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너무 무서울 때 읽는 책
에밀리 젠킨스 지음, 염혜원 그림, 김지은 옮김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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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나는 마당에 있는 목욕탕에 가는게 무서웠다.

외화 V에서 나오던 그 괴물외계인들이 나와서 나를 먹어치울 것만 같은 두려움.

물론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거란걸 알면서도 그랬다.

그것이 어쩌면 아이란 증거일수도.

울 꼬맹이들도 분명 쎈척하지만 의외의 순간에 무서워하기도 한다.

그럴때 필요한 너무너무 무서울 때 읽는 책.

산딸기 크림봉봉의 에밀리 젠킨스가 글을 쓰고, 쌍둥이시리즈의 염혜원이 그림을 그렸다.

본문에서 등장하는 무서운 존재들이 책너머로 아이를 내려다보고 있다.

뒷표지 그림도 재미있다.


창비의 그림책은 이렇게 더책 오디오북으로 즐길 수도 있다.

더책앱을 깔면 목아픈 엄마를 위해 대신 읽어준다.

음향효과까지 있어서 더 실감날 수도 있지만, [너무너무 무서울 때 읽는 책]은 이 앱을 활용하지 않았다.

아직은 내 기운이 팔팔하기도 하지만, 제일 좋은 건 엄마목소리로 읽어주면서 교감하는 거니까.


등장인물은 주인공 나와 퍼그,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불테리어다.

 


 

아빠는 무서워하는 걸 모두 써보면 용감해질 거라 했다.

내가 무서워하는 것들은 괴물, 유령, 마녀, 트롤.

트롤은 잘 이해하지 못해서(책에서는 북유럽 신화나 전설에 나오는 괴물이라는 주석이 달려있다)

겨울왕국속에 나오는 괴물로 설명해줬다.

설명해주고 나니 생각보다 안무섭고 귀엽기만 한게...영~ 느낌이 안오긴 했다.

울 아이들은 여기에 도깨비를 추가했다.

옛이야기를 읽어준 덕분인지, 도깨비 전화 탓인지...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불테리어는 세상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걸 무서워하고 있다고 조언한다.


그렇다.

그럼 세상에 있는, 나를 못살게 구는 사촌 제미마나, 엄격한 선생님, 그리고 커다란 개, 수영장, 상어는 어때?

그래, 오히려 이런게 더 무섭고 두려울 수도 있다.

상어가 나타났다고 상상할때 옆에서 한가로이 신문을 보고 있는 불테리어는 어쩐지 미국식 유머코드 같이 느껴진다.

아이들은 그리 공감하지 못한 장면이었다.


 

아이들도, 나도 함께 공감한 장면은 바로 이것.

바로 어둠이다.

불테리어의 눈과, 무서워서 눈찡긋 감고 월월 거리는 퍼그의 눈, 말풍성만 나오고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는 '나'

눈을 질끔 감았나보다 상상하니 검은 바탕에 단순한 그림인데 오히려 더 많은 걸 상상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어둠이 무서울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낸다.

아하~ 그렇게 간단한걸!!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길)

​​

너무너무 무서울때 읽는 책.

무서움, 두려움 별거 아니라고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지만 않다면 나는 그냥 무서운 걸 무서워하는 채로 둘 작정이다.

아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상상이고 두려움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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