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세 살에 처음 만난 로맹 가리는 낯설고 벅찼다. 새들이 차례로 페루의 해변에 널부러져 죽어버린 장면이 생생해서 오래도록 가보지 못한 곳을 떠올리고 또 떠올렸다. 상상에 상상을 거듭했다. 쿠바와 페루는 그즈음 모든 청춘들의 낙원이자 체 게바라의 도시였다. 여행지가 아니라 혁명 자체였다. 한때 그곳을 시로 옮긴 친구가 있었다.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이후 처음 맞는 완벽한 단편이었다. 남아메리카의 여행기를 생명줄처럼 붙잡고 살던 때, 로맹 가리와 에밀 아자르가 이인화와 류철균만큼 강하게 묶였다. 두 개의 이름을 쓰고 생(生)을 비극적으로 마감한 작가와 처음 만난 단편이 너무나 강렬해서 그 후로 오랫동안 다른 작품을 가까이 할 수 없었다. 멀찍이 떨어져도 감동이 여전했다. 온갖 상념들이 가루로 부서졌다. 나는 어렸고 어두웠고 맑았다. 스물 셋의 나이에는 어울리지 않는 감격이었다.

 

 

 

 

 

 

 

 

 

 

 

 

 

 

 

그가 어떤 사랑을 했든 어떤 삶을 살았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네 멋대로 해라]는 누벨바그,프랑스라는 키워드 없이도 여전히 가장 설레고 가장 달콤하고 가장 아름다운 영화로 기억된다. 함께 걷는 길의 뒷모습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는데 solely, 공감을 이끌어내지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없이 경계선에서 울렁울렁 날 시험하는 이 영화가 나는 그렇게도 좋았다. 그렇게 한 번 접하고 너무 좋아서 저 너머로 밀쳐버린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눈 사이였다는 걸 이 책이 나오기 전에는 몰랐다. 아니, 나온 후에도 계속 모르고 싶었다. 뚜렷하지도 않고 선명하지도 않은 이유모를 끌림으로. 스틸 한 컷에도 가슴이 뛴다. 시가를 문 카뮈의 초상을 볼 때와 마찬가지로 쿵쾅쿵쾅. 선물하는 흑백사진에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다.

 

 

 

 

 

 

 

 

 

 

 

 

 

 

 

 

 

 

 

한때 어떤 식으로든 결론지어야 하는 남과 여의 관계가 늘 어려웠다. 나를 다 아는 척 성큼 다가오는 사람이 부담이었고, 확 끌어당겨도 가까워지지 않는 관계가, 여동생과 후배와 여자가 각각 다른 존재란 걸 깨닫는 것도 싫었다. 몰라도 좋을 것들을 알게 되는 순간이 죽기 보다 싫었다. 파리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한 건 이 영화 때문이었다. 이전까지 나는 어딘가로 가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 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없었을까. 여튼 감정이 휘몰아쳐 참을 수 없게 튀어오른다. 그즈음 몇 개의 그런 것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잊었다. 잊혀졌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기어이 떠올리지 않고 끝내겠다. 말할 필요도 없겠지. 나와 당신이 이야기를 나누며 단지 길을 걷고만 있어도 완벽하게 아름다워지는 도시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건 이전에는 단 한 번도 희망하지 않은 거였다. 내가 품은 도시는 예루살렘 정도 됐을까. 성서와 신화와 유적과 종교를 온갖 관념적인 상념으로 동경했었다. 왜 매달리는 지도 모른 채 그것들이 좋았다. 낭만을 사랑한 적이 별로 없다. 파리는 실제로 그렇게 낭만적인 도시인 것 같지도 않다. 낭만을 심는 예술가들과 삶을 즐길 줄 아는, 보헤미안을 지향하는 파리지앵들만이 있을 뿐.

 

여기서 잠깐, Queen의 'Bohemian Rhapsody'는 정말 좋아하는 곡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 Electric Light Orchestra의 'Midnight Blue'가 떠오른다.

