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대설 주의보는 나로 하여금 생각하지 않아도 될 몇 가지 일들을 떠올리게 했지만, 의자는 너무 불편했고, 책상은 매우 어지러웠으며, 사무실은 숨막힐 듯이 답답했기에 야밤 도주하듯이 사무실을 뛰쳐나와 영동고속도로를 달렸다. 1호선열차 운행 중단이라는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 위 차간 거리는 넓었다.
인천 소재 OO여자고등학교. 반 편성 공고가 있었는지 학생들은 서로서로 반을 물어본다. 다소 소란스런 모습 속에 해맑은 웃음 소리가 섞여 있다. 잠시동안 학창시절을 추억한다.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학교 이전 후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기 위해서다. 난 이런 일을 하며 밥벌어 먹고 산다. 학생들에겐 추억 만들어지는 배움의 터전인 이 공간이, 내겐 연면적, 층수, 수익 등의 숫자로 해석되어진다는 게 안타깝다.
사진을 찍기 위해 들어간 어느 합기도 학원 정문 출입구에 버젓이 걸려져 있는 그림 속 금언.
"노력은 곳 고수의 길"
우울 한 날씨에 알맞는 우울한 글이다. 화창한 날 봤다면 아마 한참 웃었을 그런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