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실험도 끔찍했지만, 설령 잔혹성 면에서는 별 다를 바 없었다고 해도 규모 면에서는 일본을 따라갈 수 없었다. 이시이 시로라는 의사의 지휘 아래 일본은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인간의 생리적 한계를 파악한다는 목표로, 만주 하얼빈의 6제곱킬로미터에 걸친 면적에 150동이 넘는 건물로 이루어진 대규모 복합시설을 지었다. 이 시설은 731부대라고 알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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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온갖 실험들을 통해서 일본과 독일은 전쟁이 끝났을 때, 나머지 세계보다 미생물, 영양, 동상, 무기에 따른 부상, 무엇보다도 신경 가스, 독극물, 감염병의 영향에 대해서 훨씬 더 많이 알게 되었다. 전후에 많은 독일인들은 붙잡혀서 전쟁 범죄로 재판을 받았지만, 일본인들 중에는처벌을 받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대부분 승전국인 미국에 자신들이 알아낸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사면을 받았다. 731부대를 창설하고 운영한 의사인 이시이 시로는 많은 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민간인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일본과 미국 당국은 731부대의 존재를 엄격하게 비밀로 유지했고, 한 우연한 발견이 없었더라면 아마 영구히 묻혔을 것이다. 1984년 도쿄에 있는 게이오 대학교의 한 학생이 중고 책방에서 기밀문서가 든 상자를 우연히 발견한 덕분에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시이 시로를 단죄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 그는 1959년 잠을 자다가 평온하게 사망했다. 당시 그의 나이 예순일곱으로, 전후에 거의 15년간 아무 탈 없이 삶을 누린 뒤였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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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20-08-06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빌 브라이슨의 저 책은 안 읽은 거 같은데 저 구절은 읽은 거 같네요ㅎ 다른 책에서 봤으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