그리고 언젠가 구상했던 소설의 배경(소설이 아니다;;)이 생각난다.

그렇다고;;

 

생각해봤는데 난, 짧지만 강렬한 사랑이 하고 싶었던 거지, 그들의 사랑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는 타입은 아니다. 스스로를 죽일 만큼 정신착란을 겪는 예술가들의 삶이 예술애호가로서 동경스러운 것 다름 아니다. 언젠가 이혼도 안할 거고 죽지도 않을 거고 가난도 모르고 그러니까 내가 정말로 작가나 화가나 예술가 같은 건 되지도 못할 거고 되는 일도 없을 거라며 자책했더니 보통 사람과 예술가의 경계에 선이 하나 그어졌다. 세상에 마치 두 종류의 사람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지만 내 눈에는 선명한 그 선은 오래도록 다른 세상을 향해 써먹었다. 내가 모르는 세상도 있어. 키가 165cm인 내가 7cm짜리 힐을 신는다고 실제로 7cm 크는 게 아닌 것처럼, 165cm에서 본 세상과 172cm의 세상이 다른 것처럼, 그 착란과 거짓을 진실인 것처럼 사는 날들에 늘 변명의 구실이 되어주었는데 부활의 새 앨범은 내가 그은 선이 조금씩 희미해질 때쯤 내게로 왔다.

 

 

 

 

 

 

 

 

 

 

[Purple Wave]는 음원으로 나온지 좀 됐는데 음반이 여전히 예약판매중. 이 푸르스름한 보라색이 한동안 가슴을 뒤흔들었음은 두 말할 나위 없다. 한동안 듣기 편한 안전한 발라드로 가던 이들의 음악이 초기 분위기로 완전히 돌아섰음을 알리는 초인종 같은 반가움. 하지만 그들의 예전 음악까지 알지 못하는 내 당혹스러움. 이 모든 것들을 감싸는 설렘이 이 음반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나의 단어다. 언어는 명확하지 않으므로 당신의 감성에 기대어 위험하고도 야릇하게.

 

보라색이 아닌 '파동'에서 이 앨범의 특징을 찾고 느끼고 들으려 한다. 오랫동안 보라색을 무서워했지만 한 순간의 이유로 좋아진 것처럼 아무리 달라져도 부활은 부활이기 때문에 늘 부활하는 감성의 느낌으로 찾아온다. 좋아하는 음반 하나 고스란히 시간바쳐 못 듣고, 아끼는 음반 하나에게 온종일 내어줄 시간조차 없는 이 시간들이 무얼 위해 나아가는 중인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내가 달라지지 않는 한, 원하는 곡도 원하는 사람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변하지 않으면서 변해가는 것이 살아가는 일 아니던가. 행성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보는 나직한 목소리의 PLUTO가 낯설면서도 애잔하다. 도달하지 못할 곳에 도달하려는 작은 아이의 소망처럼 한없이 가라앉는다. 그러면서도 힘차다. 예전보다 락이 많이 가미된 곡들이 달리 느껴진다. You're my one sided love. 를 외치던 내 이십대의 예쁜 순간은 가버렸지만 여전히 지난 순간을 그리워할 나이는 아니다.

 

늘 (잃어버린 것, 놓친 것, 지나간 것을) 붙잡으라고 말하는 가사들인데 내게는 언제나 (새로운 것, 오는 것, 원하는 것을) 기다리라는 것처럼 들렸다. 가사가 범공간적으로 뻗어나가도 그들이 노래하고 연주하는 바는 언제나 전해지는 것과 같다는 사실이 안심이다. 한 번쯤은 보라빛 하늘이 요동치는 꿈결 같은 광경을 보고 싶은데, 언젠가는 새들이 수평이 아니라 수직으로 나는 광경을 구경하고 싶은데, 당장이라도 훤한 대낮에 아주 동그란 태양만이 흑백의 열기를 내뿜는 세상을 만나고 싶은데, 바다와 별이 만나고, 시간이 사라지고, 서있는 공간이 삭제되는 낯선 경험을 겪고 싶은데 안되겠지?!

