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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역사를 만나다 - 개정증보판, 세계사에서 포착한 철학의 명장면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2월
평점 :
2005년 웅진지식하우스의 초판이 어크로스에서 새로운 내용과 도판을 추가하여 개정증보판으로 만난 [철학, 역사를 만나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서양철학부터 공자, 노자 등 동양철학까지 아우른다.
부제 세계사에서 포착한 철학의 명장면이란 말처럼 세계사의 큰 흐름을 볼 수 있지만,
임팩트있는 어떤 세계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엮지는 않았다.
본문과 관련있는 적절한 도판(많은 예술작품들을 배경을 이해하며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덤이다)과
보기좋게 편집한 주석, 더 깊은 내용을 알고 싶게 하는 추천도서나
인물, 저서, 사상을 더 자세히 서술한 점은 좋았다.
미국과 로마의 국가철학을 문화적 열등감으로 비교, 해석한 부분은 흥미로웠다.
어쩐지 지금의 현실을 말해주는 듯한 철학자들의 명언들을 되새겨볼수록 깊은 맛을 느끼는 재미도 있었다.
추천한 몇몇 도서들은 더 깊이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철학은 무엇일까?
수학, 역사학처럼 수를, 역사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면 철학은 철을 연구하는 학문일까?
이름부터 어려운 철학.
철학을 이해하려면 그 시대배경, 역사를 이해해야 가능하다는 말에 공감하며 주요 철학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다만 부제 세계사에서 포착한 철학의 명장면은 임팩트있게 와닿지는 않았다.
동서양철학을 주욱 훑어보기엔 편안했다.
p. 19
철학은 파편처럼 흩어진 역사적 사실들을 의미 있게 엮어 주는 날실이고, 역사는 허공에 떠도는 사변들을 현실로 풀어 주는 씨실이다.
p. 49
"무엇이 일어나든 그 일은 우주가 시작된 이래 이미 준비되어 있었음을 기억하라. 나아가 여러 원인들이 서로 연관을 맺으며 옛날부터 그대 운명의 사소한 것까지 관여하고 있음을 명심하라."
-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중에서
p. 60
자공이 물었다. "정치란 무엇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경제를 풍족히 하고, 안보를 튼튼히 하며, 백성들의 믿음을 얻는 것이다." 자공이 또 물었다. "부득이 버려야 한다면 셋 가운데 무엇을 제일 먼저 포기해야 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안보를 버려라." 자공이 다시 물었다. "부득이 또 버려야 한다면, 둘 가운데 무엇을 포기해야 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경제를 버려라! 예부터 죽음은 늘 있게 마련이지만 백성들이 믿어 주지 않으면 나라도 있을 수 없다."
- <<논어>> 중에서
p. 122
역사를 설명할 때도 국가 정체성은 중요한 단서가 된다. 언제 전쟁을 했는지, 무역은 누구와 어떻게 했는지 같은 시시콜콜한 내용으로 역사를 설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나무만 볼 뿐, 숲은 볼 수 없다. 한 시대, 한 나라를 지배했던 국가 이념은 먼저 알고 나면, 그때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p. 133
"아주 유능학 교활한 기만자가 있어 나를 철저하게 속인다고 해보자........ 그가 마음껏 나를 속이게 해 보자. 그러나 내가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동안은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다. 따라서 나는 이렇게 결론 내릴 수밖에 없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 - 데카르트의 <<성찰>> 중에서
p. 182
지도는 모르는 길을 찾아가라고 만든 것이지 길을 지도처럼 바꾸려고 만든 것은 아니다. 역사상의 공산주의 나라들이 범했던 오류는 이와 같았다. 마르크스가 제시한 역사의 발전 경로를 단순히 따라가기보다, 인위적으로 자본주의를 붕괴시켜 공산 사회를 이루려고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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