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같은 사람들이 노동자를 죽을 곳으로 몰아넣는 거야"
떨리는 재경의 목소리가 집안 공기를 휘어잡았다.
"당신 같은 사람들이 용광로에 사람을 떨어뜨리는 거야. 당신같은 사람들이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 사람이 끼여 죽게 만드는 거야. 당신 같은 사람들이 콜센터 직원을 자살에 내몰리도록 내버려두고, 현장 실습생이 배에 붙은 따개비를 따다가 바다에 빠져 죽게 만드는 거야. 그리고 이 빌어먹을 세상은 그게 당연한 거라고, 그렇게 해도 괜찮은 거라고, 더 많은 시간 동안 일할 자유를 허락해 주니 얼마나 고맙냐고 떠드는 거야. 뻔뻔하고 파렴치하게."
장귀녀 사장이 노기 어린 목소리로 받아쳤다.
"얻다 대고 나한테 훈계질이야? 우리들의 노동을 나보다 더 잘아는 사람은 없어.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돈이 최고고 그게 현실이야!"
"이 개 같은 세상이!"
저 밑바닥부터 끌어 올린 재경의 절규가 내 가슴을 쳤다.
"돈이 최고라고 떠드는 이 개같은 세상이 당신 편이어서 당신은 자기 말이 옳다고 믿는 거야!"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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