 

시간을 가두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오지 않는 이를 기다리고만 있는 것도. 굳이 내가 아니라도 넘쳐흐르는 세상에 자꾸만 뭘 더 보태려 하지말고 지우고 소멸하고 다시 써야 한다. 새로 시작해야 한다. 버려야 새로 얻는다는 걸, 시도와 시도가 결국 시도하지 않음으로 만나리란 걸 아프게 깨달았다. 조금 틀어졌지만 무엇을 시도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할 이 앨범처럼 날긴 날되 어디를 향하는지 모르는 방향을 설정한다. 내가 어떤 사랑을 했든, 어떤 삶을 살았든. 당신이 어떤 사랑을 했든, 어떤 삶을 살았든. 행여 이 모든 것이 현재진행형이라 해도 나와 당신의 관계에는 아무 문제될 게 없다. 나를 향한 당신의 믿음에 의해 당신의 향한 나의 믿음의 크기가 결정되는 게 아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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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가 당신에게 집중하는 방식
    from A Month in the Country 2012-06-30 12:20 
    끈적한 습기가 몸에 붙어 가시지 않는 늦은 오후, 하늘은 납작하게 누웠다. 카푸치노 한 잔 손에 들고, 이제는 눈 감고도 건너겠는 하천 같은 물 줄기 하나를 가로질러, 강아지 똥 뒹굴고 있는 콘크리트 오십 계단을 오른다. 10월부터 자카린다가 지천이었다.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못했건만 벌써 바람에, 비에, 오고가는 사람들 몸놀림에 꽃비가 내린다. 향내도 없이, 무리로 몽우리져 피다가 굵은 빗방울처럼 낙하하는 꽃. 물처럼 땅으로 쏟아지는 꽃. 흥건히
  2. 네모 풍경들
    from 팔짱 낀 채 청하는 포옹 2012-07-04 17:35 
    오래 전부터 나만의 커다란, 아름다운 서재를 꿈꿔왔지만 지금의 내 책상은 그저 조그만 네모 풍경이다.투박하고 내세울 것 없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마을처럼 내 책상의 책과 펜과 공책들은 사이가 좋다.그 소소한 풍경을 사진으로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카메라 셔터를 몇 번 눌러봤다. 아, 물론 이것은 누군가에게 보내는 선물이기도 하다. 나의 청록색 책상. 연두색인지 초록색인지 청록색인지 잘 모르겠지만, 꽤 오래된 책상
 
 
노이에자이트 2012-06-28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맹가리 (에밀 아자르)하면 우리 한국인들은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와 '자기 앞의 생'을 꼽더군요.저는 전쟁소설에 관심이 있어선지 <유럽의 교육>도 추천하고 싶어요.

이진 2012-06-28 20:14   좋아요 0 | URL
헤... 로맹가리가 에밀 아자르였어요?! 언젠가 알라디너 한 분이 제게 <자기 앞의 생>을 보내주었어요. 수다쟁이님이었나. 오오.

아이리시스 2012-06-28 21:41   좋아요 0 | URL
아..전쟁소설이 있어요, 노이에자이트님? 근데 저는 그 유명한 것도 딱 한 권만 읽어봤네요. 올해 한 권 더 보고 싶어요.(남말하듯) 추천 접수합니다^^

그리고 소이진님, 오늘 또 하나 깨달았군요. 읽길 바래, 읽길 바래(이런 노래 있었는데ㅎㅎ)

이진 2012-06-28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이 페이퍼쓰려고 오셨던 거구나.
진 세버그...? 잘 모르는 배우예요. 외국 영화는 잘 안볼 뿐더러 옛날이니. ㅎㅎ
저는 오늘이나 내일부터 일주일동안 빡세게 벼락치기...들어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알라딘은 들어올 거 같아요. 기웃기웃 하면서요.

