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먹힌 꽃나무에게

                                    -이성복

 

나도 너에게 해줄 말이 말이 있었다

발가락이 튀어나온 양말 한구석처럼

느낌도, 흐느낌도 없는 말이 있었다

 

아, 너도 나에게 해줄 말이 있었을 거다

양말 한구석 튀어나온 발가락처럼

느낌도, 흐느낌도 없는 말이 있었을 거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돌바람 2005-10-18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이성복 시인의 시 자락 붙잡고 저도 하루를 엽니다.

이누아 2005-10-18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시집 읽는 데 예전보다 가슴에 와 닿는 시들이 많네요. 저도 님의 연표로 아침을 여네요.

icaru 2005-10-18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나무가 나인가~내가 꽃나무인가~

이누아 2005-10-18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이상의 "꽃나무"가 생각나요.

달팽이 2005-10-18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하지 못한 그 말
하지만 끝내 말로 표현하지 못할 그 말
벽을 뚫고 들어가지 못해 튀어나온 못처럼
가슴에 걸리고 목에 걸리던 그 말
나 끝내 못하고 그대를 보내리라

이누아 2005-10-18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 마음을 읽으셨군요.

비로그인 2005-10-19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도란도란, 여기에서들 정담을 나누고 계셨군요. 이성복 시인의 시도 멋있구, 달팽이님의 시도 아름답습니다. 근데 양말에서 주착없이 비죽 삐져나온 발가락을 보면 을매나 무안턴지 말에요. 특히 남의 집, 갔을 때..발가락 사이에 양말 밀어넣고 종종걸음으로 때운 후, 방석 속으로 후딱 발 집어넣구 말에요. 으흐..그때도 완전범죄형 ㅡ_ㅡ;;

이누아 2005-10-19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멍난 양말..아침엔 분명히 괜찮았는데 구멍이 났네...저도 그런 적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