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여름휴가
안녕달 글.그림 / 창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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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에 안녕달 님의 <수박 수영장>이 있었다면, 올해는 <할머니의 여름휴가>다.

안녕달님은 여름이란 계절을 좋아하는가?

두 그림책이 무더운 여름을 소재로 했고, 그림책을 보고 나면 시원함이 몰려온다.

<수박 수영장>을 참 재미있게 읽었고,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그림책인지라

시리즈가 아님에도 <할머니의 여름휴가>와 비교아닌 비교를 자꾸 하게 된다.

굳이 시리즈명을 붙이자면 여름 그림책?



 

면지는 잔잔한 바닷가 그림으로 채워져있다.

한 여름의 에너지, 정열 같은 느낌 보다는 "휴가"가 생각나는 고즈넉한 여름바다.

이런 여름 바다에서의 휴가다운 휴가를 지내보고 싶어진다.



 

할머니는 혼자 사신다. 

딱봐도 낡은 구형 모델의 선풍기, 그마저도 고장이 났다.


 


<수박수영장>에서 처럼 네컷 만화 형식으로 그림이 분할되어 있어,

움직임과 스토리의 전개가 쉽게 이해가 된다.

점심 먹을 찰나, 며느리와 손주의 방문.


손주는 바다에 다녀왔다며, 할머니랑 다음에 또 가자는데

옆에 있던 며느리는 할머니는 힘들어서 못간다는 말을 한다.

며느리인 입장이 아닌 주인공 할머니 입장에서 보니 며느리가 참 밉상이다.

나도 그럴까?

대신 손주는 할머니에게 바닷소리를 선물로 드린다.


 

바람한점 없는 오후, 요 며칠 처럼 폭염으로 쌓인 날인듯하다.

소라껍데기 속에서 나온 꽃게 한마리를 따라 메리가 들어갔다 나왔다. 이런 신비한 일이!

할머니는 옛날 수영복, 커다란 양산, 돗자리, 그리고 수박 반쪽을 들고 메리와 함께 소라껍데기 안으로 들어간다.


면지에서 보았던 그 바닷가로 휴가를 나온 할머니.

할머니가 작아진건지, 소라껍데기가 커진건지...


할머니는 힘들어서 같이 못간다는 말이 무색하게

할머니는 메리와 둘이서 여유로운 여름휴가를 즐긴다.

어느새 할머니도 새까맣게 탔다.



 


 

기념품 가게에서 수많은 물건들 중 조개껍질 모양의 바닷바람 스위치를 사온 할머니.

이제 선풍기에서는 어쩐지 바닷바람이 세게 불것만 같다.

전작 <수박수영장>이 어릴적 놀던 시절이 생각나고 시원함을 주었다면

<할머니의 여름휴가>는 시원한 여름휴가도 생각나지만 어쩐지 마음 한켠이 짠하다.

할머니도 사람인데, 혼자만 즐기는 여유로운 휴가도 좋지만, 함께 가면 더 좋지 않았을까?

이번 여름휴가엔 부모님과 함께 가는 계획을 세워봐야할 것 같다.

바다소리와 바다냄새가 나는 소라껍데기가 있는 바닷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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