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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진짜 독서 - 17년차 독서지도사, 초등 독서교육을 말하다
오현선 지음 / 이비락 / 2017년 3월
평점 :
나랑 코드가 맞는 지인이 읽고는 추천했기에 기회되면 읽어봐야지 했던 책이다.
오래전에 빌려줬는데 이제서야 읽었다.
독서교육 관련 책은 이제 읽는 책마다 내용이 다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독서는 꼭 필요한 것이며, 특히 고학년이어도 책읽어주기는 해주어야 하는 것이라는 것,
아이에게 책읽기를 권하기 전에 엄마부터 읽으라는 것, 그리고 아이와의 관계맺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독서교육 관련책을 읽다보면 거의 "목록"을 참고하는 정도가 되곤 한다.
다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또 읽게 되는 것은
가끔 저자마다 관점이 새롭거나 실제로 활용가능한 비법을 전수해주기도 하기 때문이지만
읽었음에도 놓치고 있었던 것을 깨닫게 해주기도 하고,
지금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점검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마치 정기적으로 맞는 주사처럼, 약빨이 떨어졌을때 읽으면 다시 한번 심기일전해서 흔들리는 나 자신을 붙잡아주기 때문이지 않을까?
오랜 시간 독서논술교실을 운영해 온 저자라서 현장감이 달랐다.
블로그 운영도 하고 있었는데 아직 들어가보진 않았다.
http://blog.naver.com/few24
p. 56
읽어주기도 엄마 입장에서는 '책읽기'이다.
보통은 읽어주기를 내가 아이에게 '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함께 읽기'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엄마가 읽는 효과 또한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들 책을 읽어주다가 책에 관심을 갖게 되어 독서가가 되는 엄마들도 있다.
p 59
한글을 배웠다는 것은 기호를 익힌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읽어도 이해를 못하기 때문에 귀로 들으며 눈으로 글자를 보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그래야 해독에서 독해로 나아갈 수 있다.
p. 75
전집의 다양한 배치가 주는 효과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다.
우선 위에서 말한대로 전집을 여기저기 꽂아두면 좋은 점이 있다.
아이와 찾기 놀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이라는 실물 자체를 가지고 노는 것도 독서교육이다.
다 읽은 전집은 아예 다른 책장에 따로 두어서 줄어드는 기분을 맛보게 하는 것도 좋다.
아이의 성취감이 클 것이다.
(...) 책 읽는 환경 변화 중 책 배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원하는 대로 배치하도록 하는 것이다.
p. 99
아이들은 주제르 파악하기 위해 책을 읽지 않는다. 그냥 좋아서 읽는다.
이야기책이든 지식정보책이든 아이가 책을 읽는 과정에서 보이는 모든 행동은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주제를 찾기 위해 읽지는 않지만 주제를 찾아가기 위한 나름의 방식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
초보운전자가 목적지를 가기 위해 길을 돌고 도는 것처럼 독서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
책을 읽었으니 중심 내용과 주제를 말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책을 지나치게 결과론적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p. 100
이 모든 고민은 책읽기를 국어 공부와 혼동하는 데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국어는 정해진 지문을 읽고 어휘를 공부하고 소재 및 주제를 배우고 익히며 문제풀이로 그것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공부한다.
그러나 책읽기는 사고가 자라나는 과정이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바와 같이 아이가 책을 읽고 주제를 찾아가기까지는 꾸준한 독서와 감상이 반복되어야 한다.
더불어 생활경험도 쌓아가야 한다.
즉 국어는 이해를 시키는 과목이라면 책읽기는 그 이해를 할 수 있는 힘을 길러가는 과정이다.
책읽기를 국어와 혼동한다면 아이가 책을 읽고 바로 주제로 넘어가기를 바라고 그것을 말로, 글로 표현하기를 바라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 독서교육에 조급한 부모들이 많을수록 꼭 그 틈을 노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도 꼭 기억했으면 한다.
p. 110
독서록 때문에 책과 멀어지는 아이를 숱하게 보다 보니 나는 늘 독서록 버리기를 권한다.
