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이젠 떠날 수 있을까? 엔데믹 시대의 한 달 살기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신영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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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달 살기 여행을 처음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되는 가이드북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일정만 긴 장기 여행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는 데 있습니다. 걸음을 멈추고 자신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갖는 가치에 초점 맞춥니다. 남들 가는 대로 관광지를 보거나 낭만적으로 들리는 방랑 한 달 살기보다는 무의미한 고행을 하지 않고도 자신에게 도움 되는 한 달 살기를 지향합니다. 


지역별 여행 가이드북과 다른 점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한 달 살기를 하도록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달 살기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최대로 끌어올려 보세요.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스스로 한 달 살기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엔데믹 시대의 한 달 살기>. 우리나라 제주, 동남아시아, 유럽의 한 달 살기 하기 좋은 곳을 소개하고 있으니 막연히 한 달 살기를 하고 싶다는 버킷리스트를 가진 이들에게 유용합니다.


삶을 작게 만들어 새로운 장소에서 살아보는 한 달 살기. 짐을 싸는 것에서부터 실천적 태도가 드러납니다. 불필요한 짐을 줄이고 단조롭게 조정하는 미니멀리즘의 실천으로 시작하는 한 달 살기. 여행자는 그곳의 로컬 문화도 충실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특히 동남아시아 한 달 살기에서는 현지 클래스를 듣는 걸 추천하네요.


일을 하며 머무는 디지털 노마드로 손색없는 지역인 제주는 숲길, 한라수목원 등 숲 트레킹, 카페 투어, 해변 여행, 건축 여행 등 다양한 테마 여행을 할 수 있을 만큼 다채로운 매력을 가졌습니다. 관광명소 위주가 아닌, 양파 같은 매력을 품은 제주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해 보세요.





한 달 살기 좋은 동남아 지역과 유럽 지역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각각의 한 달 살기 비용도 비교해 보며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한 달을 지낼 수 있게 도와줍니다. ​ 저렴한 물가, 안전한 치안,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 한국인에게 맞는 음식 등을 따져보며 한 달 살기 좋은 도시를 선정해 소개합니다.


동남아시아 한 달 살기의 성지로 알려진 태국의 치앙마이와 인도네시아 발리를 비롯해 유럽의 장기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끄라비, 오랜 전통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베트남 호이안, 라오스 루앙프라방,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등 오래 머물수록 좋은 곳들이 가득합니다. 유럽 한 달 살기의 대표 도시로는 조지아의 트빌리시, 포르투갈의 포르투, 헝가리 부다페스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이탈리아의 토스카나와 베로나, 스페인의 그라나다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낯선 현지 생활의 균형을 맞춰나가는 여행 트렌드 한 달 살기. 처음 떠나는 초보자도 헤매지 않도록 도와주는 이 책으로 만족스러운 한 달 살기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한 달 살기의 가치와 그 소중한 시간을 어떤 태도로 보낼 수 있을지에 집중한 가이드북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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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오늘의 짤 일력 (스프링) Collect 17
MOH Inc.(오늘의 짤)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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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맛 캐릭터로 사랑받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오늘의 짤'과 2023 일력이 만났습니다. 직장인 현실 반영 메시지가 365일을 채우고 있으니 하루하루 웃음꽃이 필 것 같습니다. 스프링 형태의 작은 탁상달력이어서 책상에 딱 올려두면 고단한 시간에 피식 웃음이 절로 터져 나올듯해요. 


워어얼호아아수우우모오옥그음퇼. 출근은 여전히 고달프고 퇴근만 기다려집니다. 조용히 눈에 띄고 싶은 짤군과 가족. 병맛스러워서 더 재미있는 '오늘의 짤'의 센스를 2023 일력에서도 고스란히 만날 수 있습니다. 


매월 첫 페이지는 달력으로 시작하고, 하루 한 장씩 그날의 짤이 그려져있습니다. 생각의 달, 생명의 달, 자연과 환경의 달, 나눔의 달 등 열두 달 각각 주제가 있습니다. 상황별 공감 메시지가 어쩜 이렇게 안성맞춤인지요. 월요일엔 말할 기운도 없고, 일 빼고는 다 재밌고, 시간은 더럽게 안 가고, 하루에도 몇 번씩 때려치우고 싶고... 




