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지 무척 오래되었다. 아마 올해 처음으로 읽은 책이지 싶다.
알라딘 북플 친구님들이 읽은거 보고 무작정 읽고 싶어서 예약대출했었다.
책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었다.
대출하는데 엄청 놀랬다.
700페이지에 가깝다. 이걸 다 읽을 수 있을까?
방학기간이어서 읽는 속도가 더뎠음에도 빨리 읽고 싶어 안달이 났었다.
일본에서 3년마다 열리는 하마마쓰시 피아노콩쿨을 모티브로 쓴 소설로,
2주간의 콩쿨기간을 700여페이지로 풀어낸 작품.
작가는 이 콩쿨을 4번 그러니까 최소 9년을 보고도 작품을 쓰는데 7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음악을 잘 모르지만 꿀벌과 천둥을 읽고 있노라면 당장 그 곡을 듣고 싶어진다.
글을 읽고 있으면 듣는 음악이 보인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묘사가 입체적이다.
친절하게도 '꿀벌과 천둥' 음반이 따로 있다.
물론 전곡이 다 나오는 건 아니지만 스트리밍으로 들으면서 읽기 좋다.
유튜브에도 다양한 목록들이 있으니 참고해도 좋다.
(유튜브에 자료가 있다는 것도 북플 친구 idahofish님이 알려주셔서 알게 되었다)
친절하게도 주인공들의 연주곡이 무엇인지 나와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들만의 리그'라는 생각이 들어 공감하는 부분이 줄어들기는 했다.
그럼에도 음악을 보는 즐거움은 있었다.
음악 특히 피아노 연주곡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더 많이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
p. 304
소리에 젖는다. 소리가 몸속으로 퍼져나간다. 음악을 들이마시고 내뱉고, 몸속에 머금었다가 밀어낸다......
그러다 보면 시간의 감각이 사라지고 마음은 언제나 어디론가 날아간다.
p. 455
뭔가를 깨우치는 순간은 계단식이다.
비탈을 느긋하게 올라가듯 깨우치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연습해도 제자리걸음,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가 있다.
여기가 한계인가 절망하는 시간이 끝없이 계속된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순간이 찾아온다.
(...)
정말로 어두운 숲을 빠져나가 탁 트인 벌판에 서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