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넘게 하고 있는 운동이 있다. 마라톤...
2002년 9월 1일 본격적 시작을 했으니... 일년 반이 지났다...
처음엔 단순하고 무식한 운동이라 생각했었다. 단순히 뛰는 행위를 세네시간씩 하는 무식한 운동. physical activity의 생명은 재미라는 생득적(?) 지론을 가지고 있던 내가 마라톤을 단순, 무식한 운동이라 평가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마라토너(좀 거창하다... 그냥 마라톤에 사람을 의미하는 어미 "er" 붙인거다. 너무 신경쓰지 말자)인 룸메이트는 틈만 나면 마라톤 얘기 하느라 정신 없다... 정상적인 사람이 같은 말을 계속 되풀이해서 말한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는 좀 달랐다. 매일매일 주기도문 외우듯 같은 말을 줄줄 늘어놓는다. 난 생각했다... "역시 마라톤 하면 인내력은 커지는 구나."
낙숫물에 바위가 뚫리듯 룸메이트의 끊질긴 권유와 무한 궤도처럼 반복되는 고문 앞에서 서서히 내 지론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2002년 9월 1일... 난 룸메이트와 나란히 출발선에 서게 된다. 룸메이트의 끈질김보다 몇 배 더 강한 마라톤의 중독성을 전혀 예상치 못한 채 말이다.
그리고 지금... 난 서울국제마라톤을 준비하고 하고 있다. 정신적, 육체적 강인함으로 무장한 채 이제 곧 다가올 42.195km의 길고 긴 여정을 생각하면 지금부터 심장이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