(...)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너무 연연하지는 말자.
독서록 숙제와 평생 책읽기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 일인지 생각해 보면 될 일이다.
p. 112
책읽기를 끊임없이 해 왔다는 아이들 중에서도 한영이와 같은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읽은 양에 비해 어휘력, 독해력, 배경지식이 부족하고 심지어 글쓰기도 저학년 수준에 머무는 경우이다.
나는 그 이유를 주도성이 결여된 책읽기에서 찾는다.
어릴때부터 책을 읽었어도 책읽기를 숙제나 의무처럼 여기는 경우, 혹은 아이보다 엄마의 열정이 더 강했던 경우,
아이가 원할 때보다는 엄마가 원할 때, 엄마가 원하는 방식의 책읽기를 한 경우에 많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즉 아이는 읽었지만 읽지 않은 가짜 책읽기를 한 것이다.
p. 119
세상에는 분명 나쁜 책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고 나쁘다는 기준도 어디까지나 아이가 독서를 해 나가면서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다양한 책읽기를 통해 단단해진 아이만이 나쁜 책을 구분할 줄도 알게 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가는 미성숙한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고 개척해가는 자립적인 한 '인간'이다.
아이를 믿고 인정하자.
p. 126
초등 독서교육은 많이 읽기를 가르치는 과정이 아니다.
글을 무작정 잘 쓰게 하려는 과정도 아니다. 모든 책을 다 정독하고 이해하여 글을 쓰게 하는 과정은 더욱 아니다.
전집 몇 세트 읽고 마스터하는 과정은 더더욱 아니다.
아름다운 문학 작품 읽기로 마음의 평화를 갖게 하는 것, 즐거운 이야기 읽기를 통해 이야기는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것,
비문학 읽기를 통해 책을 읽으며 지식을 얻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 주는 것,
이렇게 책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갖고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 전부이다.
그래야 우리 아이가 책으로 삶을 가꾸어가는 평생 독자가 될 수 있다.
p. 130
책 한 권을 읽고 내 삶의 경험을 떠올려 삶의 변화, 생각의 변화가 일어나는 경험을 하려면 아이들은 실컷 놀아야 한다.
해외여행 등의 거창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논다'는 의미를 무조건 소비적인 행위로 생각하지도 않았으면 한다.
아이들이 밖으로 나아가 친구들과 실컷 부딪치는 것도 노는 것이다. 엄마 아빠와 대화하고 동생과 투닥거리는 것도 노는 것이다.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는 것도, 뒹굴뒹굴하는 것도 노는 것이다.
노는 아이는 그 시간을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한다.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을 좋아한다는 증거이다.
더불어 자신을 더 좋아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노는 시간을 통해 자신을 온전히 볼 줄 아는 아이는 타인을 보는 시선도 열린다.
타인이 나만큼 소중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p. 157
연계된 도서이면서 다른 분야의 도서를 건네줄 수 있으려면 엄마는 아이가 읽는 책을 함께 읽는 것이 좋다.
모두 읽지는 않더라도 대략 어떤 내용인지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책과 연관된 책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파는 노력도 해야 한다.
p. 167
독해는 '줄거리를 아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 즉 주제를 이해하거나 주제가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은 경우 저자가 던지는 문제의식을 파악하는 것이다.
(...) 텍스트 자체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주제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면
그 다음은 그것을 나의 삶에 적용시켜 생각해 볼 줄 아는 단계까지 오는 것이다.
이 두가지가 되어야 독해를 제대로 했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감상의 영역까지 포함되는 것이 독해인데, 많은 아이들이 줄거리를 알면 다 읽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독해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10권을 빨리 읽는 것보다 한 권이라도 천천히 읽고 책 대화를 통해 감상을 하는 것이 중ㅇ하다.
아이와 책읽기를 하면서 늘 의문인건, 책을 많이 읽어주고 녀석들도 스스로 책을 좋아하고 잘 읽는데
도대체 이런다고 정말 공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녀석이 문제집을 푸는 것을 보면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은데 정말 독해력이 올라가고는 있는걸까?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을 "국어와 책읽기는 다르다"는 저자의 말에서 얻었다.
