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더 성장하는 기업 사라지는 기업 - AI를 도입해도 당신의 조직이 바뀌지 않는 진짜 이유 ㅣ CEO의 서재 49
박준 지음 / 센시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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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AI를 도입하고, 직원들의 업무 시간을 감축했다고 환호하지만 정작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와 성과는 제자리걸음을 걷는 기현상을 겪습니다. SK텔레콤에서 AI 혁신과 사업화를 현장에서 직접 이끌어온 박준 저자는 『AI로 더 성장하는 기업 사라지는 기업』에서 이 난제의 핵심 원인을 파헤칩니다.


최근 뉴욕증시의 기술주 하락은 AI 시대 기업들이 직면한 새로운 현실을 보여줍니다. 인텔은 현금 지출 부담과 부진한 실적 전망으로 주가가 급락했고, 아마존 역시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가운데 현금흐름 악화가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습니다. 시장이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AI에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하느냐가 아니라, 그 투자가 언제 어떻게 수익과 경쟁력으로 돌아오느냐는 문제입니다.





『AI로 더 성장하는 기업 사라지는 기업』이 던지는 질문과 맞닿아 있습니다. AI는 그 자체로 경쟁우위가 아니며, 누구나 돈을 지불하고 살 수 있는 외부 도구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AI 복리 엔진은 AI를 활용한 성과가 일회성으로 소비되지 않도록 설계하는 개념입니다. AI가 만들어낸 결과를 다시 데이터와 경험으로 축적하고, 이를 다음 판단과 실행에 활용하는 닫힌 루프가 핵심입니다.


AI 모델은 외주화할 수 있고 언제든 더 성능 좋은 모델로 교체될 수 있지만, 회사가 오랫동안 쌓아온 현장의 데이터, 노하우, 브랜드, 유통망, 숙련 인력의 암묵지는 절대 외주화할 수 없는 유일한 해자입니다.


특히 단순 시간 절감의 착각에 대해 짚어주는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직원들이 AI를 써서 업무 시간을 10분 줄였다고 해서 기업 가치가 저절로 상승하지 않습니다. 단순 작업 시간 단축은 파킨슨의 법칙이나 무의미한 행정 업무 확대로 흡수되어 사라지기 쉽다고 합니다.


진정한 AI 혁신은 AI가 아껴준 것이 직원의 시간인가, 고객의 시간인가?, AI를 사용할수록 우리 회사에는 무엇이 쌓이고 있는가에 답할 수 있어야 하는 겁니다. AI의 판단 결과를 일회성으로 소비하지 않고, 회사의 독자적인 기억과 컨텍스트로 축적하여 다음 의사결정을 더 정교하게 만드는 학습 및 평가 루프를 만들어야 진짜 복리가 작동합니다.


『AI로 더 성장하는 기업 사라지는 기업』은 IT 컨설팅 프레임워크나 난해한 기술 이론 대신, 경영자와 현업 실무자가 읽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을 알려줍니다.


토큰 경제학이란 개념부터 짚어봅니다. 서버 대신 토큰이 생산 단위가 되는 시대입니다. AI 시대에는 인공지능이 생각하고 추론할 때마다 소모되는 토큰의 양이 곧 기업의 자본 지출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젠슨 황의 키노트처럼 엔지니어의 생산성은 연봉뿐만 아니라 주어진 토큰 예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경영진이 토큰 지출을 어떻게 관리하고 자본화할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보이지 않는 부채와 비용에 직면하게 됩니다.


UI/UX 기반의 사각형 화면을 거치는 기존 소프트웨어 방식이 무너지고, AI 에이전트가 직접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가 열립니다. AI 도입으로 개발 속도가 4배 빨라질 수 있지만, 보안 취약점과 관리되지 않는 코드 부채는 10배 이상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짚어줍니다.





전략과 실행의 마찰을 극복하고, AI가 단순한 비용 지불을 넘어 기업의 실질적 성장을 이끌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조직에 본격적으로 AI라는 복리 엔진을 장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합니다.


