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력 - 사람을 얻는 힘
다사카 히로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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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인간력>. 인간의 됨됨이, 인간으로서의 궁극적 역량을 뜻하는 인간력은 사회생활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인간력이 높은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실수나 잘못을 해도 크게 밉지 않다는 공통점을 가졌죠. 타인에 대한 호불호가 심한 사람,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 마음속 작은 자아가 강한 사람은 인간관계가 서툴다고 합니다. (뜨끔뜨끔)

 

인간에게 무결점의 상태란 불가능하다는 것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무의식중에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잘못도 결점도 없는 상태를 원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관계에 관한 노력을 나름 한다고 했지만, 정작 닥치는 상황에선 왜 그렇게도 실천이 힘든지. 다사카 히로시 저자는 인간관계의 지혜를 실천하는데 방해되는 몇 가지를 짚어주고, 인간력을 기를 수 있는 7가지 마음습관 실천법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체면이나 얕보이고 싶지 않아 애초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마음을 열어 사과하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좋아지지 않는 사람이라면? <인간력>에서 말하는 마음습관은 다양한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고치려 들지 않고 (그럴 수도 없지만), 상대방에게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들입니다. 

 

 

 

사람을 얻는 마음습관 실천법 7가지
1. 자신이 미숙한 존재임을 인정한다.
2. 먼저 말을 걸고 눈을 맞춘다.
3. 마음속 작은 자아를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4. 상대방의 결점을 개성으로 볼 줄 안다.
5. 말의 두려움을 알고 말의 힘을 살린다.
6. 멀어져도 영원히 인연을 끊지 않는다.
7. 악연의 의미를 깊이 생각한다.

 

이 중 어떤 것이 가장 힘든지는 저마다 다를 테죠. 개인적으로 6, 7번은 특히 실천하기 힘든 (아니, 실천하고 싶지 않은?) 것인데, 이 책 읽으며 마음을 다독여봅니다.

 

 

 

유연한 마음을 가지는 게 인간력을 높이는 마음습관의 핵심입니다. 결점이 없는 사람이 되려 하고, 결점이 없는 사람이라 믿으며, 결점이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려 하는 우리들. 먼저 완벽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저자가 인간력에 대해 크게 깨우친 계기는 학창 시절 교수님에게 들은 "자네는 붙임성이 없어."라는 한 마디였다고 합니다. 충돌 후 먼저 말 거는 마음수행이 필요합니다. 사과는 내가 하는 게 늘 옳다는 생각을 해야 한대요. 그러려면 마음속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잘못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가 있지만 속내는 자신이 미숙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걸 의미합니다.

 

자신감과 자만심은 한 끗 차이일 뿐. 내면의 진짜 자신감이 있어야 겸허함이 드러납니다. 반대로도 가능합니다. 겸허함 수행이 바로 자신의 잘못 인정하기입니다. 책임 전가하지 말라는 겁니다. 자신의 잘못, 결점, 미숙함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하나하나 극복하면서 성장해가려는 자세야말로 진짜 겸허함입니다.

 

싫은 건 죽어도 싫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좋아하기 위해 죽을 만큼 노력은 해봤는지 묻습니다. 상대를 좋아하도록 노력하는 것은 인간관계를 대처하는 중요한 마음습관 중 하나입니다. 결점은 존재하지 않고 개성만이 존재한다는 것, 싫어하는 사람은 사실 자신과 닮았다는 것, 공감이란 상대의 모습을 자기 모습처럼 생각하는 것이라는 것, 상대의 마음에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관계는 좋아진다는 것, 상대를 좋아하게 되는 것은 최고의 선물이라는 시점을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하듯 말과 마음의 관계는 밀접합니다. 혐오의 말을 하면 더 싫어지고, 호감의 말을 하면 좋아질 여지가 있습니다. 말을 함으로써 마음이 움직이는 원리죠. 그렇게 호감을 가지게 되면 말 외에 표정, 행동, 태도, 분위기 등으로도 전해지는 커뮤니케이션에서 실수를 덜하게 됩니다. 

