 5명 중 1명이 싱글이라고 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지만.
저자는 여러 통계와 예상을 통해 여자에게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책의 앞부분에서 여자
를 다소 무시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저자의 말처럼 서점의 경제서 코너에는 여자보다
남자가 많은 게 사실이고 투자에서도 위험(risk)을 감수하는 마음(mind)도 여자보다 남자가 앞서고 있
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저자가 간과한 사실이 있다. 적어도 이 책을 잡고 책장을 넘기는 여자는
경제에 그만큼 관심이 있는 여자이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알기에 저자는 자신이 돌팔매 당하더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고 했다. 그렇더라면 말하는 방법을 약간만 바꾸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그 점이 아쉽다.
사실 나 같은 경우의 독자는 저자의 성향이려니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지만 예전에 동호회에서 이 책을
읽은 분들의 서평을 보니 대부분의 여자독자의 마음을 다 얻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가 이 껄끄러움때
문이었음을 읽었기 때문이다. 아~ 너무 멀게 이야기가 돌았던 거 같지만 꼭 거론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쓸모없다는 이야기는 아님을 이해하기 바란다. 또 이 책으로 말미암아 그간 소홀하게
여겼던 경제문제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볼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책의 구성은
<1장 Why? 왜 여자가 경제를 더 잘 알아야 할까?, 2장 What? 경제 마인드로 세상을 바라
보자, 3장 How? 경제를 알아야 돈의 흐름이 보인다.>
로 이루어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저출산이 재앙이겠지만 엄마들에겐 출산이 재앙이 아닌가요? - 52쪽

이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직장일도 힘든데 육아 일까지 돌보려면 정부와 사회의 많은 관심과 실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 육아, 가사일 = 여자 일이라고 공식화시킨 고정관념부터 갈아치워야 한다. 위의
인용말은 저자가 <<한국일보>>의 기사를 인용한 사실인데 저 말이 내게는 머지않은 미래가 될 수 있
기에 잊을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관심을 두는 것은 어찌 보면 자명한
이치다. 유행 지난 옷을 입는 건 아무렇지도 않으나 내가 살아가는 사회의 흐름을 무시한다는 것은(이
것은 유행이나 지조 없이 따라가는 무의식과는 구별된다) 어불성설이다.

'여자가 전략적 사고와 경제 마인드를 갖추지 않으면 계속해서 남자의 마케팅 대상으로 남을 뿐'이
라는 거침없는 지적도 기억해야 한다. 모든 마케팅은 여자를 대상으로 맞춰지고 있다. 그로 인해 우쭐
할 수 없는 것은 여성적인 섬세함이라는 대표적인 감성을 여자뿐이 아닌 남자도 얼마든 가질 수 있으며
그것을 이용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위협적인 사실을 어떻게 간과하겠는가.

기회비용, 환율 등 뒷장으로 갈수록 내가 원하는 재미있는 내용이 펼쳐진다.
경제도 아는 만큼 보인다고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생활로 이어지게 만드는 환경이 중요하다. 사회 초
년생이나 이제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이라면 수없이 쏟아져나오는 경제서를 단 한 권이라도 읽어볼 필
요가 있다. 경제서가 계속 출간되는 이유는 거품이 아니라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니까.

덧붙이는 말로 이 책은 경제에 막 들어서는 초보가 읽기에 무리 없는 내용이나 이미 알고 있다면 다른
책을 보는 것도 괜찮겠다. 그러나 이 책을 잘 들여다 보면 많은 반성과 계획을 발견할 수 있으니 이것도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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