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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이면…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242
안소민 글.그림 / 비룡소 / 2016년 5월
평점 :
방학때 아이는 하루가 왜 이리 금방 가냐고, 심지어 방학이 왜 이리 짧냐고 투덜댔다.
그러면서도 하루 한장씩 문제집 푸는 시간 고작해야 5분이내인데도 엄청 지루해서 몸을 어찌할 바를 모른다.
<1분이면...>은 시간의 흐름은 상대적이란걸 설명하지 않아도 몸소 느끼고 있는 아이에게
팍 와닿은 그림책이다.
면지에 시계가 수둑하다.
몇 시 인지 알아보려고 애를 쓰는데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시간이 다르다는 거!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면지에서 엄청난 시간이 들었다.
1분은 60초.
이건 외워서 알 듯한데도 늘 물어보는 녀석.
이젠 확실히 알겠지?
그렇지만 1분은 60초라는 건 산술적인 거고,
그 1분이 얼마만큼인지 가늠하기 참 어렵다.
책에서는 1분 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이 나온다.
눈을 20번 깜빡일 수도 있고, 강아지를 안아주거나, 씨앗을 심을 수도 있다.
머리카락이 0.00068센티미터 자란다는 말을 아이는 이해했을까?
자를 가져와 보여줬는데 1분 만큼이나 가늠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1분이 엄청 짧게 느껴지는 순간.
이 대목에서 완전히 공감한 듯.
그리고 엄청나게 길 게 느껴지는 1분의 순간.
한번쯤 겪어 봤을 일로 표현해서 이해 뿐만 아니라 쉽게 공감할 수 있다.
1분의 소중함.
여덟 인생중에는 별로 느끼지 못했겠지만 나는 살면서 이런 순간을 무수히 많이 겪었다.
그 1분으로 인생이 크게 바뀐 일도 있었고.
그것이 보통 후회로 남는 일들이어서 아이에게 매번 시간의 개념을 정확히 해주려고 노력한다.
이야기의 끝은 특이하게 여백이다.
마지막 장에 엄마와 이별하는 장면, 그리고 동생을 안고 있는 장면이 연달아 나온다.
그리고는 이렇게 1분이면 나는 또 뭘 할 수 있는지,
내겐 1분은 어떤지 생각하는 시간을 아예 지면을 통해 할애했다.
물론 여기에 아이가 그리거나 써볼 수도 있지만,
세 아이들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므로 우리는 일단 말로 해보기로.
1분이면 똥도 쌀 수 있고(얘들은 변비가 아닌지라 ㅋ), 꿈나라도 갈 수 있고,
딱지를 60개 셀 수고,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올 수도 있단다.
내게 1분은 전자렌지에 음식을 데우면서 설겆이까지도 할 수 있는 시간. ㅋㅋ
아이들에게 사랑해~를 열두번도 더 말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해놓고는 반성했다.
그저 무의미하게 보낼 수도 있는 시간 1분이 생각해 보면 참 많은 걸 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