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고 보는 위대한 질문 도감 - 세상을 바꾼 80개의 질문으로 키우는 초등 문해력 쉽게 읽고 보는 도감
정상영 지음, 신응섭 그림 / 진선아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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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쌓아 올린 지식의 총합을 AI가 실시간으로 뿜어내는 시대. 이제는 뇌 용량 꽉 채우는 지식 저축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중요한 건 AI의 멱살을 잡고 하드캐리할 수 있는 능력, 즉 질문을 발명하는 역량입니다.


아이들 눈높이를 기가 막히게 맞추기로 소문난 정상영 작가와 유쾌한 반전 컷으로 빵 터지게 만드는 신응섭 일러스트레이터의 『쉽게 읽고 보는 위대한 질문 도감』. 뻔하고 지루한 위인전의 냄새를 풍기지 않습니다. 세상을 뒤흔든 80명이 인류 역사에 날린 결정적 한 방의 시발점인 질문에 포커스를 맞췄거든요. 헤드라인 기사처럼 짧고 타격감 있는 문장과 만화 일러스트 덕분에 책장 넘기는 소리가 ASMR 저리 가라입니다.


먼저 철학의 질문 코너에서는 순자의 성악설, 데카르트의 존재론 같은 어려운 개념들을 당장 친구와 싸웠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실전 서바이벌 툴킷으로 들려줍니다.




“우리는 왜 공부해야 할까?”라는 질문에서 현대 교육학의 끝판왕 존 듀이가 등장합니다. 엄마들이 흔히 하는 “너 나중에 훌륭한 사람 되려고 그러지!”라는 정형화된 멘트를 존 듀이는 어떻게 이야기할까요? 철학자 존 듀이는 사람은 살아있는 동안 배움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매일의 성장에 대해 짚어준 겁니다. 미래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이 순간의 생활 자체가 배움이라고 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순간순간 어려운 문제를 만나게 될 때, 배움을 통해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겁니다.


존 듀이가 말하는 배움은 나중에 써먹으려고 저축하는 적금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살아 숨 쉬는 라이프스타일 그 자체입니다. 아이들에게 공부는 미래의 성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저당 잡히는 노예계약이 아니라, 매일 마주치는 크고 작은 삶의 문제들을 힙하게 풀어내는 해결 열쇠라는 걸 알려주는 겁니다.


이어서 과학과 예술 코너가 등장합니다. 다윈의 진화론, 멘델의 유전 법칙도 사실은 “내 자식은 왜 나를 닮았지?” 같은 사소한 호기심에서 스노볼이 굴러간 결과물입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를까?”라는 질문으로 당시 과학계의 절대 권력자였던 뉴턴의 뒤통수를 탁 때립니다. 책에서는 이 복잡한 상대성 이론을 직관적인 기차 번개 사고 실험으로 설명해 줍니다. 달리는 기차 안과 밖이라는 관점의 차이로 시공간이 고무줄처럼 늘어날 수 있다는 상대성 이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주관적 시선과 객관적 팩트의 묘한 역동성을 배우며 논리적 문해력이 급상승하는 순간입니다.


고정관념을 시원하게 걷어차는 예술계 이단아들도 등장합니다. 피카소, 앤디 워홀, 마르셀 뒤샹처럼 “이게 왜 예술이 아니야?”라고 세상에 시비를 걸었던 인물들이 가득합니다.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와 자유시의 아버지 월터 휘트먼의 서사는 고정관념의 뚝배기를 깨부수는 통쾌함이 있습니다. 가우디는 “곡선의 아름다움을 건축에 적용할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네모반듯한 시멘트 상자 같은 도시에 자연의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문학계의 문법 파괴자 월터 휘트먼은 “시를 자유롭게 쓰면 어떨까?”라는 폭탄선언을 날립니다. 글자 수 맞추고 라임 맞추느라 정작 속에 있는 진심은 다 편집당하던 구태의연한 정형시의 시대를 휘트먼은 단숨에 종식시켰습니다.


