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부엌에서 과학의 모든 것을 배웠다 - 화학부터 물리학·생리학·효소발효학까지 요리하는 과학자 이강민의 맛있는 과학수업
이강민 지음 / 더숲 / 2017년 3월
평점 :
나는 요리사가 아니다. 그럼에도 하루 중 부엌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과학의 여러 분야가 우리집 부엌안에서 일어나고 있다니, 막연하게 그런것 같긴 한데...에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고른 책이다.
<나는 부엌에서 과학의 모든 것을 배웠다>는 물리학, 화학, 생리학, 생체분자학, 효소발효학 관점에서 본 요리이야기이다.
물리학에서는 열, 압력, 삼투현상, 확산, 점성, 탄성, 특히 분자요리학 부분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맛과 향, 영양면에서 완벽하다는 수비드(Souvide) 요리법에 대해 흥미로워 나도 시도해보고 싶어 여러 자료를 검색해봤다.
진공포장기, 항온수조 등 아...준비해야 할 조리도구가 무지 비싸다. 섣불리 도전하지는 못하겠다. 여력이 생기면 꼭 도전~!
화학에서는 향, 색과 관련된 화학반응과 풍미를 높이는 몇가지 팁도 소개했다.
생리학에서는 풍미, 후각, 미각, 촉각, 시각, 청각을 요리와 연결해 설명하고 있으며,
생체분자학에서는 영양소가 음식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와 식감의 상관관계를,
효소발효학에서는 알코올발효, 젖산발효를 음식과 연결지어 설명했다.
읽으면서 뭔가 아쉽다는 생각(레시피가 궁금해~)을 계속 하게 되지만 이 책은 분명 과학서이기 때문에 그 경계를 넘지는 않았다.
어려운 과학용어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교양상식으로 갖추면 좋을만한 내용들도 많다.
와인 패어링, 에티켓, 온도, 잔 등 알아두면 좋을 와인이야기는 특별히 지면을 더 할애했다.
평소 일상에서 쉽게 만나는 재료를 이용한 설명으로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감성적 손그림으로 딱딱하지 않아 좋다. 다만, 사진은 많지 않지만 흑백이라 아쉽다.
"우리의 것"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무척 공감하며, 전에는 시도해보지 않은 약간의 요리팁(스테이크에 전통간장을?)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세계화할 수 있는 우리 음식으로 꼽은 깻잎, 순대, 전통간장에 대한 연구개발이 더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문) 예전에는 요리사들이 손님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는 데 그쳤다면 요즘 요리사들은 요리의 맛은 기본이고 창조와 혁신에서 오는 감동까지 선사해야 한다. 즉 과학을 통하여 새로운 기술로 늘 새로운 레시피를 추구함으로써 참신한 요리를 강조해야 하며, 요리사의 기술과 감성을 담아 맛과 모양과 분위기가 어우러진 종합예술이 되도록 해야 한다. - P7
우리가 자주 마시는 막걸리는 어떻게 보면 국적이 없는 술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수입해 온 쌀을 사용하여 일본에서 가져온 강력한 단일 발효균을 가지고 막걸리를 빚는다. 그래서 한국 어디를 가드지 맛은 거의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그 지역의 물과 맛을 내는 조미료의 차이뿐이다. 과거에는 동네마다 양조장이 있었다. 동네 양조장은 그 지역에서 수확한 쌀을 사용하고 그 양조장에서 만든 누룩을 사용하여 막거리를 빚었다. 지역마다 독특한 향을 가진다는 와인의 테루아처럼, 그 지역의 쌀과 누룩을 가지고 양조하였기 때문에 다른 지역 술과 차별화가 되었다. - P141
우리 전통간장은 콩을 주원료로 하는 왜간장과 달리 메주를 주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구수한 메주 향이 나고 약간 쓴맛이 난다. 또 전통간장은 실제로는 매우 짠데 막상 맛을 보면 짠 것 같지 않고 뒷맛이 구수하고 달짝지근하다. 국수양념장, 미역국, 도토리묵전에는 전통간장을 써야 하고 스테이크 소스, 샐러드 소스에도 전통간장이 들어가면 개운한 맛이 난다. 이렇듯 앞으로도 우리만의 독특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의 전통 양념과 식재료를 개발해야 한다. - P1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