 

언제든 누구와도 화해할 수 있는 사람이 현명하다는 건 심리 책에서도 줄곧 접했던 말이지만 실천이 정말 힘든 부분이기도 했어요. 용서, 화해... 저는 인간관계에서 이 부분이 너무 힘들거든요. 불화와 불신, 미움과 반발, 대립과 충돌이 생겼을 때 화해의 여지를 남겨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건 타인과 부딪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관계가 서툰 사람은 타인과 부딪친 다음 화해하지 못하고, 화해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화해의 여지를 남기는 지혜와 함께 유연한 마음을 믿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내가 먼저 마음을 닿지 않으면 됩니다. 화해는 결국 자기 자신과의 화해인 셈입니다.

 

 

 

악연이 나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서도 흥미로웠는데요. 만남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보게 합니다. 왜 내 인생에서 그 사람을 만난 것일까라는 생각 대신, 인생에서 타인과의 만남은 모두 자신이라는 인간의 성장을 위해 주어진 거라는 믿음을 가지라고 하는군요.

 

이 사람과의 만남, 이 괴로운 경험은 어떤 성장을 위한 것인지. 그 만남과 정면으로 마주하라고 합니다. 의미와 가치를 회피하지 말고요. 인간관계에 문제에 생겼을 땐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묻지 말고, 왜 이런 문제가 일어났을까 시점에서 생각하라고 합니다. 모든 것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인간관계가 서툰 사람이란 타인과 부딪치는 사람이 아니다.
타인과 부딪친 다음 화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며,
타인과 부딪친 다음 화해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사람이다.

 

고전을 읽고 수행한다 해서 저절로 해결되진 않습니다. 매일 인연으로 만난 사람과 정면으로 마주하라고 합니다. 실천법 중 한 가지 만이라도 바로 그날 실천해보라고 합니다. 인간력은 작은 자아로 흐려지는 마음의 거울을 닦을 때 가능합니다. 우리 마음속 작은 자아는 사라질 일이 없지만, 버리지도 없애지도 말고 한마디로 부정하지 말고 작은 자아의 움직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유연해집니다. 마음습관 7가지 실천법으로 사회생활에 필요한 인간관계 지혜를 배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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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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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후속작 <호모 데우스> 가제본으로 먼저 만났습니다. 사피엔스에서 기막힐 정도로 인류의 역사를 잘 버무렸다 싶었는데, <호모 데우스> 역시 빅히스토리와 빅퀘스천의 만남이 절묘했습니다. 유발 하라리 저자의 식견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호모 데우스>를 먼저 읽어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만, 저는 한 권의 두툼한 책을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로 나눈 상권, 하권 이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사피엔스를 먼저 읽고 <호모 데우스>를 읽으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16년 방한하기도 했던 유발 하라리 저자는 국내판 <호모 데우스>에 한국 독자를 위한 글을 마련했습니다. 내 나라를 이야기하는데 다른 나라 사람이 더 잘 파악하는 건 뭐지 싶을 정도로 북한 관계 시나리오를 잘 짚었더라고요.

 

<사피엔스>는 인류의 기원부터 현재 시점까지 호모 사피엔스의 진격을 담은 빅히스토리였다면, <호모 데우스>는 사피엔스 마지막에 언급했던 지적설계로 신이 되려는 인간의 결과물인 초인간종의 도래에 관해 깊이 파고듭니다.

 

사피엔스에서 유발 하라리 저자는 물었습니다. 유전공학, 인공지능, 나노기술을 이용한 인류의 미래는 어떠할지를요. 그는 현명한 선택이냐 그렇지 못하냐에 따라 인류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대수명이 높아진다면 일어날 일들, 즉 사피엔스보다 훨씬 우수한 인간 모델인 호모 데우스에서는 인류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를 정복했습니다. 전쟁, 기아, 역병을 해결하며 무슨 문제든 인간에 의해 관리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죠. 하지만 우리의 행복은 어떻습니까. 주관적 행복은 옛날과 크게 차이 없습니다. 생존과 번식의 기회를 늘리기 위해 적응했지, 행복을 위해 적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1세기 새로운 과제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행복을 확보하기 위해 호모 사피엔스를 재설계하는 겁니다. 인간을 초인류로 업그레이드하는 세 가지 방법은 생명공학, 사이보그 공학, 비유기체 합성입니다. 과거 전쟁, 기아, 역병을 해결하던 것에서 이제는 행복과 불멸, 신성을 추구하는 겁니다. 인간의 성능을 높이는 기술을 통해 몸과 마음을 재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호모 데우스로 업그레이드됩니다.

