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
석민진 지음 / W미디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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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메릴랜드 파티시에가 부엌에서 발견한 삶의 결정적 순간들 『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 더 좋은 직장, 더 넓은 집, 더 특별한 여행, 더 많은 성취를 얻으면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석민진 파티시에는 행복은 도착점이 아니라 오늘의 태도이며, 기다리는 감정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내는 생활의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저자 석민진은 미국 메릴랜드에서 세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파티시에입니다. 미국 Great American Cake Show 케이크 데커레이션 부문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한 실력 있는 베이커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는 육아, 요리, 자기계발 그 모든 장르가 한데 섞여 만들어진 생활 철학 에세이에 가깝습니다. 쿠키 반죽을 치대듯 삶의 순간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립니다.


가족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엄마, 우리는 부자예요?」, 「아빠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해요?」 같은 글들은 아이들의 질문을 통해 가치 기준을 되묻습니다. 아이들은 함께 웃는 시간과 부모의 관심 속에서 부유함을 발견합니다.


「다정한 가족의 비밀은 애칭에 있다」 글에서는 가족 관계를 유지하는 핵심이 작은 언어 습관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요즘 사람들은 관계가 어려워졌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관계가 어려워진 이유는 사소한 정성을 잊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상의 소중함을 말하면서도 실제로 일상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데 성공하는 이들은 드뭅니다. 특히 「AI는 요런 걸 못 하지~」 글처럼 효율과 생산성 중심의 시대에 작가는 웃음, 우연, 감탄 같은 감정의 영역을 다시 불러냅니다.


"엄마도 어릴 땐 몰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됐어. 그 나이에는 아무것도 보태지 않은 그대로가 가장 눈부시다는 걸."이라는 문장은 「그대로가 정말 예뻐서 그래」라는 글의 정서를 보여줍니다. 작가는 아이를 바라보며 깨달은 진실을 전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상태였다는 것을요.





방학을 맞이한 삼 남매의 역동적인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치유하는 슬라임 처방전 에피소드도 재밌습니다. 사소한 다툼을 혼내는 대신, 미니멀리즘 슬라임을 함께 만들며 거실 바닥에 평화를 들여놓습니다. 아이들의 손끝에서 말랑하게 빚어지는 슬라임 반죽처럼 일상의 갈등을 유연하게 주무를 줄 아는 지혜야말로 지친 부모들에게 필요한 처방전입니다.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낯선 나라에서 살아가는 경험은 관계의 본질을 더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담장을 낮추고 이웃과 음식을 나누는 행위, 공항에서 마주친 타인의 배려에 감사하는 마음, 그리고 자신이 구운 쿠키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수많은 교감은 울림을 줍니다.


요즘 우리는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인맥을 확장하는 데 익숙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관계를 투자나 전략이 아닌 시간의 축적으로 바라봅니다. 관계는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늙어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들려줍니다.


「당연함을 지우니 감사함이 남았다」, 「귀찮다는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걱정은 상상력의 잘못된 사용법」 처럼 소제목만으로도 공감되는 글이 가득합니다. 행복을 낙관주의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행복은 사고방식의 훈련이며 언어 습관의 결과라고 말합니다. 말 한마디가 삶의 분위기를 바꾸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같은 현실도 어떤 언어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파티시에인 작가에게 부엌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공간이 아닙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기다림을 배우는 장소입니다. 베이킹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합니다. 반죽은 시간을 건너야 하고, 발효는 서두른다고 빨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오늘도, 베이킹」, 「마음을 포장하는 일에 대하여」, 「정성을 다하는 일밖에」 같은 글들은 사실 음식 이야기가 아니라 삶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잊고 지냈던 손편지의 감동, 직접 만든 음식의 따뜻함, 함께 식사하는 시간의 의미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작가는 부엌에서 행복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행복은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지속됩니다.





작가는 현실의 어려움을 모르는 사람이 아닙니다. 낯선 나라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일을 하고, 글을 쓰며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책 속 문장들은 생활 속 검증을 거친 조언처럼 다가옵니다.


『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는 쿠키를 굽고, 설거지를 하고, 아이와 대화하고, 이웃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들 속에서 행복의 구조를 보여줍니다. 읽고 나면 특별한 깨달음을 얻었다기보다 잊고 있던 중요한 사실을 다시 떠올린 느낌이 남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좋은 에세이의 조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행복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이미 행복이 머물고 있는 자리를 가리켜 줍니다. 그리고 그 자리는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바로 오늘의 부엌, 오늘의 식탁, 오늘의 가족, 그리고 오늘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행복은 성취가 아닌 알아차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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