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소한 주어와 동사가 온전히 갖추어진 문장으로 말하는 습관을 기르세요. 그렇지 않으면 언어는 성장할 수 없어요" (...) "쉽게 생각하세요. 쉬운 문장들이 바로바로 나올 수 있는 실력이 돼야 복잡한 문장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 "이 수업에서는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실수의 권리는 초보에게만 있습니다. 그 권리를 마음껏 누리세요. 언어에는 왕도가 없어요. 최대한 많이 실수하며 이야기하는 수밖에는."
- P92

언어는 운전면허 시험처럼 속성 마스터가 가능한 공부가 아니다. 하나의 언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를 헤엄쳐가는 일과 같다. 
- P99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오늘이 그날이군‘이었다. 외국어를 배우다 보면 드물지만 한번씩 그런 순간이 온다. 지겹도록 늘지 않는 실력에 지치는 단계를 극복하고 ‘그래도 계속하는 수밖에‘ 하면서 지속하다 보면 경험할 수밖에 없는 순간. 문장 하나를 만들어 이야기하는데도 버벅대던 실력이었는데 갑자기 자기도 모르게 몇 개의 문장이 술술 입에서 나오는 순간. 혹은 문장이 조금만 길어지면 버벅대던 실력이었는데, 긴 문장을 물 흐르듯 주르륵 읽게 되어 자신도 놀라는 그런 순간. 그것은 마치 간밤에 소리 없이 소복소복 쌓인 눈을 새벽이 되어 마주하게 되는 것과 같다. 묵묵하게 쉼없이 꾸준하게 지속하다가 어느 순간 빛이 밝아 오면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간밤의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그 시간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결과물을. 비록 얼마 지나지 않아녹아 없어질 풍경임을 알아도, 마음 깊이 벅차오르는 그런 뿌듯한 순간. 다시 찾아올 밤의 시간을 견뎌 낼 수 있도록 어깨를 두드려 주는 격려의 순간. 우리는 그 힘으로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계속할 수 있다.
- P131

쉬는 날 설렁설렁 취미 삼아 시작한 이탈리아어 공부가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아 ‘인생의 사건‘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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