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 얘기가 나올 때마다 돈가스 소스처럼 따라 나오는 이슈는 노후다. 그럴 돈 있으면 노후 준비에 쓰라고, 차라리 애한테 돈으로 물려주라고, 그 돈이면 건물도 사겠다고 말하는 주변인들이 등장한다. 참 쉽게도 말한다. 부모들이 그걸 몰라서 그 큰돈을 학원에 가져다주는걸까? 그 돈으로 하고 싶은 게 얼마나 많은데, 바꾸고 싶은 건 또 얼마나 많고, 가고 싶은 곳은 얼마나 많은데 말이다.
학원에 돈을 갖다주는 부모 본인들이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틈만 나면 슬퍼진다. 그런 마음으로 결제하는 거다. 그러니 학원 하나하나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다. 학원에 가서 진상 비스므레한 상담을 하고 돌아올 때마다 느껴지는 자괴감을 통계청 관계자분들, 사교육비 기사를 올리는 기자님들은 얼마나 알고 계실까? 엄마들도 결코 이런 삶을 원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다른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알고 싶어 미칠 것 같은 마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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