사회·정치 코너에서는 인류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제도와 기술을 어떻게 혁신해 왔는가에 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조선의 레전드 세종대왕의 “누구나 쉽게 글을 읽고 쓸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은 신상 문자 개발을 넘어 정보 독점을 타파하려는 거대한 복지 정책이었습니다. 우리가 카톡을 보낼 때 쓰는 자음과 모음이 엄청난 눈물과 과학의 결정체임을 알게 됩니다. 정보의 장벽을 낮춰 약자를 구하겠다는 세종대왕의 휴머니즘은 지식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그런가 하면 예술가들의 통장을 지켜낸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저작권 투쟁도 흥미진진합니다. 인터넷에서 남의 그림이나 글을 복사해서 붙여넣는 펌 문화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빅토르 위고의 이 저작권 에피소드는 디지털 에티켓 교과서입니다. 1886년 베른 협약이 체결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한 사람의 정의로운 질문이 어떻게 지구촌 전체의 룰을 바꾸는지 보여주는 서사입니다.


역사를 바꾼 거인들도 알고 보면 처음엔 다 우리와 똑같은 호기심쟁이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쉽게 읽고 보는 위대한 질문 도감』. 사소한 “왜?”를 끝까지 물고 늘어진 사람들이 결국 세상을 바꿨습니다.


오늘 아이가 던진 엉뚱한 질문 하나가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시작점임을 80명의 거인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부록 나만의 질문 노트에 나만의 위대한 질문을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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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에디팅 - 당신만의 취향을 돈이 되는 콘텐츠로
디에디트 지음 / 북스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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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130만 구독 매거진이 공개한 콘텐츠 생존 전략 『미라클 에디팅』.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디에디트(The Edit)는 에디터 H와 에디터 M이 퇴사 후 자본금 500만 원과 노트북 몇 대만으로 시작한 작은 웹사이트였습니다. 이제는 웹매거진, 유튜브, 인스타그램, 뉴스레터를 넘나드는 강력한 콘텐츠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이후 에디터 B가 합류하며 디에디트만의 색깔은 더욱 선명해졌습니다.


『미라클 에디팅』은 실패의 기록, 수정의 기록, 살아남기 위해 방향을 바꿔온 10년의 기록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생존 기술을 배우게 됩니다.


디에디트는 "사는(Live) 재미가 없으면, 사는(Buy) 재미라도"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자신들만의 감각으로 새롭게 프레이밍한 이미지를 창조해 냈습니다. 디지털 환경에서 자기 이름으로 자립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번뜩이는 영감과 통찰을 선사하는 지점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미라클'의 본질이 무엇인지 만나보세요.





콘텐츠 세계로 진입하는 가장 강력한 열쇠는 다름 아닌 불도저 같은 실행력입니다. 디에디트의 탄생 비화는 자본의 규모가 콘텐츠의 성패를 결정 짓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가고 싶은 회사가 없어서 스스로 회사를 만들겠다는 결단, 그리고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뀔 때마다 미련 없이 몸을 던지는 감각이 이들의 시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척 현실적입니다. "우리가 오래 살아남은 이유는 콘텐츠 기획이나 비주얼, 퀄리티 때문만은 아니다. 이걸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퀄리티가 언제나 생존의 첫 번째 전략인 것은 아니다. 우리를 먹여 살린 건 시장이 변할 때마다 불도저처럼 달려가서 일단 시도하고 보는 ‘멀티 플랫폼 전략’이었다."라고 고백합니다.


기획의 완결성이나 장인 정신에 기반한 퀄리티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플랫폼 알고리즘의 지각변동을 예민하게 포착하고 그 파도에 즉각적으로 올라타는 민첩성입니다. 네이버 포스트의 부흥기에 주저 없이 합류하여 초기 트래픽을 선점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한 에디터 H와 M의 일화는 미디어의 생존 조건이 기획력을 넘어 기민한 포지셔닝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자기 이름으로 먹고산다는 것은, 자신의 콘텐츠에 바이라인(Byline)을 걸고 세상의 변화에 실시간으로 응전하는 비즈니스 행위인 겁니다.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창작자가 빠지기 가장 쉬운 맹점은 바로 비대해진 자의식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에만 매몰된 콘텐츠는 시장에서 가차 없이 외면받기 일쑤입니다. 저자들은 철저하게 '나'를 지우고 '너(소비자)'를 탐구할 것을 조언합니다.


디에디트 에디팅의 핵심은 수용자의 자기애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도구적 가치를 제공하는 일입니다. 독자는 에디터의 고결한 취향 그 자체를 숭배하기보다, 그 취향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변모시켜 줄 수 있는지에 관심을 둔다는 겁니다.


