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제22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비룡소 창작그림책 53
정진호 글.그림 / 비룡소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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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쯤 굉장히 인상적으로 만난 정진호 작가의 <위를 봐요>

수상작이라고 다 와닿는 그림책은 아니지만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작가라는 수식어와 상관없이

무척 맘에 와닿았던 책이었다.

그분의 신작 <벽> 역시 비룡소의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이라고 하니 기대감이 오르는건 어쩔 수 없다.




 

<벽>이라는 제목이 벽에 찰싹 붙어 있다.  센스가 돋보인다.

컬러는 딱 네가지만 사용했다.

단순하게 벽만 그려져있는 그림들뿐인데도 읽고 나면 뭔가 꽉 차 있는 느낌이다.

건축학을 전공한 작가라서 그런지 <위를 봐요>처럼 조형미와 시선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내다 보고, 들여다 보고, 멀리 있고, 가까이 있고,

나오고, 들어가고, 오복하고, 볼록하고...

읽다 보면 앞페이지로 다시 넘겨 다시 한번 보게 된다.

그러면서 아...이렇게 하면 내다 보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들여다보는 거구나,

혹은 이렇게 보면 오목한데, 이렇게보면 볼록하구나

관점의 차이라는 걸 어려운 줄글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림으로 어떻게 하면 달리 보이는지를 깨달을 수 있게 해준다.

입체감각이 약한 꼬맹이들에겐 조금 어려워 교구를 사용해 따로 설명해 줘야 했지만,

여덟살 녀석은 그런대로 좀 이해한 것 같다.

 

 


 



이건 무슨뜻인지 고민하지 않게 메세지도 강렬하게 말해준다.


"바뀌는 건 벽이 아니라

내가 아닐까?

다른 곳에서 보면 달라 보이는 거니까!"


 

중요한 것은 모든 면들을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시선이라는 작가의 말에 큰 울림이 있다.


"아름다운 장미꽃에 하필이면 가시가 돋쳤을까 생각하면 짜증이 난다.

하지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가시나무에 저토록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감사하고 싶어진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구절이다.

역지사지, 달리 보기를 간결한 그림을 통해서 긴 여운을 남기는 그런 책이다.

그림책이지만 깊은 철학적 의미와 입체적인 그림을 이해할 수 있어야 제 맛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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