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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양 수업 - 비전공자, 직장인, 개발자 모두가 알아야 할 AI 리터러시
최윤철 지음 / 생능북스 / 2026년 4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인공지능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누구나 AI를 말하지만 정작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고요. 『AI 교양 수업』은 기술 자체보다 이해의 격차에 주목합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해석 능력입니다. 기술을 소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것을 판단하고 활용하는 능력 말입니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거쳐 미국 UC 버클리에서 공학박사를 취득하고, 연세대학교에서 35년간 후학을 양성해온 IT 교육의 산증인 최윤철 교수가 비전공자부터 전문가까지 모두가 알아야 할 AI 리터러시를 쉽게 알려줍니다.
저자는 튜링 테스트와 모라벡의 역설 개념을 통해 인공지능의 현주소를 짚어줍니다. 인간에게 쉬운 일이 로봇에게는 지독히 어렵고, 반대로 인간에게 어려운 고도의 계산이 로봇에게는 식은 죽 먹기라는 역설은 우리가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을 조정합니다.
딥페이크 기술이 악용되는 사례도 흔합니다. 2023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 경찰에 체포되는 장면을 조작한 가짜 영상이 SNS에 유포되었고 일부 시청자들은 실제 영상이라 믿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실재와 허구의 경계가 무너지는 초지능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AI는 결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기술이 아닙니다. 1956년 다트머스 회의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처음 탄생한 이래, 수차례의 봄과 겨울을 거쳐왔습니다. 기호주의(논리적 추론)가 지배하던 시절, 인간은 모든 지식을 규칙으로 만들어 기계에게 가르치려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치명적인 프레임 문제가 발생합니다.
인간은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로봇은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명시적으로 무엇을 고려해야 하고 무엇은 무시해도 되는지 일일이 알려주지 않으면 판단하기 어려운 일들 말입니다.
부엌을 청소하라는 특정한 명령 하나를 수행하기 위해 세상의 모든 변수를 계산해야 하는 기계의 고충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상식이라는 높은 벽을 넘는 것이 얼마나 고차원적인 과업인지를 깨닫게 합니다.
과거의 AI가 일일이 규칙을 입력받았다면, 현대의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은 데이터 속에서 스스로 규칙을 찾아냅니다.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는 과정에서 귀의 모양과 코의 크기라는 특징값을 수치화하고, 이를 수학적 모델로 분리해내는 과정은 체계적입니다.

저자는 인공신경망의 핵심 원리인 오차역전파와 경사하강법을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냅니다. 기계가 정답과 자신의 예측값 사이의 차이를 줄여나가기 위해 미분을 사용하여 경사면을 따라 내려가는 과정은, 안개 낀 산에서 가장 낮은 골짜기를 찾아가는 탐험가와 같습니다.
사용되는 수식을 보면 AI가 얼마나 철저하게 수학적 토대 위에 서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내놓는 결과물은 마법 같은 영감이 아니라,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치열한 확률적 계산의 결과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딥러닝의 폭발적 성장은 하드웨어의 발전과 빅데이터라는 연료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미지 인식의 혁명을 가져온 CNN(합성곱 신경망)과 챗GPT의 심장인 트랜스포머 모델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단어와 단어 사이의 의미적 거리를 계산하는 어텐션 개념은 AI가 단순히 문장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파악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아마존의 추천 시스템이나 유튜브 알고리즘을 예로 들며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데이터 사이언스의 정체를 밝혀냅니다.
마지막으로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적 근간이 되는 수학과 친해져야 한다는 조언을 건넵니다. 딥러닝은 수학적 기반 위에서 발전해 왔기 때문입니다. 챗GPT를 활용해 직접 코딩을 해보는 실습도 제안하며 기술의 주체로 초대합니다.
『AI 교양 수업』은 복잡한 수식과 논리 뒤에 숨겨진 차가운 계산의 원리를 직시하게 만듭니다. AI는 정복해야 할 괴물이 아니라, 그 원리를 이해하면 우리가 부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최윤철 교수의 친절한 가이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AI 리터러시라는 무기의 정체를 이해하게 됩니다. 기술의 본질을 꿰뚫는 가장 현실적인 안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