아이리시스 2012-06-28 21:42   좋아요 0 | URL
벼락치기 통할 연령대 아닙니다..열공!! 영어수학 포기하면 안됩니다!!
기웃기웃 하지마요, 하지마!!!(버럭!)

<수레바퀴 아래서> 왔나요?!(그렇다고 오늘 왔는데 내일 모레 왔다 그러면 안돼요!!!)

이진 2012-06-28 22:18   좋아요 0 | URL
수레바퀴 오늘 출고했다고 문자왔어요.
아마 내일 쯤에나 도착하지 않을까요. ㅎㅎㅎㅎㅎ
시험기간인데도 읽어야하는겝니까?!

아이리시스 2012-06-29 13:37   좋아요 0 | URL
그건 아닙니다..설마 시험기간인데 읽으라는 악덕 누나이겠습니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댈러웨이 2012-06-28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페이퍼에는 댓글을 어떻게 달아야해요? 저 정말 편지 써야 하는 거에요?
아, 좋아서 몇 번 읽었는지 모르겠어요.
(나한테 쓴 글이라고 막 착각하고 있음.2 ㅎㅎㅎ)

언젠가 아이님이랑 보라색 꽃 진창으로 떨어진 길을 같이 좀 걸을 기회가 있었음 좋겠다. 손 잡고. 잉??? =3333333

아이리시스 2012-06-28 21:34   좋아요 0 | URL
댈러웨이님, 저는 지금 삶은 감자 숟가락으로 막 퍼먹고 나서 느끼(!)해서 김장김치로 김치넣고 파넣고 두부넣고 김칫국 끓이는 중이에요. 배부른데ㅜㅜ 먹을 것도 아닌데ㅜㅜ 나는 뭐하고 있는 걸까요..

흑백사진 선물은 댈러웨이님 꺼예요! 옆에 있음 나 안 읽고 댈러웨이님 사줬을텐데!

보라색꽃은 어떤 게 있어요? 아..진짜 보라꽃은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낙엽처럼 쫙 깔려있으면 손 잡고 걸어도 별로 안 이상할 것 같아요. 평소엔 손은 안 잡기로 해요ㅜㅜ


저 키 크고 싶은데 키 키는 방법 좀ㅜㅜ 힐 말고ㅜㅜ 저는 잘 자빠져서(?)..아니 넘어져서! 못..굽이 3cm 넘어가면 안돼요!!! 엽서 한 장 보내주세요. 이건 멘트. (진심으로) 편지 기다립니다ㅎㅎㅎ

댈러웨이 2012-06-29 13:07   좋아요 0 | URL
간밤에 술 마시고 쓴 것도 아닌데 댓글을 좀 엉망으로 달아놨더군요. 얼굴이 홧홧. 지웠어요.

그러니까, 하고 싶었던 말은,
돌아볼 것도 없는 옛날을 자꾸 아이님이 상기시켜 준다는 것,
이제부터는 그럴 때마다 한 마디만 쓰고 갈거라는 것,
그 '당신'이 누가 됐든 간에 저 사진은 고마웠다는 것,
11월이면 물처럼 땅으로 떨어지는 자카란다 길을 아이님과 걷고 싶었다는 것,
반동심리로 이런 시간은 한 번쯤 가둬두고도 싶다는 것,
편지는 일주일에 한 번 격으로 쓰고 있다는 것,
엽서를 어디로 보내야 할까요?, 라는 것, 이었어요.

아이리시스 2012-06-29 13:46   좋아요 0 | URL
아시잖아요..편지는..국정원으로 ................ 사표낼 거지만........ 그 전에.. 도착하게요..근데 저.국정원 요원인 거 이제 다 아는 거예요?! 전 국민이.......(아..알라딘 국민이?!)