실제로 오래 살아남는 콘텐츠는 단순하다는 것도 짚어줍니다. “제가 한번 써봤는데요.” “이거 해봤는데 이렇게 되더라고요.” 이런 이야기가 오래 살아남는다고 말입니다. 취향을 감상하기보다는 선택을 따라 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매끄럽게 가공된 성공담보다 거칠고 투박한 시행착오의 서사가 대중의 강력한 심리적 동조를 이끌어내는 현상도 짚어줍니다. 페인트를 칠하다 망한 이야기, 충동구매 후 후회했던 경험과 같은 취약성의 공유말입니다.


평범한 개인이 치열한 시장에서 하나의 굳건한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명한 캐릭터가 필수입니다. 디에디트는 초기 테크 신제품 리뷰 시장에 진입할 때 틈새를 정확히 파고들었습니다. 당시 테크 제품을 다소 딱딱하게 다루는 남성 위주의 리뷰 영상 사이에서 여성이 소개하는 감성 리뷰를 선보였습니다.


콘텐츠가 임계점을 넘어 비즈니스로 기능하기 시작할 때, 기획자들은 충성 독자층의 공고화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디에디트는 독자를 고정된 자산으로 보지 않고, 유동적인 흐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콘텐츠 비즈니스의 본질이 소유가 아니라 대응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독자의 충성도라는 환상에 안주하는 순간, 기획자는 변화하는 시장의 역동성을 읽지 못하고 정체됩니다.


어그로와 썸네일을 통해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전달하여 끊임없이 유입되는 새로운 대중을 포획해야 하며, 독자가 충성하는 대상은 결코 특정 채널이나 창작자가 아니라 자신의 현재 관심사 그 자체라는 냉정한 사실을 수용해야 합니다.


친밀함을 유지하되 선을 넘지 않는 에디팅 원칙, 그리고 모든 정성적 가치를 철저하게 숫자로 환산해 보는 데이터 리터러시야말로 콘텐츠를 지속 가능한 매출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핵심 동력입니다.





AI는 완벽하고 정제된 문장을 구사하지만, 인간의 사유는 언제나 샛길로 새고, 우연히 마주친 낯선 자극에 매혹되며, 무수한 삽질 속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맥락을 형성합니다. AI가 글을 매끄럽게 다듬는 노동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 덕분에, 인간은 비로소 더 밀도 높은 삽질, 즉 자신만의 고유한 취향을 디깅(Digging)하고 레퍼런스를 탐색하는 의외성 가득한 산책에 몰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고 정렬하는 기계적 프로세스는 AI에게 맡기고, 그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을지 말지 결정하며 맥락을 부여하는 최종 설계자로서의 역할. 그것이 바로 디에디트가 명명한 AI 시대의 위대한 미라클 에디팅의 본질이자, 오직 인간 에디터만이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예술적 영역인 것입니다.


자신의 취향과 파편화된 지식을 어떻게 시장에서 통용되는 돈이 되는 브랜드로 구조화할 수 있는지, 날것 그대로의 실전 생존 필살기와 메타인지적 캐릭터 구축 프로세스를 전수받을 수 있는 『미라클 에디팅』. 130만 구독자를 매료시킨 디에디트의 멀티 플랫폼 관통 전략과 유동적인 대중의 소비 트렌드를 붙잡는 후킹 메커니즘을 통해, 매너리즘에 빠진 기존 기획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 있는 실용적인 팁을 얻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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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
석민진 지음 / W미디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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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메릴랜드 파티시에가 부엌에서 발견한 삶의 결정적 순간들 『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 더 좋은 직장, 더 넓은 집, 더 특별한 여행, 더 많은 성취를 얻으면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석민진 파티시에는 행복은 도착점이 아니라 오늘의 태도이며, 기다리는 감정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내는 생활의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저자 석민진은 미국 메릴랜드에서 세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파티시에입니다. 미국 Great American Cake Show 케이크 데커레이션 부문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한 실력 있는 베이커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는 육아, 요리, 자기계발 그 모든 장르가 한데 섞여 만들어진 생활 철학 에세이에 가깝습니다. 쿠키 반죽을 치대듯 삶의 순간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립니다.


