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비디오로 기록한 무편집 영상을 영화라고 부르지 않듯 살아온 모든 순간을 누락 없이 축적한 데이터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삶이 될 순 없다. 중요한 건 자기서사고, 의미 부여다. 테드 창이 《숨》에서 쓴 아래 문장처럼.
기억이란 우리가 살아온 모든 순간을 공평하게 축적해놓은 결과가 아니라, 우리가 애써 선별한 순간들을 조합해 만들어낸 서사이다. 설령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사건들을 경험하더라도 우리가 똑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 P17
삶은 언제나 예측 불가하고, 뒤죽박죽 난장판 같은 사건과 사실이 끊임없이 들이닥친다. 그것을 소음이라고 생각하면서 괴로워하는 선택지도 있고, 의미로 승화해서 다른 현실을 사는 선택지도 있다. 당신은 어느 쪽을 선택하며 살고 싶은가? - P18
나는 에디토리얼 씽킹을 이렇게 정의한다. ‘정보와 대상에서 의미와 메시지를 도출하고, 그것을 의도한 매체에 담아 설득력있게 전달하기 위해 편집하고 구조화하는 일련의 사고방식‘. - P26
챗 GPT가 절대 대체하지 못할 영역은 뭘까? 답은 금세 나왔다. 챗 GPT는 어떤 사안에 대해 개인적 의견이나 입장을 갖지 못한다. 입장이 없기 때문에 주장하지 못하고, 설득하지 못한다. 앞으로도 생성형 AI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수만 가지 단어와 이미지를 만들어낼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 무엇이 자신의 상황에 적합한지, 무엇이 신선하고 매력적인지 의미 부여하고 주장하고 설득하는 일은 언제나 인간이 할 것이다. 에디토리얼 씽킹이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 P38
사전에는 훌륭한 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오만 가지 단어들이 다실려 있지만, 그 안에는 단 한 편의 시도 들어 있지 않다. -브루노 무나리, 판타지아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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