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타인과의 긴 동행이고 더러운 부산물과 빨랫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모두 그것들을 구겨넣은 상자를 커튼으로 가려놓은 채 살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만약 그것들이 상자 안에서 점점 썩어갈 정도로 더러운 것이라면 그만 커튼을 젖히고 처분을 해야 하지 않을까.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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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는 집중력과 기억력이 뛰어난 편이었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상대에게 답답함과 짜증을 느껴온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자신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노화란 어쩌면 자신이 혐오했던 모습으로 퇴화해가는 고통과 저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깐 스쳐갔다.
- P212

"저도 전에 루시랑 유치원 때 이야기를 한 적 있었거든요. 같이 얘기하면 생각이 더 잘 나요. 그리고 다음번에 다시 얘기할 때까지 잘 안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그래. 누군가가 기억하면 그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 거지."
- P247

이혼이나 경제적 곤란이 이런 식으로 배제와 고립의 조건이 되는 거였나 그 실감이 새삼스러웠다. 다음 순간 깨달았다. 그 다른 세계가 규정하는 정상성의 압박으로부터 경선을 보호하기 위해 다은이 해야 했던 일들. 그리고 그처럼 힘든 상황에서도 경선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는 것. 과연 그것이 경선이 다은에게 원했던 독립적이고 담대한 태도였을까. 경선은 자신이 다은에게 준 것이 결국 고독의 가시나무 관이었다는 걸 깨닫지 않을 수 없었다. 어머니가 울기 십상이라는 결혼식장에서 경선이 눈물을 참은 순간이 있었다면 바로 그때였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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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배려해달래? 그냥 똑같은 손님으로 대해달라고. 그리고, 배려도 차별이야. 선입관과 판단이 들어간 거잖아."
"그럼 경로우대는 어쩔 건데?"
경선이 발끈한다.
"그건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 차원이잖아. 내가 노인이라는 걸 부정하는 게 아니고, 노인에게 씌워놓는 프레임이 싫다니까."
- P33

어떤 삶이 힘들다 해서 그 말이 죽음을 바란다는 뜻은 아니다. 많은 경우 삶의 반대말이 죽음은 아닌 것이다. 
- P64

"나이들면 말 없는 사람이 인기 많아져"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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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Lupita Nyong'o - The Wild Robot (Collector's Edition) (와일드 로봇) (2024)(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Various Artists / Dreamworks Animated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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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ling imprint on the first thing they see which would be you. As far as he‘s concerned, you‘re his mother now."
"I do not have the programming to be a mother."
" No one does. We just make it up. Patience is the key."

"아기 거위는 태어나서 처음 본 대상에게 각인되는데, 그게 바로 너야. 녀석에겐 네가 이제 엄마인 셈이지."
"나는 엄마가 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엄마로 프로그래밍된 존재는 아무도 없어. 다들 하면서 배워가는 거지. 인내심이 제일 중요해." - P-1

"Sometimes to survive, we must become more than we were programmed to be."

"때로는 살아남으려면, 프로그래밍된 자신을 뛰어넘어야 해." - P-1

"Fly like you. Not like them."

"너답게 날아. 남들 따라하지 말고."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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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몇 해밖에 안 살았지만 삶이란 누구 때문인 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시작은 누구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만 결국 자신을 만드는 건 자기 자신이지. 살면서 받는 상처나 고통 같은 걸 자기 삶의 훈장으로 만들지 누덕누덕 기운 자국으로 만들지는 자기한테 달린 것 같아."
- P200

내게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작은유진이의 전화 한통에 달려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무슨 일이든 저지르고 싶었던 순간에 작은유진이가 끼어든 셈이다. 대부분의 일이 그렇다. 네 탓, 남 탓 하지만 결국은 자기 선택이다. 내 탓이라고 여길 때보다 남 탓할 때가 더 편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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