가족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엄마, 우리는 부자예요?」, 「아빠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해요?」 같은 글들은 아이들의 질문을 통해 가치 기준을 되묻습니다. 아이들은 함께 웃는 시간과 부모의 관심 속에서 부유함을 발견합니다.


「다정한 가족의 비밀은 애칭에 있다」 글에서는 가족 관계를 유지하는 핵심이 작은 언어 습관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요즘 사람들은 관계가 어려워졌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관계가 어려워진 이유는 사소한 정성을 잊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상의 소중함을 말하면서도 실제로 일상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데 성공하는 이들은 드뭅니다. 특히 「AI는 요런 걸 못 하지~」 글처럼 효율과 생산성 중심의 시대에 작가는 웃음, 우연, 감탄 같은 감정의 영역을 다시 불러냅니다.


"엄마도 어릴 땐 몰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됐어. 그 나이에는 아무것도 보태지 않은 그대로가 가장 눈부시다는 걸."이라는 문장은 「그대로가 정말 예뻐서 그래」라는 글의 정서를 보여줍니다. 작가는 아이를 바라보며 깨달은 진실을 전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상태였다는 것을요.





방학을 맞이한 삼 남매의 역동적인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치유하는 슬라임 처방전 에피소드도 재밌습니다. 사소한 다툼을 혼내는 대신, 미니멀리즘 슬라임을 함께 만들며 거실 바닥에 평화를 들여놓습니다. 아이들의 손끝에서 말랑하게 빚어지는 슬라임 반죽처럼 일상의 갈등을 유연하게 주무를 줄 아는 지혜야말로 지친 부모들에게 필요한 처방전입니다.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낯선 나라에서 살아가는 경험은 관계의 본질을 더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담장을 낮추고 이웃과 음식을 나누는 행위, 공항에서 마주친 타인의 배려에 감사하는 마음, 그리고 자신이 구운 쿠키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수많은 교감은 울림을 줍니다.


요즘 우리는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인맥을 확장하는 데 익숙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관계를 투자나 전략이 아닌 시간의 축적으로 바라봅니다. 관계는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늙어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들려줍니다.


「당연함을 지우니 감사함이 남았다」, 「귀찮다는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걱정은 상상력의 잘못된 사용법」 처럼 소제목만으로도 공감되는 글이 가득합니다. 행복을 낙관주의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행복은 사고방식의 훈련이며 언어 습관의 결과라고 말합니다. 말 한마디가 삶의 분위기를 바꾸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같은 현실도 어떤 언어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파티시에인 작가에게 부엌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공간이 아닙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기다림을 배우는 장소입니다. 베이킹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합니다. 반죽은 시간을 건너야 하고, 발효는 서두른다고 빨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오늘도, 베이킹」, 「마음을 포장하는 일에 대하여」, 「정성을 다하는 일밖에」 같은 글들은 사실 음식 이야기가 아니라 삶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잊고 지냈던 손편지의 감동, 직접 만든 음식의 따뜻함, 함께 식사하는 시간의 의미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작가는 부엌에서 행복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행복은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지속됩니다.





작가는 현실의 어려움을 모르는 사람이 아닙니다. 낯선 나라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일을 하고, 글을 쓰며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책 속 문장들은 생활 속 검증을 거친 조언처럼 다가옵니다.


『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는 쿠키를 굽고, 설거지를 하고, 아이와 대화하고, 이웃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들 속에서 행복의 구조를 보여줍니다. 읽고 나면 특별한 깨달음을 얻었다기보다 잊고 있던 중요한 사실을 다시 떠올린 느낌이 남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좋은 에세이의 조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행복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이미 행복이 머물고 있는 자리를 가리켜 줍니다. 그리고 그 자리는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바로 오늘의 부엌, 오늘의 식탁, 오늘의 가족, 그리고 오늘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행복은 성취가 아닌 알아차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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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명카피 핸드북 2 - 最初の恋は、何度してもいい。 첫사랑은 몇 번을 해도 좋다. 일본어 명카피
정규영 지음, 후지이 와카나 감수 / 길벗이지톡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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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좋은 광고 카피를 만나면 묘한 기분이 듭니다. 제품을 소개하는 문장인데 내 이야기를 듣는 것 같고, 몇 글자 되지 않는 짧은 문장인데 오래된 기억 하나가 불쑥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뛰어난 카피는 광고의 영역을 넘어 문학과 철학, 심리학의 경계를 가볍게 넘나듭니다.


