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윤동주 시, 이성표 그림 / 보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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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한지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다.

난 어떻게 여기에 인쇄했을까 그것부터 궁금해진다.

시인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에 실린 짧은 시 <소년>을 그림책으로 엮었다.

윤동주의 유명한 시들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 시는 처음이다.

책에서는 원문을 현행 우리말 규범에 맞게 표기를 고쳤다.


<소년>이라는 시 전체를 읽기 전에 그저 그림책 보듯 그렇게 천천히 그림을 들여다 보면서 읽었다.

면지에 그린 이 그림이 나는 어쩐지 전에 윤동주 문학관에서 본 하늘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시 보니 다른것 같기도... ^^;;

봄에 찍은 사진이라서 그런가?



 


 

여기저기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니!

첫 구절부터 감상모드로 들어서게 만든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몸도 마음도 움츠러드는 이 계절과 너무나 잘 맞아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진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는다는 표현도

그저 자연의 섭리려니...라고만 생각하는 나같은 일반인에게 뭔가 울컥 하는 감성을 자극한다.



아이들이 참 맘에 들어했던 그림.


 

그리고 내 맘에 든 그림은 이 페이지.

뭔가 공허한, 뻥 뚫린 마음을 말하는 것만 같다.

아...감성 무지 돋는데?



 

 

소년(少年)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듯한 볼을 씻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 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少年)​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 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굴은 어린다.



아이들과 함께 보긴 했는데

무슨말인지 알듯 모를듯 이해하기 힘들것 같다는 건 내 편견.

아이들 나름대로의 시선으로 그림과 글을 이해했다.

짧은 시지만 페이지마다 그림을 보면서 한구절씩 읽어내려가다 보니

시를 천천히 음미하고 씹어먹게 된다.

이것도 시를 읽는 방법중 하나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그리움, 쓸쓸함과 이 가을 감성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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