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사람도 몰랐던 거지. 그 기억 하나가, 겨우 자신을 지탱하고 있었다는 걸. 나는 그때 분명히 봤어. 기억의 힘을."
(...)
"인간은 기억으로 스스로를 인식하니까."
- P70

기특은 늘 누가 자신을 알아봐주기를 바랐다. 기록은 누구라도 자신을 애정해주길 기다렸다. 사소한 이해의 기척에도 마음을 빼앗겼다. 기다리다 지치는 게 싫어 먼저 심장을 꺼내 보였다. 몸 밖으로 꺼내져버린 기특의 심장은 언제나 설익고, 여리고, 헤프고, 그리고 나댔다.
- P89

"여행이 왜 좋은가 하면, 여행은 인생에서 방관자가 될 수 있게 해주니까."
(...)
"우리가 우리 인생에서 객이 될 수 있어요? 우리 인생에서 방관자가 될 수 있냐고. 손 놓고 우리 인생 구경만 하고 있을 수 있냐고. 없죠? 근데 여행을 가면 남의 인생의 객이 되어서 그들의인생을 구경할 수 있는 거야. 방관해도 된다고. 여행지니까, 남의 인생이니까. 그러니까 여행을 가면 맨날 인생에서 주인이 돼야 하네, 주체가 되어야 하네, 그런 부담 좀 덜고 한 발짝 떨어져서 인생을 좀 느긋하게 관망하고 즐길 수가 있는 거라고. 인생에서 방관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라고. 그래서 여행이좋은 거야."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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