 

으스스한 이야기가 많은데요, 인간이 고전을 탐구하는 것은 도구와 제도가 달라졌어도 마음의 심층 구도는 동일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해요. 하지만 마음을 재설계할 수 있게 되면 호모 사피엔스는 사라지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들은 아직 멀었다고 말하지만, 그 멀었다고 하는 게 기껏 50년은 넘지 않는 수준입니다.

 

<호모 데우스>는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지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새로운 포스트 인본주의 기술들이 쏟아지면서 점차 지배력을 잃을 호모 사피엔스의 모습을, 그리고 근본이 흔들린 인본주의를 대체해 초인류 시대를 지배할 이념은 무엇일지 다양한 가능성을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1, 2부는 사피엔스 시대를 이야기합니다. 인간의 우월성을 정당화하기 위해 동원된 다양한 스토리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인간 경험이 모든 의미의 원천이라는 인본주의는 성공한 종교처럼 우리에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간의 감정과 내면의 목소리를 중요시합니다.

 

현재 세계는 개인주의, 인권, 민주주의, 자유시장이라는 자유주의 패키지가 지배하고 있지만, 21세기 과학은 이걸 흔들어버립니다. 욕망을 뉴런 발화의 한 패턴으로 보듯 생명과학은 개인이 자유의지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생화학적 알고리즘들의 집합이 지어낸 허구적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봅니다. 경험과 감수성이 원천인 인본주의의 근간을 흔들 새로운 포스트 인본주의 기술들로 감정을 계산하고 설계하고 꿰뚫는 기술을 가지는 순간, 인간 경험은 설계 가능한 제품이 됩니다.

 

 

 

알고리즘은 언제나 옳다!

거의 모든 것을 더 잘할 수 있는 높은 지능의 비의식적 알고리즘이 생긴다면, 의식적인 인간은 무엇을 할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20세기는 내적 목소리를 따를 만한 이유가 충분했지만, 21세기 기술로는 외부 알고리즘에 결정과 선택을 맡기면 그만입니다. 알고리즘 시스템이 나 자신보다 나를 훨씬 더 잘 알게 되는 시대, 전능한 알고리즘 세계입니다. '인간'은 남아 있지만 '개인'의 의미는 사라지게 됩니다. 인간은 더 이상 자율적 실체가 아니라, 네트워크의 필수불가결한 일부가 됩니다.

 

<호모 데우스>에서는 알고리즘 개념이 중요하게 등장하는데, 우리 마음과 의식의 작동원리를 알고리즘 체계로 보게 되면서 (컴퓨터 공학이 아닌 생명과학이 유기체가 알고리즘이라는 결론을 내렸죠) 모든 것이 알고리즘 세상이며 사실 미래는 이미 도착해 있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선택과 결정의 몫이 인간에게 있다는 것에서 인간의 정체성을 유지한다면, 호모 데우스 시대는 알고리즘들이 주권자가 될 거라고 합니다. 나 대신 결정을 내려준다는 것의 의미가 이런 것이라니...

 

우리는 행복, 불멸, 신성을 추구하면서 이제는 치료가 아닌 업그레이드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다운그레이드라고 단언합니다. 알고리즘 시스템의 톱니가 될 인간이라는 거죠. 호모 데우스 시대는 정보의 자유를 최고선으로 치는 데이터교 세상이 됩니다.

 

유발 하라리 저자는 인간이 다른 동물들보다 우월한 이유를 <사피엔스>에서부터 <호모 데우스> 전반에 걸쳐 물었고, 인간이 왜 인간인지를 인지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새롭고 간단한 답을 제시하는 데이터교에서는 인간의 데이터 조각만이 중요할 뿐입니다. 인간 경험이 중시되던 세상이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엔지니어에서 칩으로, 그런 다음에는 데이터로 전락하는 겁니다.

