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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가 잘 듣지 못하는 소리라면, 잘 들리지 않는 게 당연하다는, 그러니까 하나마나한 결론에 도달할 즈음, ˝거기 뜨겁냐?˝ 주인공들은 늘 어디론가 간다, 잃어버린 것들을 찾기 위하여. 기린, 달밤, 빗속, 터널, 가서는 안될 곳으로. 남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로 가는 게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그땐. 영영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아, 나는 내 영혼에게 말했다, 고요하라, 그리고 기다려라 희망 없이. T.S. 엘리엇의 시가 들려올 때, 나는 갈곳 없는 고아가 된 것만 같았다. 뜨겁고 뭉클해서, 아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