정규영 작가의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 2』는 일본어 학습서이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에 대한 탐구서입니다. 전작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이 큰 사랑을 받았던 이유 역시 일본어를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문장의 감동을 전달했기 때문이니다.


현직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규영 작가는 일본 최고의 카피라이터들이 남긴 문장들을 수집하고 해설하며, 그 안에 숨어 있는 시대의 분위기와 인간의 감정을 함께 읽어냅니다.


일본어를 배우는 책이면서 동시에 삶을 배우는 책입니다. 인생, 일상, 일, 용기, 사랑이라는 다섯 개의 주제는 우리가 하루하루 부딪히며 살아가는 문제들입니다.


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문장들은 오히려 익숙해서 보이지 않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소니 워크맨 광고 "어서 오렴, 너는 음악이 있는 별에 태어났단다." ようこそ、キミは音楽のある星に生まれたんだよ。에 담긴 일본어 표현 'ようこそ'의 뉘앙스를 짚어냅니다.





일상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어서오세요', '환영합니다'라는 의례적인 인사말을 넘어, 이 지구라는 별에 발을 디딘 영혼을 향한 환대로 작용합니다. 음악이 존재하지 않는 삭막한 세상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지 않느냐는 저자의 반문은, 매일 아침 스트리밍 앱을 켜는 이들에게 기술이 선물한 감성의 원형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줍니다. 인생 파트를 관통하는 문장들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며 그냥 지나치는지 깨닫게 합니다.


일상 파트에서는 서점 프로모션 광고의 문장이 와닿습니다. "비, 혼자, 독서. 이 세 가지만으로도 조금은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아." 雨、ひとり、読書。3つ揃うだけで、ちょっといい日になりそう。행복의 조건을 최소화하는 이 문장은 공감의 탄성을 지르게 만듭니다. 〜そう라는 표현이 확신이 아닌 예감을 담는다는 설명도 이 문장의 여운을 더합니다.


일 파트는 블랙 코미디적인 색채를 띱니다. 이 장에서는 일과 나 사이의 건강한 거리감, 그리고 노동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휴식의 본질을 파고듭니다.


"불가능이란 없다. 부탁하는 사람의 머릿속에는." 不可能なんてない。頼む側の頭の中には。첫 줄만 보면 스포츠 브랜드의 열정 카피처럼 읽히지만, 뒷줄이 뒤집습니다. 불가능이 없다고 믿는 건 부탁하는 사람의 머릿속에서라는 것. 頼む(부탁하다)가 비즈니스 상황에서는 상사의 지시, 떠넘김의 뉘앙스가 된다는 걸 다들 공감할 겁니다.


"하루가 계속 밝기만 했다면, 사는 게 더 힘들었을걸?" 一日がずーっと明るかったら、生きてるの、もっとタイヘンだったかもね。 이 카피가 맥도날드 광고라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광고 속 두 여고생의 장면 — 시험을 망치고 훌쩍이는 친구에게 말없이 감자튀김을 건네는 행위 — 은 어떤 위로의 언어보다 강합니다.


저자는 ずーっと의 장음 표기와 大変의 가타카나(タイヘン) 처리에 주목합니다. 카피라이터가 감정의 강도를 조절하기 위해 쓰는 시각적 언어입니다. 〜ね가 동의와 공감을 구하는 뉘앙스를 만든다는 설명과 함께, 일본어 표현의 섬세함을 짚어줍니다.