 

이미 우리는 각종 맞춤 데이터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기만 하면, 나도 몰랐던 취향과 선호를 시스템이 파악해서 알려주는 시대입니다. 시스템의 데이터 조각이 되는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생각하게 됩니다.  <호모 데우스>는 신 중심적 세계관에서 인간 중심적 세계관으로 그리고 이제는 데이터 중심적 세계관으로 이동한다는 것의 의미를 짚어줍니다.

 

<사피엔스> 책에서는 빅히스토리 관점으로 방대한 지식을 펼쳐 놀라웠었다면, <호모 데우스> 책은 이 저자 전공이 뭐였더라 의아할 정도로 SF 상상력이 어마어마했어요. 유발 하라리 저자는 초인류가 될 인간의 미래가 가능성일 뿐 예언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전혀 황당한 이야기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은 인공지능, 나노기술, 빅데이터, 유전학 등 개별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뿐이지만, 흩어져 있는 모든 점을 연결해 완성된 그림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유발 하라리 저자가 그래서 더 대단해 보입니다.

 

인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뿌리째 뒤흔들리는 이념의 몰락을 이야기한 <호모 데우스>. 행복, 불멸, 신성을 추구하는 시도가 그 꿈을 해체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보여줬습니다. 이번에도 우리 앞에 놓인 선택들을 논의해보자고 제안합니다.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를 읽다 보면 유발 하라리 저자의 '질문하는 힘'의 수준에 입이 쩍 벌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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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셀프 트래블 - 2017~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8
맹현정.조원미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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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관광청 출신으로 현지를 정말 잘 아는 저자들이 소개하는 스위스 자유여행 핵심 코스 완벽 가이드 2017-2018 최신판 <스위스 셀프트래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를 접하고 있어 그곳 문화와 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한 스위스. 각 주마다 완벽한 자치권이 있는 26개의 칸톤으로 구성된 스위스는 사계절이 뚜렷한데도 야자수와 빙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신기한 나라입니다. 여름이라 해도 보온용 스웨터와 윈드 브레이크는 필수라고 하네요.

 

 

 

저자들이 전직, 현직 스위스 관광청 출신이어서 그런지 도시, 마을, 산악 여행지를 조합한 스위스 여행 일정은 정말 완벽해 보입니다. 유럽 여행 시 잠시 들렀다 가는 3일 단기 일정부터 주요 코스를 바싹 돌아다닐 수 있는 5일 여정도 스위스 초행 여행자냐, 허니문 일정이냐 등에 따라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어요. 스위스에 7일 이상 머물 수 있다면 2015년 스위스 관광청에서 새로 론칭한 루트를 포함해 다양한 스페셜 투어를 즐기면 좋습니다.  

 

 

 

스위스는 땅덩어리가 넓은 나라는 아니어서 관광명소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으니 과감히 이곳저곳 둘러보라고 하네요. 한국인에게 가장 유명한 융프라우 지역 외에도 가볼 만한 가치 있는 곳을 알차게 소개합니다. 셀프트래블 책 쭉 살펴보니 스위스에 가면 무조건 파노라마 열차 여행해야겠더라고요. 인기가 높아 예약은 필수. 스위스는 완벽할 정도로 교통 네트워크가 훌륭하고 다양한 열차 인프라를 갖춘 곳이라 열차 여행에 최적인 나라입니다.

 

여행자가 상상하는 스위스의 목가적인 풍경을 보려면 골든패스 라인, 빙하와 야자수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베르니나 특급, 알프스의 험준한 지형들을 관통하는 빙하특급, 건국신화 주인공 빌헬름 텔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빌헬름 텔 특급 등이 있습니다. 베르니나 특급 열차는 해발 1,048m에 세워진 돌다리 구간을 지나기도 해 놀이공원 롤러코스터 느낌이 들 정도네요. 풍광 감상하기 좋게 대부분의 파노라마 열차가 통창으로 되어있다고 합니다.