있었구나, 자카란다..(몰라서 찾아보고 옴)

선물!!!!!!!!!!!!!!!!!!!!!!!!!!


댈러웨이 2012-06-29 14:01   좋아요 0 | URL
아,,, 도대체 댓글 무슨 소리에요 아이님!!! 미치겠다. ㅎㅎㅎㅎㅎㅎ

아... 잠깐 노래, 너무 떨려서 가사 안들어와요. 뭐야 너무 좋쟎아요. (막 운다.)

아,,, 그런데,,,나한테만 주는 줄 알았더니, 막 바람피고. 칫!

아이리시스 2012-06-29 14:05   좋아요 0 | URL
그니까..제가 요원인 걸 아는 사람이 지금까지 수다쟁이님하고 샤이닝님 뿐이었거든요. 이제 내 입으로 밝혔으니까..근데 뭐 사표낼 건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말이요, 원래는 한 번만 할라했거든요, 스스로 아이디어 너무 좋다고 생각해가지고 막 다 선물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선물 받으려면 댓글을 달란 말이예요!!!(구걸모드)


이진 2012-06-30 17:01   좋아요 0 | URL
응...? 아이님 국정원 요원이예요?
그건 그렇고, 얼른 나도 선물 줘요, 선물!
하필 내 댓글 다음부터 선물 막 퍼주고 있어.
공부하느라 지친(?) 나에게 위로의 노래를 불러주어요 ㅠ.ㅠ

아이리시스 2012-07-01 02:34   좋아요 0 | URL
1. 예전에 수다쟁이님이 가르쳐주지 않은 걸 알고 있어서 수다쟁이님이 저더러 국정원 요원 같다고 했거든요.
2. 샤이닝님은 아무리 봐도 얘기하기 전엔 모르겠다고 고백해버려서 샤이닝님은 국정원을 속인 똑똑한 분이 됐고요.
3. 댈러웨이님은 힌트를 보름째 주는데 모르겠고, 그래서 사표내는 거죠! 짤리기 전에(상황종료!)
4. 소이진님 열공 했으니까 자요, 선물!



그리고 하나 더!



잘자요, 안녕.

이진 2012-07-01 20:05   좋아요 0 | URL
아이님 선물 짱 고마워요.
나만 두개라서 괜히 더 감동받음...
지금 글을 쓸까 공부를 할까 Tv를 볼까 답이 뻔한 고민 중.
제 뻔한 답은 텔레비젼이겠지요...하

아이리시스 2012-07-01 22:29   좋아요 0 | URL
응, 소이진님 땡큐.
두 곡은 내가 좋아한(좋아하는) 드라마 '이노센트 러브'랑 '아이두 아이두'(이건 지금 하고 있거든요) OST 곡이고, 뭔가 소이진님이랑도 어울려요. 대충 골랐지만 대충 고른 게 아닌 거예요!

시험 잘봐요, 나중에 또 얘기하겠지만..^^

티티카카 2012-06-29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나에게도 이런 영화가 있었나, 하고 생각해보고 있어요. '공감을 이끌어내지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없이 경계선에서 울렁울렁 날 시험하는' 영화가. 스틸 컷을 보고 있자니 저도 두근두근 해지네요.

자기 영역 안에서 소멸하고 다시 태어나는, 아이리시스님 글은 참 사랑스럽네요.

아이리시스 2012-06-29 13:54   좋아요 0 | URL
저거 무슨 말인데요ㅜㅜ 티티카카님ㅜㅜ 저 자다가 쓴 거 아닌데 문장이ㅜㅜ 뜻이 통했으니 된 거죠?(위로한다..) 볼 당시엔 좋아하는 영화가 아니었는데 멀어지니까 아득해지면서 좋아졌어요. 게다가 저는 흑백영화 울렁증도 있거든요.

티티카카님 댓글이 훨씬 더 기분좋고 고맙고 사랑스럽고 그래요!!!!!!!!!!!!!!!!!!!!!!

