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 - 초상화에 감춰진 옛 이야기
배한철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엔 경제학을 전공하고 문화재 분야를 취재하면서 칼럼을 쓰고 있는 기자라고 해서 그닥 신뢰하지 않았더랬다.
그러나 한 분야에 오래 몸담고 있어서 그런지ㅣ 해박한 지식이 돋보인다.
383페이지 분량이 꽤 길긴 하지만, 다양한 도판이 엄청 많이 수록되어 있어
내용을 이해할때 도움도 되고, 페이지도 술술 잘 넘어간다.
아주 유명한 초상화를 빼고는 초상화 속 주인공에 대해 잘 몰랐는데
초상화속 인물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 인물과 관련된 역사, 경제, 문화 이야기를 비롯한
주변인물들까지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p.23에서 '박씨부인전'의 주인공 "꽃미남" 이시백의 초상과 함께 나온 글은 조금 불편했다.
꽃미남은 추녀를 싫어할 만하다고 내가 곡해한것일까?
대부분의 도판에는 작자, 시대, 소장처를 명시했으나
작품의 시대가 불분명한 것들도 더러 있어 아쉽다.
정선의 '독서여가'와 '인곡유거도'를 설명하면서 인곡유거도는 도판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상세한 설명이 있다.
상상에 맡기거나 검색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지면상 제약때문이겠지만, 가끔 이렇게 설명만 나오는 부분이 있었다.
독자에게 조금 더 친절했더라면 좋았겠다 싶다.
아쉬운 점만 나열한 것 같은데 하나 더 꼽자면, 색인을 추가했더라만 좋았겠다 싶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100명? 200명? 이 책에는 엄청난 인물들이 등장한다.
시대순으로 편집한 것이 아니라서 그 인물들이 어디에 나오는지 다시 찾아보고 싶을때 쉽지 않다.
이 부분도 조금 더 친절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내용이 방대하고 등장인물이 많기도 하거니와
또 읽어보고 싶은 부분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양화 제작에만 이용되었을거란 생각을 했던 옵스쿠라가
우리나라의 초상화 제작에도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도 역시 새로웠다.
명성황후로 추정되는 사진과 미공개한 초상화 진본에 대한 이야기 역시 무척 흥미로웠다.
나역시 소장자가 공개하는 때가 빨리 오기를 고대한다.
"초상화 속 숨은 역사 찾기"라는 꼭지로 따로 두고 있지만,
이 책 전반적으로 초상화 속 숨은 역사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청백리의 아이콘 황희 정승의 부패성, 임진왜란의 숨은 공로자 석성, 의기 매월향, 기로소에 관한 이야기 등
잘못 알고 있었거나 새롭고 신선한 내용들로 가득차서 재미있게 읽었다.
초상화에 얽힌 이야기들이라서 초상화의 작품성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았다.
전에 읽었던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http://blog.aladin.co.kr/iphooni/84704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