 

 

 

<스위스 셀프트래블>에서는 취리히, 생 모리츠, 바젤, 뉴사텔, 베른, 융프라우, 루가노, 체르마트, 제네바, 루체른과 주변지역을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스위스 제1의 도시 취리히에서는 시티 투어를, 하이디가 뛰어놀던 자연 그대로의 스위스를 느끼려면 생 모리츠로,  뚜벅이 여행자에게 좋은 바젤, 호수가 아름다운 금빛 도시 뉴샤텔, 스위스 수도인 베른에서는 품위 있는 여행을 하기 좋습니다.

스위스 여행 대표 지역인 융프라우는 그만큼 여행비용이 비싼 편이라고는 하네요. 독특한 자연의 매력이 있는 융프라우에서는 일반 관광객이 빙하 체험하기 좋은 지역입니다.

스위스 속 작은 이탈리아 루가노,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지역인 청정 산악 마을 체르마트, 메트로폴리탄 다운 면모의 제네바, 융프라우 다음으로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루체른. 현대와 전통, 자연의 절묘한 조화가 매력적인 스위스입니다.

 

 

 

스위스 하면 뭐니 뭐니 해도 자연의 매력을 듬뿍 맛봐야 하죠. 하이킹의 천국이기도 합니다. 난이도 높은 곳도 있지만, 산악 열차 타고 가다 중간역에서 내려 한두 정거장 걷거나 특정 지역에 국한된 단순한 하이킹 코스도 많다고 합니다. 오히려 일반 관광객들에게는 이쪽이 만족도 높다고 하네요. 유치원 이상 어린아이들도 충분히 함께 할 수 있는 하이킹 코스가 많아 가족여행에도 최적이군요.

 

자연 풍광 감상 외에도 문화와 예술을 사랑한다면 스위스 여행이 제격인 것 같아요. 많은 유명인사들이 여생을 스위스에서 보냈거든요. 퀸의 프레디 머큐리, 영국 시인 바이런, 찰리 채플린, 상대성 이론을 베른에서 정립한 아인슈타인, 헤르만 헤세 등 유명 인사들과 관련한 마을이 잘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꼭 맛봐야 할 스위스 음식으로는 스위스 치즈, 와인, 초콜릿이라고 해요. 스위스 현지인이 알려주는 테이스티 로드 소개와 대도시는 주말에, 산악 여행지는 평일에 숙박하라는 꿀팁까지. 현지를 제대로 잘 아는 저자들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믿음직스러운 여행 가이드북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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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되어버렸는걸
모리시타 에미코 지음, 김지혜 옮김 / 재미주의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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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만화에세이풍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책도 추천해드려요. 지금 독신이라면, 나이만 먹어가는 것 같고 뭐 하나 이룬 것 없는 기분이 든다면, 무엇보다 40대 전후라면 내 얘기만 같을 공감백배 만화에세이 <마흔이 되어버렸는걸>.

 

아홉수만 되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고 하죠. 저는 스물아홉에서 서른 초입 때는 무척 설렜어요. 이제 정말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더 컸는데 그때는 멋모르고 룰루랄라 했던 시절이었죠. 그러다 서른아홉에서 마흔 초입에 이르렀을 땐 작가처럼 비교적 담담함을 가장한 우울 모드가 찾아오더라고요. 마흔이 되도록 뭘 이뤘을까 싶어 허무한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독신인 저자는 혼자 살고 있다고 말할 때 남들의 시선을 신경 많이 쓰는 편이었어요. 남들과 같은 코스를 밟지 않는 것이 그녀의 자존감을 흔듭니다.

 

 

 

모리시타 에미코 작가는 알바와 투잡 정도는 기본인 생활에, 무직이었던 시기도 겪었고요. 일명 정통 코스에서 벗어난 삶을 살아왔습니다. 나만 빼고 다 성공한 것 같고, 나만 빼고 행복한 것 같고. 그런데 정통 코스라는 건 이제는 정말 꿈처럼 여겨지는 사회입니다. 예전엔 그런 꿈이라도 꿀 수 있었고, 될 수 있는 기회도, 동기도 충만했는데 말이죠. 오히려 스스로의 즐거움과 보람을 위해 정통 코스를 일부러 벗어나기도 했던 것이, 이제는 원하지 않았는데도 저 멀리 떠밀려버립니다. 나도 너도, 모두가 힘든 세상입니다.