『AI로 더 성장하는 기업 사라지는 기업』은 전략 자산 4분면 프레임워크를 통해 기업의 자산을 고유성과 증폭 가능성이라는 두 축으로 구분해 AI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검토하도록 돕는 방식입니다.


고유성은 해당 자산이 얼마나 기업만의 특성을 담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기준입니다. 증폭 가능성은 AI를 활용했을 때 그 자산의 가치나 효과를 얼마나 크게 높일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이 두 관점을 함께 보면 AI를 어디에 먼저 적용하고, 어떤 역량을 내부에 축적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IT/지원 부서가 주도하는 기술 중심 프로젝트가 아니라, 현장의 업무 맥락을 가장 잘 아는 실무 현업이 지휘하고 IT 부서가 조력하는 팀워크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도 합니다.





부록으로 180일 로드맵이 담겼습니다. 외부 AI 솔루션에만 의존한 기업은 시간이 지나도 공급자만 학습시킬 뿐 내부 자산이 남지 않습니다. 반면, AI의 제안과 실제 사업 결과를 연결해 자사만의 판단 기준을 축적한 기업은 AI 모델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해자를 완성합니다.


AI 혁신의 목표를 "무엇을 바꿀 것인가"로 명확히 정의하는 초반 기간, 전략 자산 4분면 중 요새(Fortress) 영역에 토큰과 핵심 인재 집중 투입하는 기간, 직무 중심에서 스킬 중심으로 역할 재설계 및 평가 루프 구축하는 기간, 모델 교체 후에도 남아 있는 자사 고유의 학습 자산 재점검 기간까지 AI 혁신 실전 액션 플랜이 유용합니다.


180일 만에 완성하는 조직 맞춤형 AI AX 로드맵 『AI로 더 성장하는 기업 사라지는 기업』. AI 전환을 기술 도입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경쟁우위와 실행 구조의 문제로 바라봅니다. AI의 가능성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어디에 자원을 집중해야 하는지, 성과가 조직에 축적되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AI 시대, 살아남는 기업의 비밀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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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카드를 긁는 곳 - 230만 영수증 데이터로 보는 오프라인 소비 트렌드
이재흔.한국신용데이터(KCD)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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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유행은 왜 그렇게 빨리 바뀔까요? 새로운 디저트가 등장하면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전에 매장부터 찾습니다. 쉽게 결제하고 당일배송되는 고효율 온라인 시스템 속에서도 굳이 오프라인으로 나섭니다.


이런 변화를 두고 유행은 원래 빠르게 바뀌는 것이라고 말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설명만으로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왜 특정한 공간과 상품에 시간과 돈을 쓰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 12년 동안 트렌드를 연구해 온 이재흔 저자와 전국 230만 사업장의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출간한 『우리가 카드를 긁는 곳』에서 그 이유를 알려줍니다.





막연한 직감이나 소문이 아니라, 한국신용데이터의 230만 가맹점 결제 데이터와 수십억 건의 매출 정보라는 거대한 데이터 축 위에서 출발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말로 설명할 때보다 실제로 돈을 쓸 때 더 구체적인 선택을 합니다. 건강한 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주말마다 술자리를 찾을 수 있고, 새로운 경험을 원한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익숙한 장소를 반복해서 방문할 수 있습니다.


말로 표현한 가치와 실제 행동 사이에는 간극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소비 데이터는 이 간극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입니다. 그 숫자의 족적 위에 2030 세대의 깊은 마음과 욕망을 덧입혀 오프라인 트렌드의 본질을 밝혀냅니다.


『우리가 카드를 긁는 곳』은 오프라인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을 희소성, 감각, 연결, 경험이라는 4가지 핵심 코드를 통해 디저트와 취미, 핫플레이스와 로컬 상권, 웰니스와 외식, 관광까지 서로 달라 보이는 현상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합니다.


과거에는 자본력을 갖춘 대형 브랜드가 유행을 주도했다면, 지금은 얼마나 차별화된 새로움을 전달하느냐가 핵심입니다. 작은 브랜드와 소상공인들이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유연하고 빠르게 메뉴를 바꾸고 변주를 줄 수 있을 때 희소한 가치를 창출해 냅니다.