선물!!!!!!!!!!!!!!!


맥거핀 2012-06-29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맹가리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어요. 아..유일하게 아는 한가지는 로맹가리와 그의 어머니 이야기. 그것도 누군가가 김영하 팟캐스트에서 들은 이야기를 전해준 겁니다. 오..글을 읽다보니 아이리시스님 키를 알았습니다.ㅎ

아이리시스 2012-06-29 14:00   좋아요 0 | URL
맥거핀님 안녕. 로맹가리는 샤이닝님께ㅜㅜ 저도 아마 맥거핀님 만큼만 알 걸요. 당시에 로맹가리가 아니라 저는 페루와 쿠바에 미쳐있어서..체 게바라한테도..새가 원래 갑자기 날아오르면 놀라거나 무섭거나 하잖아요. 근데 문학적으로나 영화적으로 써먹는 소재로서의 새는 참 좋은 느낌인 것 같아요. 좋아요.

제 키는 딱 보통사람치이기 때문에 말하기에도 듣기에도 거부감이 없지만..제가 155나 175일 수도 있잖아요, 왜!!!(저를 믿으시는 겁니까?!)

선물이예요.


맥거핀 2012-06-30 14:58   좋아요 0 | URL
서재 댓글 달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잘 들었습니다. 부활 보컬 이 친구는 은근히 노래가 점점 좋아지는 것 같음..

아이리시스 2012-07-01 02:38   좋아요 0 | URL
연습해서 맥거핀님도 담번에 만나면 불러주기로..( '')
주말 잘 보내세요, 맥거핀님.

2012-06-29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성 이름을 나직히 부른다는 플루토 이야길 읽으니 갑자기 노래 하나가 생각나네요. 신중현과 엽전들의 "해랑사를 너는나". 나는 너를 사랑해,를 거꾸로 부른 가사인데, 노래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 말을 반복하고 있어요. 멜로디도 단순해서 라디오에서 듣고 한 번에 외웠어요. (지금도 부를 수 있어요. ㅎㅎ) 나는 너를 사랑해,라고 말하지 못하는 소심한 청춘이 거꾸로 읊조리는 건데, 그렇게 부름으로서 '나는 너'가 '너는 나'로 역전되는 묘미가 있고, 또 단조의 나즈막한 멜로디가 애잔해서 마음에 착 다가오기도 하고 그런 노래였어요. 해설자는 한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사이키델릭이라고도.. 이 노래 좋아요.^^

여튼 '변하지 않으면 변해가는 게 살아가는 일'이라든가 밑줄 치며 공감할 말이 많은 페이퍼로군요. 아이리시스님 늘 철학적이심.ㅎㅎ

+ 페루, 자기 앞의 생은 아직 안 읽고, 새벽의 약속만 읽었어요.
페루, 자기 앞의 생, 카뮈의 이방인. 마음 속의 필독도서인데 언제 읽을지..

아이리시스 2012-06-29 14:28   좋아요 0 | URL
섬님 선물이예요!




당연히 계신 그곳이 더 아름답고 멋지고 평온하겠지만 이 노래 들으면 늘 한적한 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고 싶어지거든요. 그런 노래가 있어요? 엽전들............킥킥(일단 웃고) 해랑사는 절 이름 같고 '나는 너'의 역전되는 묘미! 일단 기억해놓고 노래는 섬님 버전으로 언젠가 들어보는 걸로(ㅋㅋㅋ) 듣기 싫어서 그런 거 아니고 아껴놓는 거니까 연습 하세요..아니..연습 바랍니다 히히히히 (가요제 나가는 분위기)

저 철학적이라 치고, 저도 로맹가리 한 권 더 읽어보겠어요. 8월쯤에요.(꽤 구체적이죠?ㅋㅋㅋ)
강원도라 하셨죠? 날씨 좋죠?! 물론 장맛비가 시작된다고는 했지만..( '')