확신까지는 아니지만 책읽기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지금처럼 계속 읽어주어야겠다.
또한 교과서 수록 도서에 대한 부담도 많이 줄었다.
교과서 수록도서는 전문이 아닌 발췌형식으로 원작을 읽었다는 오해 또는 착각을 하게 하거나,
원작의 본래 의미와 상관없는 국어과 지문이라 읽기능력과 상관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학창시절 들어는 봤는데 제대로 읽어본 적 없는 것 같은 수많은 교과서 수록 작품들을 생각해보면 수긍이 간다.
독서논술교실을 운영하는 저자의 직업탓인지 추천해주는 많은 도서들이 초등 중학년 이상은 읽을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아이가 초등중학년 이상이 되어 다시 읽어보면 참고해볼만한 "목록"들이 꽤 많다.
책표지를 함께 실어 참고하기도 편하다.
책읽기에 흥미를 잃지 않는 것, 그것이 초등 독서교육의 목표이고
평생 독자가 되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책읽기의 목표다.
그 중심엔 책읽는 부모가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새겨 들어야겠다.
정말 중요한 사실은 부모가 책을 읽어야 독서교육을 바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아이가 책을 잘 읽게 하려면 부모가 먼저 어느 정도 책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한다. 책의 종류에 따라 그 읽기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적절한 지도도 필요하고 아이가 책을 읽고 나서 보이는 반응이나 독서교육을 하면서 부딪치는 수많은 문제 등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도 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모가 책으로 삶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어야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의심 없이 지속적인 열정을 가지고 독서지도를 할 수 있다. - P20
책 속에 바른 정보가 있다는 뜻이 아니다. 책도 한 사람의 주장이 담긴 것이므로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엄마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중 한가지는 ‘비판력‘과 ‘지적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이다. 비판력과 지적 능력이 있는 엄마만이 무수히 쏟아지는 정보를 맹신하지 않고 바르게 판단하여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릴 수 있다. - P30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이라는 소설에 보면 "사람은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생을 다시 살고 싶어 아이를 낳는다."는 대사가 나온다. 엄마는 아이의 나이를 따라가며 삶을 다시 살고 두 번째 성장을 한다. 아이와 함게 성장하는 엄마가 되기 위해 함게 어린이책을 읽으면 어떨까. 어린이책은 곧 ‘내 아이 이해 지침서‘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 P44
책을 읽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소중한 만남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알게 되기도 하지만 책을 읽는 과정에서도 자신을 만나고 알게 된다. 책을 읽다보면 끊임없이 책의 내용과 자신을 연관지어 생각하고 책 속 이야기를 삶 속으로 끌어와 생각하게 되는데 그 과정의 끝에는 결국 온전한 자신과의 만남이 있다. 책은 내 안의 상처 받은 어린 영혼을 만나게 해 주는 다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를 달래주고 위로해주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진정한 내적 행복으로 다가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 P53
나는 종종 초등 독서교육을 아이들이 먹는 음식에 비유하곤 한다. 아이가 먹는 음식은 건강과 직결된다. 그래서 임신을 하는 순간부터 엄마는 음식을 조절한다. 태어난 후에는 모유수유를 위해 엄막 먹는 음식을 관리하고 (...) 엄마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이의 음식 역사를 알기 때문이다. 음식이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지도 안다. 자라면서 쭉 지켜봐 왔고 관심을 가지며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책읽기도 마찬가지이다. 태아 때부터 시작하여 엄마는 그 모든 과정을 함께 해야 한다. 몸의 건강만큼이나 중요한 아이의 마음 건강을 생각한다면 미루지 말아야 할 일이다. - P133
가정 독서지도가 실패하는 여러 이유 중 한가지는 책읽기의 결과를 조급하게 바라기 때문이다. 책읽기의 목적은 학습에 두는 것 또한 실패의 원인이다. 책읽기의 결과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오늘 우리 아이가 읽은 책이 언제 아이에게 영향을 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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