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해서 옥시토신은 위협당하는 느낌을 감소시켜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게 해준다.
(...) 옥시토신은 아기를 분만할 때 분비량이 증가하는데, 이는 모유 생산을 촉진할 뿐 아니라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도 전달된다. 부모와 아기의 눈맞춤은 일종의 옥시토신 순환 회로를 만들어 부모와 아기 모두 사랑을 느끼고 사랑받는 느낌을 주고받게 한다. 우리눈의 하얀 공막은 매우 독특하면서도 또 보편적인 특성으로, 이 옥시토신 순환 회로에 시동을 기는 역할을 맡는다.
(...) 눈맞춤은 옥시토신 분비를 더욱 촉진하여 감정적 유대를 강화한다. 처음 누군가를 만났을 때 눈맞춤 시간을 길게 끌어 옥시토신이 효과를 발하게 하는 것이, 굳게 악수하는 것보다 십중팔구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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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크기, 신경세포 밀도, 자제력의 상관관계가 시사하는 바는 지능이 향상되는 방식이 아주 놀랍도록 간단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능의 향상도 하나의 부산물이었다는 사실을.
영장류의 이 규칙이 극단적으로 적용된 예가 사람이다. 사람은 지난 200만 년 동안 뇌 용적이 사실상 2배 증가했는데, 침팬지나 보노보 뇌 용적의 거의 3배에 달한다. 이로써 사람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 대뇌피질의 신경세포 밀도가 높은 종이 되었다. 우리 종의 자제력이 유례없이 강력한 이유도 이것으로 설명이 된다. 사람은 자제력이 강화되면서 마음이론, 계획 수립, 추론, 언어 등의 초강력 인지능력이 발달하게 되고 그에 이어서 우리 종 특유의 행동 현대성과 복합적인 문화 전통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 P118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은 자연선택이 다정하게 행동하는 개체들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하여 우리가 유연하게 협력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켰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친화력이 높아질수록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이 강화되는 발달 패턴을 보이고 관련 호르몬 수치가 높은 개인들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더욱 성공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 가설은 첫째, 감정반응이 격하지 않고 관용이 높을수록 자연선택에 유리해졌고 이것이 협력적 의사소통이라는 새로운유형의 능력과 연관되며 둘째, 우리의 외형과 생리 작용, 인지능력의 변화가 다른 동물들에게서 나타나는 가축화징후와 유사하다는 근거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
사람의 자기가축화 가설이 옳다면, 우리 종이 번성한 것은
우리가 똑똑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친화적으로 진화했기 때문
이다.
- P122

성장기에는 테스토스테론이 얼굴 길이와 눈썹활(미궁) 돌출 정도를 조절한다. 사춘기에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분비될수록 눈썹활이 두드러지며 얼굴이 길어진다. 따라서 남자가 여자보다 눈썹활이 더 두드러지고 얼굴이 약간 더 긴 경향이 있어서 이런 얼굴을 ‘남성적‘이라고 말한다.
(...)
여성은 잠재의식 속에서 ‘남성적‘ 일굴을 가진 남자에 대해
붙성실하거나 비협조적이고 배우자에게 충실하지 않으며 좋은
아버지가 되지 못할 사람으로 판단한다는 연구가 있다. 남성들
도 잠재의식 속에서 상대방의 얼굴이 얼마나 남성적인지로 힘
이 얼마나 셀지 가늠한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 P124

사람과 가축화된 동물의 동공만 연령, 성별과 무관하게 일생에 걸쳐 다양한 색 변화가 나타난다. 우리의 다채로운 홍채가 뚜렷하게 보이는 것은 독특하게도 흰색 화포인 공막 위에 홍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공막은 색소가 없어 하얗다.
침팬지와 보노보를 비롯한 모든 다른 영장류는 색소가 공막을 짙게 만들어 홍채와 뒤섞여 보인다. 이 경우 홍채와 공막의 색 대비가 낮아져 그들이 무엇을 보는지, 또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아채기 어려워진다.
우리는 공막이 하얀 유일한 영장류다. 게다가 눈의 형태도 아몬드 모양이어서 공막이 더 눈에 띄는 까닭에 시선을 조금만 움직여도 무엇을 보는지 알아차릴 수 있게 되어 있다.
(...)
우리는 하얀 공막을 선호하거나 눈맞춤에 의존하는 유일한
종이다. 사람 아기는 누군가의 시선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갈
수 있는데, 눈동자만 움직여도 가능하다. 반면 침팬지와 보노
보는 누군가가 머리 전체를 움직일 때만 그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 사람이 눈을 막 감은 순간에도 계속 그 방향을 따라 옮긴다.
- P130

우리는 누군가의 눈에서 하얀 공막이 보이면 사람이라고 혹은 사람 같다고 판단한다. 미키마우스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증기선 윌리 Steamboat Willie> (1928)시절에는 그냥 새까만 큰 점으로 그렸던 눈을, 〈마법사의 제자 The Sorcerer‘s Apprentice>(1940)에서 검은 눈동자에 커다란 눈으로 바꾸고 나서였다.
(...)
흥미롭게도 누군가의 인간성을 없애는 가장 빠른 방법은 눈을 까맣게 칠해버리는 것이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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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화력은 자기가축화self-domestication를 통해서 진화했다.*

(각주)*야생종이 사람에게 길드는 과정에서 외모나 행동에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으로, 인간에게도 사회화 과정에서 공격성 같은 동물적 본성이 억제되고 친화력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자기가축화 과정이 나타난다(리처드 랭엄 ·테일 피터슨, <악마 같은 남성>, 이명희 옮김, 사이언스북스, 1998 참조).
- P31

평생 자기 머리로 생각해야 하는 상황을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동물이라면, 그러니까 양식과 보금자리와 번식을 누군가가 다 알아서 해결해준다면, 어떻게 인지적으로 유연할 수 있겠는가? 
- P46

손짓은 심리학에서 ‘마음이론 Theory of Mind‘이라 부르는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시작되는 관문이다. (...)
우리에게는 마음이론 능력이 있어서 지구에서 가장 정교한 방식으로 타인과 협력하며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 P40

공격성과 연관해 위험을 무릅쓸 때 기대할 수 있는 보상은 더 우수하거나 더 많은 후손을 얻는 것뿐이다. 이 공격성에 관한 비용 대비 이익 비중을 조금만 비틀어 생각해보아도 친화력이 호전성보다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을 바로 알수 있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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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그날 그 술자리에 가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그때 그 교차로를 건넜더라면 뭐가 달라졌을까. 그때 김밥이 아니라 떡볶이를 먹었더라면 그는 내 적이 아니라 친구가 됐을까...그런 것들을. 내가 부둥켜안고 있는 이 삶의 모습이 실은 대부분 의도치 않았던 우연과 가볍게 내린 선택에 의해 결정됐을 가능성을.
삶의 가장 중요한 뼈대만큼은 그런 사소한 사건이 아니라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단에 따라 놓인다고 믿고 싶기는 하다.
- P12

가끔 "책을 언제 어디서 읽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나에게는 그게 "물을 언제 어디서 마시느냐"는 질문처럼 들린다. 그냥 아무 데서나 수시로 읽는다. (...) 물을 안 마시면 목이 마르고 책을 안 읽으면 마음이 허하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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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추천 도서들이 누구에게나 좋은 것만은 아님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자기주도적으로 자신의 역량에 맞는 책을 선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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