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너희가 어떤 자세로 수업을 듣든, 심지어 삐딱하게 엎드려서 수업을 들어도 나는 상처받지 않아. 그렇지만 같은 조원 친구들에게는 예의를 지켜줘. 그 예의의 시작은 몸에서 나오는 거야. 앞에 사람이 있는데 네가 몸을 뒤로 젖히고 있다면, 너는 상대방을 밀어내는 거야. 뒤를 밀면서 앞사람을 밀어내지 마. 두 손은너의 휴대폰을 위해서 쓰지 말고 책상에 놓거나 펜을 잡아줘. 그 사람이 하는 중요한 말을 적어줘. 눈은 그 사람을 바라봐줘. 눈과 눈을 마주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나의 눈이 다른 곳을 향하지 않고 상대방을 향하고 있다는 정도까지만 해줘. 자세, 각도, 얼굴이 향한 방향으로 상대방을 배려해줘. 제스처도 듣기의 일부야. 이 수업은 이기는 게 아니라 만나는 것에 가치를 두는 거야." - P200
"많은 사람이 쓰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어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된 삶이 가치 있는 거라고 믿는다." _이소연,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 중에서, 앤드, 2024
내가 위인이어서, 영웅이어서, 굉장히 훌륭한 사람이어서 내 삶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을 하면서 의미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이런 것을 ‘사후성‘이라고도 합니다. 지나온 삶에 대해 뒤돌아보면서 ‘그것은 그러한 의미가 있었구나!‘라고 쓰는 순간, 말로 포착되지도 않고 의미화되지 않아 산산이 부서지던 과거의 가치가 모여 비로소 ‘의미‘가 됩니다. 이렇게 삶의 의미를 포착하는 것이 바로 에세이 쓰기입니다 - P213
"그 자체로 반짝거리는 나만의 경험, 나만의 스토리텔링이 담긴 인생을 살게." _김지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열림원, 2021 - P217
일기가 오늘 나의 일상을 발견하는 시간이라면, 에세이는 조금 더 깊이 박혀 있는 내 안의 가시를 건드는 시간입니다. 더 깊이 박혀 있는, 다시 소환하고 싶은 과거의 이야기를 주제로 다루죠. 저는 일기는 겉절이, 에세이는 묵은지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 P221
아버지는 가을이 깊어지면 감 따러 오라고 성화를 부렸다. 나는 감따는 게 싫어 짜증을 냈다.
내가 얼마나 바쁜 사람인지 아느냐고 감 따위 따서 뭐 하냐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다시 가을이 왔을 때 엄마는 내게 말했다. 니 애비도 없는데 저감은 따서 뭐 하냐
나는 별이 빛나는 감나무 아래에서 톱을 내려놓고 오래도록 울었다.
_피재현, 「별이 빛나는 감나무 아래에서」 전문, 《원더우먼 윤채선》 수록, 걷는사람, 2020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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