2012-06-29 20:28   좋아요 0 | URL
아! 선물 맘에 들어요. 좋아요 좋아요. 후후
저는 이런 거 몰라서도 선물 못 하는데... 다들 어떻게 그리 음악을 많이 아는 걸까요??? ㅎㅎ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세상, 좋아해요. 저는 비행기와 지상의 거리가 신기하더라구요. 진짜로 먼데, 그런데 길도 보이고, 자동차도 보이고, 그런 게 진짜 신기했어요. 눈을 왠지 씻게 되고.
여튼 아이리님 덕분에 좋은 음악 좋은 풍경 잘 감상했슴다.

네. 8월의 로맹 가리 독서. 그 이후의 서평을 기대하고 있겠어요. 저도 페루 꼭 읽어볼랍니다~~~.

해랑사를 너는나, 연습해서 아침 모닝콜로 아이리님께 불러드릴까요. 아침부터 소름 막 돋게...ㅎㅎㅎㅎ

아이리시스 2012-07-01 02:41   좋아요 0 | URL
섬님 제 번호 알아요?! 모닝콜 해주면 감사히..............더 자겠습니다!
아..그러네요. 한 번씩 다 돌려서 들어보고 그래도 영상도 좋을 걸로(무난한 걸로) 퍼온다고 왔는데 전 도시를 하나씩 짚어주세요! 푸핫.

이 곡은 전에 캘리포니아 관광청 홍보 사이트에 걸려있는 캘리포니아 관련 곡 중 하나였어요. 여행을 안 떠날래야 안 떠나고 싶을 수가 없어요ㅜㅜ

섬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내일은 놀러가지 싶어요ㅋㅋㅋ

Shining 2012-06-29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페루>, <자기 앞의 생>, <유럽의 교육>, <하늘의 뿌리> 모두 좋았지만 <새벽의 약속>이 제일 좋았어요. 로맹 가리는 뭐랄까, 너무 잘하는게 많아서 좀 재수없는 작가에요ㅎㅎㅎㅎ 하지만 새 책이 나왔으니 읽어야겠다는 열의가 생기는 걸 보면 좋아하는 게 맞나봐요^^

며칠 전, 너무 더워서 줄리에타 마시나나 미아 와시코우스카처럼 머리를 잘라볼까 말했더니 제 친구가 진 세버그도 있잖아, 라고 얼마전에 얘기한 적 있는데 아이님 글 읽다보니 스무살 때 <네 멋대로 해라>를 보고 막연하게 압도되던 느낌이 떠올라요.

이 페이퍼, 뭔가 아이리시스님 같아요(뭐래). 제가 아이님한테 갖는 이미지나 느낌, 문체 같은 게 이 페이퍼에 다 있어요. 좋군요 :-) 아, 저 <정체성>읽기 시작했어요, 오늘밤이면 다 읽을 것 같아요!

아이리시스 2012-06-29 14:42   좋아요 0 | URL
로맹가리가 또 뭐 잘하는데요? 저는 외무공무원에서ㅜㅜ 외무공무원은 외교관이 아닐 수도 있을까요? 서기일까요?(막 깎아내림) 앞은 누군지 모르겠고 저..미아는 그..레스트리스 여주인공이죠? 그건..용기가 필요하겠는데요. 우린(제 친구들 사총사 있어요) 그냥 얼마 전 드라마에 나오던 성유리 머리 정도가 괜찮은 걸로 합의했는데, 젊어서(!) 과감한 거예요? 예뻐요, 일단 하고나서 사진!!!

페이퍼가 저 같다는 말은 이 페이퍼 뜬구름 잡기였다는 말과도 같아요. 실제로 그렇게 썼으니까..(민망) 아..<정체성> 출간된 거 봤는데 축하해요, 전작주의 달성한 거 아니예요? 샤이닝님한텐 시작하면 책이 끝나는 겁니까?(ㅋㅋㅋ)

빠질 수 없는 선물!!!!!!!!!!!


