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로진은 "잡식동물인 인간은 평생 두 가지 동기가 엇갈리는 삶을 산다."라고 표현한다. 첫 번째 동기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도전이다. 이게 바로 인간의 낙관주의를 상징한다. "그까짓 것 한번 도전해보자고!"라는 용기는 바로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어!"라는 낙관에 기반을 둔 것이다.
반면 두 번째 동기는 새로운 것을 싫어하는 혐오다. "저거 도전하면 죽을지도 몰라!"라는 공포가 도전에 대한 욕구와 변화를 막는다. 잡식동물이 아니면 이런 공포가 생길 리 없는데, 인간은 무엇이든 먹을 수있는 잡식동물이기에 저건 먹으면 죽을지도 몰라."라는 공포를 품게된 것이다.
미국 뉴욕대학 스턴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사회심리학자인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는 이 사실을 이렇게 해석한다. 이 두 가지 성향 중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욕구가 더 강한 사람은 진보적 성향을 갖고,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은 보수적 성향을 갖는다는 것이다. 즉 진보는 용감하고 보수는 조심스럽다는 이야기인데, 인류는 이 두 가지 속성을 모두 품고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지구의 지배자가 된 이유는 비관주의보다 낙관주의가 강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내가 하는 일이 모두 잘될 거라고 믿는 낙관주의가 없었다면 인류가 어떻게 농사를 지었겠는가? 농사라는 게 봄에 씨를 뿌려 가을에 곡물을 수확하는 것이다. 즉 결과물을 얻기 위해 무려 6-7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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