두쫀쿠, 상하이 버터떡, 우베 음료로 이어지는 디저트 시장의 흐름은 유행의 마이크로화와 생주기의 단축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KCD 매출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등장한 두바이 초콜릿(11개월), 두쫀쿠(5개월), 버터떡(4개월) 등은 매출 정점을 찍고 반감기에 도달하는 주기가 눈에 띄게 짧아졌습니다.





온라인이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독보적인 무기는 바로 감각입니다. 슬라임이나 키캡 키링을 만지고, 말랑이와 디저트의 쫀득·바삭한 식감에 집착하는 현상은 직관적인 촉각, 청각적 만족을 갈구하는 소비 심리를 보여줍니다.


길빵(길거리에서 음식을 먹는 행위)이나 야장(밖에서 술과 음식을 먹는 문화)에 열광하고 하천변 산책로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짧아진 봄·가을을 온몸으로 누리려는 제철 코어 욕구가 오프라인 공간 소비로 표출된 것이라고 합니다.


과거의 모임이나 회식이 혈연·학연·직장 중심의 끈끈한 결속을 강요했다면, 오늘날 2030의 모임은 완전히 양상이 다릅니다. 목적 없는 인맥 형성은 배제됩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함께 누리거나,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감시 장치가 되어 밀린 일을 처리하는 식의 실용적이고 느슨한 소셜링이 대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소속감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의 취향을 확장하기 위한 입구로서 오프라인 모임과 트라이브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더불어 공간 소비의 기준이 완벽히 경험으로 바뀌었습니다. 백화점은 상품 판매대 대신 대형 팝업스토어와 미디어 아트를 전면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특정 팝업스토어 하나만을 위해 이동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해당 지역이나 상권 전체의 경험을 설계하며, 팝업스토어를 방문의 목적지가 아닌 전체 동선 중 하나인 경유지로 소비합니다.


핫플과 일상의 지형도 변화에 대한 파트도 흥미롭습니다. 성수·도산공원이 2030 전유물이었다면, 신당과 서순라길은 중장년층과 2030이 고르게 섞이는 지역색 발굴 상권으로 성장했습니다. 달리기에 재미를 더한 만두런·설레임런 등 펀러닝 문화도 확산되었습니다.


과거 통큰치킨 류의 양적 가성비에서 벗어나, 동일 예산 내에서 얼마나 다양한 맛과 경험을 고를 수 있는가로 가성비 기준이 새롭게 생기기도 했습니다. 소용량 파인 다이닝 디저트나 여러 메뉴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콤보 상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무작정 양을 늘려 단가를 낮추는 고전적 가성비 공식은 완전히 파기되었습니다.





희소한 경험을 먼저 얻으려는 마음, 감각을 직접 느끼려는 욕구,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느슨한 연결, 공간에서 얻는 특별한 경험이 서로 연결되면서 오늘날의 소비를 설명하는 『우리가 카드를 긁는 곳』. 결국 우리가 카드를 긁는 곳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어떤 삶을 원하는지 드러내는 단서입니다.


내가 무엇을 구매하는지뿐 아니라 왜 그것을 선택했는지 이해하면, 취향이라고 여겼던 행동 속에서 시대의 영향과 개인의 욕구를 함께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사업자에게는 고객 경험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는 데 도움됩니다. 소비 행동을 이해하는 질문이 구체적일수록 다음 변화를 관찰하는 시야도 넓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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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 영어회화 - 넷플릭스 공식 대본으로 만든 첫 번째 영어 학습서
라이언 박 해설 / 길벗이지톡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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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자막 없이는 맥락을 파악하기 힘든가요? 시험용 암기 문법과 현실의 살아 있는 입말 사이에 갭이 있어서이기 때문입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영어회화』는 넷플릭스와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공식 대본 원본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어 학습서입니다.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속 K-pop 원탑 걸그룹 헌트릭스와 괴물 신인 사자 보이즈의 매력적인 캐릭터 대사 300문장을 엄선했습니다. 좋아하는 애니메이션도 즐기면서 영어 회화 감각을 끌어올려 봅니다.