Shining 2012-07-02 00:09   좋아요 0 | URL
음, 우선 로맹가리는 군인이자 외교관이고 작가였으며 극본가이자 미남이었어요ㅋㅋㅋ 촘 뭔가 재수없어요(시기쟁이ㅋㅋㅋ). 줄리에타 마시나는 페데리코 펠리니의 부인이자 이탈리아의 여배우^^ 맞아요, <레스트리스>머리ㅋㅋ 전 지금도 뒷목이 보이는 단발이에요, 좀 짧은 단발? 제일 긴 머리가 턱을 내려오거든요(이런이런, 비밀을 폭로해버렸어...) 지난 4,5년 동안 거의 이 정도 길이였는데도 아직 숏컷은 좀 두려워요-_ㅠ 안 어울릴까봐, 보다도 머리가 워낙 안 기는 편이라 언제 길러.... 왜, 포인트도 영점부터 모으려면 진짜 지겹잖아요!(그럴듯한 비유ㅋㅋㅋ)

그날은 금요일이었으니까요! <정체성> 다 읽고 새 책 읽고 있어요 :-)

덧) 그나저나 부지런하기도 한 아이님, 개개인에게 선물을ㅠㅠ 즐겁게 들으면서 댓글 썼어요>_<

비로그인 2012-06-30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아이리시스님... 아이리시스님... 자꾸만 불러보고 싶어요. 지나간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기다림은 언제나 제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헛된 기다림이고 결국 오지 않을 거라는 걸 아니까, 아이리시스님처럼 그런 내 기대감은 새로 나에게 다가올 것들에 대한 기다림으로 바뀌어야 하는 거겠죠? 아직 그리워할 나이는 아니니까.

그런 풍경이 떠올라요. 보라색 제비꽃이 만발한 동산에 맨발로 올라가서, 타오르는 태양 아래 별똥별이 떨어지는 눈부신 광경을 단 한 번 보고 시력을 잃고 싶어요. ㅋㅋ 이건 좀 청승맞다. 아이리시스님도, 저도, 예술가들의 삶에 대한 동경이 있나봐요. 저도 언젠가부터 예술가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다른 세계 사람이라는 구분선을 짓고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될 대로 되라, 식이기도 하고, 예술가라고 인정받지 않더라도 나 혼자 예술하면서 만족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글 써서 잘 안 팔리고 상도 안 줘도 글쓰기 좋아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나도 선물 받고 싶은데, 달라는 말하기 전에 무슨 선물을 줄지 생각해봐야겠어요.

아이리시스 2012-07-01 02:50   좋아요 0 | URL
수다쟁이님..수다쟁이님..나는 수다쟁이님이 하는 말 90% 이해하는 사람이고 싶다고 늘 생각하고 또 그렇다고 믿거든요. 항상 고맙고.. 아직은 뭐가 되고 싶어할 나이잖아요. 시작도 못한 나이잖아요. 무궁무진하잖아요, 수다쟁이님은. 본인은 잘 모를지도 모르지만 무한히 뻗어나갈 거예요. 어떤 꿈을 꾸든, 무슨 걱정을 하고있든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냥.. 아무하고도 말이 안통한다 생각될 때 그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지난번처럼요.

그 감성을 품고 사는 수다쟁이님이 부럽지만 한편 걱정돼고 또 그 예민함이 무언가로 폭발하길 진심으로 바래요. 원하는 게 뭐가 됐든 다 잘할 거예요. 그렇게 되는 것보다 믿는 게 더 중요해요.

저는 받고싶은 선물 생각해봤어요. 수다쟁이님 지금 책상 사진! 보고 싶으니까 준비해놔요. 주말 지나고 보여줘요. (구체적으로 무슨 책 있는지 어떤 색 펜과 노트가 있는지 그런 거 궁금해요)



이 드라마 되게 좋았거든요. 감성의 선이.. 음악도 좋네요! 선물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