 

 

 

이런 생각이 유난히 훅 치고 들어오는 시기가 마흔 초입인 것 같아요. 아등바등하다가 힘이 빠지는 시점인 것 같아요, 이때가. 표류하는 40대의 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뭔가를 희망 삼아 제각각 삶을 이어나갑니다. 포기한 듯 아닌 듯 어떨 땐 한탄하다가도 어떨 땐 마음을 내려놓으며 달관의 경지를 보여주기도 하고. 표류하듯 마음과 컨디션이 갈팡질팡인 이런 모습이 현실 속 내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좀처럼 피로가 풀리지 않는 40대라는 말이 어쩜 그리 딱 맞는 말인지. 신체적으로는 요통, 어깨결림, 피부 트러블은 기본, 기온과 기압에 따라 컨디션이 좌우되고 정신적으로는 다시 시작하기 힘든 나이라고 생각하는 데다가 노후자금 걱정 등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걱정이 끊이질 않습니다.

 

저자는 사소한 일에도 인생을 연관 지어 마흔이 되도록 어떻게 살아왔나 반성하는 소심함을 보이다가도, 동경하던 도쿄로 이사 올 때 20년간 고민했던 것이 무색하게 후다닥 결정을 내려버리는 극단적인 면을 가지고 있기도 했어요. 불안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담담하게 흘려보내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아직은 집으로 가는 길을 잃어버리기 일쑤지만 언제까지고 방향치 탓만 할 수는 없습니다. 부족한 건 부족한 대로 내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며 살아가는 삶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불안해도 괜찮다고 합니다. 어차피 불안감은 어떤 선택에서건 들기 마련입니다. 같은 불안감이라도 새로운 것에서 느끼는 게 좋다는 모리시타 에미코 작가. 남들이 보기엔 별것 아닌 꿈일 수도 있지만, 동경하던 꿈을 그저 꿈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그녀는 결국 실천했습니다. 도쿄로 이사한 이유를 자신조차 똑 부러지게 답하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저것 열심히 해보고 싶어서라고.

 

 

 

이제는 마흔이라는 나이가 의미하는 게 옛말 같지 않죠. 뭔가를 다 이뤄냈어야 할 마흔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뜻하는 마흔으로 만들려면 내 안의 꿈을 끄집어 내세요. 아주 사소한 꿈이건 황당무계한 스케일의 꿈이건. 잊고 묻힌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으로도 작은 두근거림이 피어오릅니다.

 

지금껏 살아오며 길을 잃는 데 익숙해졌고 대부분 항상 걷다 보면 도착하게 된다는 나 나름의 '목적지에 도착하는 법'을 터득하게 되니... - 책 속에서

 

<마흔이 되어버렸는걸> 너무 진지한 만화에세이는 절대 아닌데 쓰다 보니 진지모드만 나왔네요 ^^.

재미와 감동 둘 다 잡은 만화에세이입니다.

 

마흔. 용케 여기까지 왔구나...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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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100쇄 기념 특별판 리커버)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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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Top100 선정된 윌리엄 폴 영 작가의 치유 소설 <오두막>.

국내판으로도 무려 100쇄! 이번에 100쇄 기념 특별판으로 표지 새단장했네요. 하나님이 등장하니 종교 소설이지만 윌리엄 폴 영 작가의 소설은 비종교인인 제가 읽어도 거부감 없을 정도로 소소한 것 하나까지도 신경 쓴 흔적이 보입니다. 교인을 위한 종교소설이 아니라 기독교이건 비기독교이건, 종교인이건 비종교인이건 상관없이 읽을 수 있는 주제입니다.

 

"하찮아 보이는 행동이나 사건 때문에 한 사람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 책 속에서

 

 

 

어느 날 우표도 소인도 보낸 사람의 주소도 없는, 그저 파파라고 하는 이의 편지 한 통을 받은 맥. 그런데 파파는 아내 낸이 하나님을 부를 때의 호칭입니다. 이게 무슨 일이람~ 누가 장난을 친 걸까요. 오두막으로 오라는 내용에 그의 마음속 영원한 동반자인 '거대한 슬픔'이 솟구칩니다. 오두막은 3년 전 막내딸 미시가 살해된 곳으로 여겨지는 장소였거든요.