스토리의 극적 흐름과 감정의 변화에 따라 전체 300개 문장을 5개의 파트로 구성합니다. 무대 위 압도적인 카리스마부터 진솔한 속마음을 털어놓고 조건 없는 신뢰를 전달하는 세밀한 모습까지, 상대의 말에 깊이 공감하는 리액션과 현장감 넘치는 구어체 표현이 등장합니다.





왼쪽 페이지에는 영어 대사를, 오른쪽 페이지에는 한국어 해석이 나와 있습니다. 텍스트를 읽고 뉘앙스를 확인하는 인풋 학습과 한국어를 보고 0.1초 만에 영어 대사를 떠올리는 아웃풋 훈련을 하기 딱입니다.


교과서식 "I completely agree with you." 대신 구어체에서 강한 긍정과 확신을 나타내는 "A thousand percent."나, 팬들을 향한 진정성을 담은 "Our fans deserve the best." 같은 표현을 배워봅니다. 생생한 입말을 통해 원어민이 실제 대화에서 사용하는 뉘앙스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말에 강하게 동의하고 싶을 때, 친구에게 조심하라고 말할 때, 누군가에게 힘을 북돋아 주고 싶을 때. 뜻을 알고 있는 단어는 많아도 순간에 맞는 표현을 고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영어회화』에서는 어떤 상황에서 누가 어떤 감정으로 말하는지 애니메이션으로 이미 알고 있다 보니 그 표현이 사용되는 장면까지 함께 기억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표현의 뜻만 외우기보다 누구에게, 어떤 관계에서, 어느 정도의 강도로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면 학습의 폭이 넓어집니다.


게다가 캐릭터의 말투 차이도 은근 재밌습니다. 직설적인 미라, 리더십을 보여 주는 루미, 솔직한 조이 등 인물마다 다른 말하기 방식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말하는 사람의 성격과 상황에 따라 표현의 선택이 달라진다는 걸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These are a constant reminder of my shame." (이건 내 치부의 영원한 흔적이야"라든지 "I'm nothing like you." (난 너랑 전혀 달라.) 문장도 애니를 보며 좋아했던 장면입니다. 애니를 볼 땐 그냥 넘겼지만, 이렇게 활자로 만나니 눈에 쏙 박힙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영어회화』는 덕질이라는 가장 강력한 내적 동기를 회화 실력으로 바꿔줍니다. 원어민 성우진의 100% 음원 지원, 각 파트별 빈칸 채우기, 대화문 복습 코너 등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캐릭터 스티커도 있어 굿즈 역할도 제대로입니다.


작품의 세계관을 아끼는 팬은 물론, 살아있는 원어민 구어체를 쉽고 재미있게 체득하고 싶다면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영어회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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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의 작은 정원들 - 무너진 나를 다시 세우는 골목 정원 이야기
최윤선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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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매일 타인의 고통과 비명을 보살피는 직업군이 있습니다. 하지만 타인을 살리는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이 정작 스스로의 삶이 깨져가는 신호를 감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중환자실과 응급실이라는 극한의 임상 현장에서 생사의 갈림길을 지키던 최윤선 저자는 가슴이 답답해지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심각한 번아웃을 경험합니다.


그렇게 마흔 중반이라는 나이에 삶의 방향을 바꿉니다. 산림치유지도사이자 숲해설가로 전업한 그는 현재 비퀠(북촌퀘렌시아랩) 도심숲센터 대표로 활동하며, 북촌·궁궐·공원·인왕산 등 도심 속 자연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성장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촌의 작은 정원들』은 멀리 있는 산과 숲을 찾아가는 탈출형 치유가 아니라, 600년 역사가 숨 쉬는 북촌의 골목과 궁궐, 공원을 천천히 걸으며 식물의 생존 방식과 인간의 내면 회복을 교차시킵니다.


정원이라 하면 높은 담장 안에 정갈하게 다듬어진 인공적 공간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북촌의 작은 정원들』은 선조들이 먼 산의 능선과 자연 경관을 창과 기둥 사이로 빌려와 감상했던 오래된 정원의 지혜, 즉 차경(借景)을 현대의 도시 골목길로 가져옵니다.