책의 부제이기도 한 "첫사랑은 몇 번을 해도 좋다" 最初の恋は、何度してもいい。에 얽힌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면 새롭게 다가옵니다. 우타다 히카루의 앨범 First Love 15주년 기념 광고였습니다. 첫사랑은 지나간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들을 때마다 되살아납니다. 그 감정을 '다시' 느끼는 것이 허락되는 겁니다. 이 카피는 과거를 낭비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광고와 언어에 관심 있는 카피라이터 지망생, 일본 문화의 감수성을 언어를 통해 접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카피가 담긴 시대적 맥락과 일본어 표현의 뉘앙스를 동시에 익힐 수 있습니다. 읽다 보면 좋은 문장이 기억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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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동화 책이 사라진 날 어린이를 위한 웹툰동화
이윤창 지음, 고정욱 원작 / 더블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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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긴 텍스트만 보면 눈이 흐려지고 "세 줄 요약 좀"을 외치는 요즘. 종이책이 어쩌면 고대 문명의 유물처럼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웹툰의 옷을 입고 인류의 뇌세포를 구출하러 온 재밌는 동화책을 소개합니다. 아동 청소년 문학계의 네임드 타자 고정욱 작가의 탄탄한 뼈대에, 네이버웹툰 《좀비딸》로 눈물과 콧물을 쏙 빼놓았던 이윤창 작가의 개그 포텐이 폭발한 『웹툰동화 책이 사라진 날』입니다.


문해력 붕괴라는 무거운 주제를 유머감각으로 세련되게 비틀어낸 고단수의 정석을 만나게 됩니다. 고정욱 작가의 스토리에 이윤창 작가의 유쾌한 연출이 만나 완성된 활자 구출 작전! 외계인이 벌인 황당무계한 활자 금지령의 세계로 빠져들어가봅니다.


평화롭던 지구 하늘에 쟁반 짜장처럼 둥근 UFO들이 떼거지로 몰려오며 인류의 일상은 순식간에 일시 정지됩니다. 그런데 이 외계인들, 침략 방식이 꽤 신박합니다. 음험하고 치밀한 전략을 들고나왔으니 바로 인류의 지능 통제입니다. 인간들이 똑똑해져서 반항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구상의 모든 책을 압수하기 시작합니다.





스마트폰 알고리즘에 영혼을 저당 잡혀 스스로 독서를 멀리할 때, 외계인들은 아예 물리적으로 책을 증발시켜 버립니다. 뇌를 굳게 만드는 우민화가 더 무섭다는 사실을 댕청한 표정 연출로 찰지게 표현해냅니다.


지구를 접수한 외계인 대장은 붉은 피부를 뽐내며 전 세계 모니터에 등장해 롸바롸바거리는 외계어로 무시무시한 포고령을 투하합니다. 지구인들은 더 이상 책과 지식 정보를 모으고 배울 수 없다고 말이죠.


학교도 안 가고, 시험도 없고, 책 안 읽는다고 등짝 스매싱을 당하지도 않는 유토피아가 열린 겁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뇌를 쓰지 않고 매일 놀기만 하는 아이들의 상태가 영 이상해집니다. 어휘력이 마이너스 통장 통과하듯 깎여 나가더니, 대화는 단어 몇 개로만 이루어지고 사소한 일에도 앞뒤 재지 않고 주먹부터 나가는 원시인 콤보를 달성합니다.


책을 읽으면 몸이 미생물로 변한다는 외계인의 협박보다, 책을 안 읽어서 스스로 정신적 아메바가 되어가는 풍경은 블랙코미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생각이란 걸 하면 지는 것 모드로 멍하니 지낼 때, 영웅은 나타나는 법입니다. 노는 것보다 활자가 주는 쾌감이 더 짜릿했던 상진이와 민지입니다.





두 아이에게 책은 지루한 숙제 더미가 아니라, 스크롤을 내리지 않아도 뇌내 가상현실을 풀가동해 주던 최고의 오락기였습니다. 둘은 외계인의 레이더망을 피해 글자를 읽겠다는 용감한 도전을 감행합니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아이들의 은밀한 독서 파티는 결국 덜미를 잡히고 맙니다. 특유의 개그 컷과 긴박한 스토리로 흥미진진하게 텍스트 탈환 작전을 관람하게 됩니다.


우리를 스마트폰 노예가 아닌 진짜 인간으로 살게 하는 유일한 치트키는 바로 책을 읽는 행위 그 자체라는 사실을 이보다 재밌게 보여줄 수 있을까요. 뻔한 독서 권장 도서의 지루함을 완전히 걷어냈습니다. 킹받는 개그 연출과 스펙터클한 스토리가 어우러져 페이지가 광속으로 넘어갑니다.


독서에 흥미를 붙이고 문해력을 떡상시키는 유쾌하고 실용적인 백신이 되어줄 『웹툰동화 책이 사라진 날』. 웹툰과 동화가 만나 되살린 독서의 놀라운 힘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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