 

맥과 아이 셋이 함께 간 야영. 두 아이의 카누 사고로 정신없던 와중에 막내딸 미시가 사라진 겁니다. 난리 통에 당황해서 돌아다니다가 잠시 길을 잃은 거라면 차라리 다행이었겠지만, 안타깝게도 단순한 사건이 아닌 연쇄 살인마의 소행으로 밝혀집니다. 결국 추적한 끝에 범인의 오두막을 찾아냈지만, 이미 피살된 것으로 공식 추정되며 사건은 아이의 시신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됩니다.

 

아이가 납치되는 상황을 전혀 몰랐다는 것에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 된 기분이고 영혼이 갈기갈기 찢기는 절망에 빠지는 맥. '거대한 슬픔'이 자리 잡습니다. 만약에 야영을 가지만 않았어도, 만약에 아이들이 카누를 타겠다고 했을 때 안된다고만 했어도... 만약에... 만약에... 하며 실패한 아빠라는 깊은 자책감에 사로잡힙니다.

 

'거대한 슬픔'은 신학 학교를 다녔던 맥과 하나님과의 사이도 벌어지게 만듭니다. 그런 와중에 받은 파파의 편지는 혼란과 분노를 동시에 부릅니다. 3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가장 깊은 고통의 상징인 오두막에서 만나자 하니. 범인이 의도한 장난일 수 있지만 아내에게는 말하지 않고 맥은 홀로 오두막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불가능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초라했던 오두막이 아름다운 통나무집으로 바뀌어있고, 그곳에서 몸집이 큰 흑인 여인, 아시아계 여인, 중동 사람 같은 외모의 남자를 만납니다. 이성을 초월하는 이 상황이 혼란스럽지만 어렴풋이 그들이 하나님, 성령, 예수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종교적인 틀에 쉽게 빠지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여기서 보입니다. 백인 남자의 모습으로 하나님이 등장했다면 고정관념을 강화하게 될 뿐이죠.

 

오두막으로 맥을 부른 이유는 미시를 지켜주지 못한 하나님에 대한 분노로 가득한 그의 상처를 그들이 치유해주고 싶어서입니다. 그동안 '거대한 슬픔' 속에서 분노에 압도당할까 두렵기도 했던 맥은 이틀 동안 그들과 지내며 그들의 행동과 대화 속에서 따뜻하고 친근하면서 거룩한 무언가를 깨닫습니다.

 

"당신은 사랑받도록 창조되었어요. 그러니 당신이 사랑받지 않는 것처럼 산다면 그게 바로 당신 삶을 제한하는 거예요." - 책 속에서

 

 

 

"용서는 잊는다는 것과 달라. 용서는 다른 사람의 목을 놓아주는 거야." - 책 속에서

 

서로에 대해 사랑을 품고 그로 인해 완전함을 얻는다는 것. 맥은 하나님의 사랑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 그곳에서 깨닫습니다.

 

오두막에서 지내면서 처음엔 하나님에 대한 오해와 비난이 계속되었지만, 하나님은 그에게 거짓말 속에 숨지 않는 방법을 일깨워 줍니다. 거짓말은 자신을 정당화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 직면하게 될 내 감정을 다루는 게 두려운 나머지 하게 되는 거짓말들이 우리의 관계를 얼마나 망치는지 보여줍니다.

 

고통 속에만 머무르면 사랑받기 위해 창조되었다는 사실마저 잊게 된다고 하는 말이 기억에 남네요. 관계와 사랑에 대한 주제를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 들면서도 동시에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작가의 능력이 돋보였어요.

 

 

 

삶 속에서 관계의 의미를 짚어주는 <오두막>. 읽다 보면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가 봇물처럼 밀려듭니다. 철학적이기도 하고요. 선함과 악함, 이해와 신뢰, 권리와 자유 등에 관한 것들입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하며 사는 우리들 모습을 짚어주기도 합니다. 교훈적이면서도 구태의연하지 않게 감동 주는 스토리입니다.

 

"당신은 마음이나 상상 속에서 현재, 과거, 미래 중 어디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쓰고 있나요?"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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