출근길 보도블록 틈새의 작은 풀꽃이나 낡은 담장 너머의 나뭇가지 한 그루 앞에 멈춰 서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만을 위한 마음 정원으로 재탄생한다는 시선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복잡하고 극심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현대 도시 생활에서 소진된 인지적 주의력이 자연의 감각적 자극을 통해 회복되는 기전을 이야기하는 카플란 부부의 주의 회복 이론, 인간 본성에 본능적으로 각인되어 있는 생명 및 자연에 대한 애착과 유대감을 재확인 시키는 에드워드 윌슨의 바이오필리아 가설 등 도시 생태학이 건네는 과학적 근거도 짚어줍니다.


이처럼 도심 속 식물을 바라보는 행위가 단순한 감상주의나 위안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 신체와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유의미한 생물학적 초록색 처방전이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열린송현 녹지광장 들판 편에서는 가을이 오면 무작정 잎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줄기와 잎자루 사이에 세포층인 '떨켜'를 만들어 물과 영양분의 이동을 스스로 차단하는 중국단풍에 대해 소개합니다.


우리 눈엔 그저 낙엽으로 보이지만, 식물에게 그것은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다음 봄을 기약하기 위한 전략적인 생존법입니다. 무언가를 손에서 놓지 못해 스스로를 방전시키는 이들에게 저자는 '마음의 떨켜'라는 생태적 언어를 건넵니다. 때로는 능동적인 비움과 단절이야말로 나라는 생명을 살리는 가장 적극적인 회복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창덕궁 희정당 돌담 틈새의 할미꽃, 원서동 궁궐 담장 옆 해치상 발치 돌 틈에서 자라난 고들빼기, 삼청공원 오래된 담벼락 아래의 귀여운 꽃마리 등 꼭 한 번 눈으로 직접 보고 싶은 식물들이 가득 소개되어 있습니다.


특히 북촌로 한옥 골목길 및 화단의 미스김라일락은 이름도 참 재미납니다. 1947년 북한산 털개회나무 씨앗이 미국으로 건너가 개량된 역사를 지닌 식물이더라고요. 도심 골목에서 강렬한 향기를 피워내는 주인공입니다.


『북촌의 작은 정원들』은 도시 공간에 대한 관점을 번잡한 소음의 지옥에서 다채로운 생명력이 들끓는 미세 정원들의 집합체로 역전시킵니다. 내가 서 있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틈새를 바라보게 만듭니다. 안국역 주차장에서 아스팔트를 뚫고 올라온 오동나무 새싹, 원서동 해치상 발치에 뿌리내린 고들빼기처럼 식물들은 도심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제 몫의 생명을 단단히 다져나갑니다.


우리 동네에는 이름부터 엉뚱하고 웃긴 쥐똥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볼품없어 보이던 그 나무는, 어느 봄날 진한 향기로 저를 사로잡아 발길을 멈추게 하면서 비로소 제게 존재를 알렸습니다. 그 앞을 지날 때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로저 울리히의 스트레스 회복 이론처럼 자연의 은은한 자극이 과각성된 교감신경을 다독이는 힘이 있음을 온몸으로 체감합니다.


『북촌의 작은 정원들』에 소개된 식물 사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산책 치유를 받는 느낌입니다. 걸음을 늦추고 허리를 숙여 작은 생명을 바라보는 그 멈춤의 순간이야말로 마음 회복의 기회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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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카피 - 보고 듣고 읽으며 발견한 것들이 카피가 되기까지
이유미 지음 / 언더라인 / 202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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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문장을 만납니다. 광고 문구와 브랜드 슬로건, SNS 게시물, 책 속 문장, 누군가 무심코 건넨 말까지 읽고 듣는 언어는 넘쳐납니다. 마음에 남는 문장을 발견하면 감탄하면서도 막상 내 글을 쓰려 하면 막막해집니다. 무엇을 써야 할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남들과 다른 생각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29CM 헤드 카피라이터 출신이자 《카피 쓰는 법》, 《편애하는 문장들》 등을 쓴 이유미 작가의 신작 『다시 만난 카피』는 이런 고민을 지닌 이들에게 다정한 해답을 건넵니다.


저자는 번뜩이는 영감이나 제로에서 시작하는 창작 대신 매일 걷는 길, 자주 가는 카페, 우연히 마주친 안내문 같은 맹맛 같은 평범한 일상에서 문장의 재료를 건져 올리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저는 상상력이 빈곤합니다. 매우 부족합니다. [...] 제로에서 시작하는 건 제 영역밖의 일입니다. 그래서 없는 이야기를 (물론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지만) 지어내는 창작자들이 그저 부럽고 존경스러워요. [...] 제가 잘하는 건 일상 관찰입니다. 그렇게 매일을 들여다본 뒤 사소한 것에도 나름의 의미를 잘 부여합니다." 

- p5


창작의 고통에 허덕이는 이들에게 내가 잘하는 것, 일상을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다독이며,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평범한 삶도 훌륭한 원료가 된다는 것 보여줍니다.


저자는 평범한 경험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그 의미를 다른 사람도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카피라이팅은 광고 문구를 만드는 기술을 넘어 세상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이 됩니다.





『다시 만난 카피』에서는 한 줄의 문장이 우리 손에 쥐어지기까지 보고, 듣고, 생각했던 일상의 궤적을 4가지 단계로 추적합니다.


첫 번째, 발견 편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을 뜻합니다. 내향인의 쉼터가 된 올리브영, 도서관의 '산책하는 책' 현수막 등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 속에서 작고 사소한 이야기와 숨은 욕망을 포착하는 시선을 다룹니다.


두 번째, 관점 편은 같은 세상을 다르게 읽는 법을 뜻합니다. 단점의 재발견, OTT에서 겪는 본전 생각, 인지심리학과 소설 속 서사 등을 통해 당연하게 여겨왔던 세상을 완전히 새로운 각도로 읽어내는 법을 에피소드로 보여줍니다.


세 번째, 연결 편에서는 카피가 삶이 되는 순간입니다. 여행길의 백팩, 드라마 대사, 일상의 통증 등 삶의 경험과 브랜드의 본질을 연결해 가슴을 울리는 카피로 확장하는 과정을 다룬 에피소드가 펼쳐집니다.


마지막으로, 변화 편에서는 카피로 다시 보는 일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불안의 장점, 감정 일기 쓰기 등 글쓰기와 기록을 통해 평범한 하루가 나만의 언어로 재탄생하고 일상의 방향이 틀어지는 순간을 담았습니다.





책 속 에피소드들은 일상적입니다. 인터넷 쇼핑으로 5만 원짜리 맨투맨 티셔츠를 살지 말지 고민하다 결제 버튼을 누르는 소소한 일상에서 출발합니다. "망설이는 이유가 가격이면 사고, 사는 이유가 가격이면 그만둬라"라는 말과 함께, 옷을 사고 나면 자연스럽게 옷장을 정리하고 방을 치우게 되는 흐름을 포착합니다. 새 옷을 사고 옷장을 정리하며 마음을 다잡는 것처럼, 일상 속 미세한 행동의 조정이 곧 삶의 방향을 트는 기폭제가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필사하기도 좋습니다. 『다시 만난 카피』의 각 꼭지 끝에는 가만히 지나쳤던 감정을 곱씹고 직접 글로 옮겨볼 수 있는 질문과 작은 훈련법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나의 하루는 어떤 모양이었지?, 나에게 '어떻게든 되게 하는' 물건이나 기억은 무엇이지?라고 스스로에게 묻게 만듭니다.


삶의 결을 다듬는 따뜻하고 명징한 언어를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다시 만난 카피』를 추천합니다.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이미 저마다의 삶을 집필하는 카피라이터이니까요. 내가 무심코 지나친 장면에도 누군가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발견하고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순간, 일상은 기록할 가치가 있는 경험으로 바뀝니다. 이 책은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를 조금 더 세밀하게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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