제 맘을 사로잡은 건 바로 기념일! 기념일이 이렇게나 많은 줄 오늘의 짤 일력을 보고 알았습니다. 국경일, 법정기념일, 절기, 명절은 기본. 과학의 날, 발명의 날 같은 조금은 익숙한 기념일도 있지만 현웃터지게 하는 기념일도 무척 많습니다. 육포데이, 프라이드치킨의 날, 국제 농담의 날, 세계 사이다의 날, 세계 기록의 날, 세계 음악의 날,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별의별 기념일이 있더라고요. 이것만으로도 그날그날 이야기 나눌 거리가 더 풍부해지는 것 같습니다. 


상반기 1월~6월까지 쭉 넘기고 나면 끝이에요. 그러면 샤샥 뒤집어 주세요. 하반기 7월~12월이 등장합니다. 토닥토닥 위로하는 오늘의 짤 일력. 매일 즐겁고 유쾌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고운 그림으로 힐링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웃긴 짤로도 힐링이 되더라고요. 올해는 진짜 꼭 열심히 산다!고 다짐하는 짤군처럼 희망찬 새 각오가 다음날이면 까무룩 한다면, 도르마무 도르마무~~ 2023 오늘의 짤 일력과 함께라면 하루 한 번 웃음 보장! 표정이 살아있는 이모티콘 '오늘의 짤' 캐릭터가 선사하는 유쾌한 365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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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개미가 타고 있어요 상.하 세트 - 전2권 - 떡상기원 주식 공감 드라마 대본집
윤수민 외 지음 / 너와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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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드라마라는 소재도 특이했고, 코미디와 휴먼을 오가는 재미를 줘서 즐겁게 봤던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12부작 <개미가 타고 있어요>. 12부작을 상, 하 두 권으로 구성한 대본집으로 즐거움을 다시 만끽해봅니다. 


"모름지기 인간은 두 부류로 나뉜다. 주식하는 사람과 곧 주식할 사람." - 책 속에서


주식 투자자 1000만 시대에 저마다의 방식으로 주식을 하는 사람들. 생계를 위해, 꿈을 위해 주식 투자에 뛰어듭니다. 그 대표 인물상들이 <개미가 타고 있어요>에 등장합니다. 무작정 들이대는 금쪽의 개미, 주식에 크게 데여 두려운 트라우마 개미, 욜로하다 골로 간 베짱이 개미, 차트보단 감각이 우선인 촉개미, 주식공부 벌레가 된 개미, 어린 나이에 주식 모임을 이끄는 개미까지. 평범한 소시민들이 주식에 뛰어들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펼쳐집니다. 


뭐니 뭐니 해도 한지은 배우(유미서 역)의 재발견을 했던 드라마이기도 한데요. 어찌나 웃음 포인트를 잘 연기하던지요. 좋은 신혼집을 계약하고 싶어 덜컥 주식 투자를 하고는 제대로 실패 맛을 봅니다. 결혼도 깨지고 돈도 잃고 한강에 콱 뛰어들려는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관둘 순 없죠. 슈퍼 개미로 나아가기 위해 다시 도전합니다. 이번에는 주식 공부를 좀 해보자며 각오를 다집니다.


주식 열풍으로 동학개미들의 한 해를 경험한 이들이라면 특히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가 가득합니다. 재미 좀 보고 싶어 도전했다가 인생의 쓴맛을 본 등장인물들에게 몰입하게 됩니다. <개미가 타고 있어요>는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고 능청스러운 연기 매력이 찐인 만큼 연기 공부하는 이들에게도 이 대본집은 꼭 보면 좋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글로만 봤을 땐 밋밋할 수밖에 없던 대사에서 어떻게 표현해 내느냐에 따라 그 차이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대본집을 보면서 배우들의 역량에 다시 한번 감탄할 정도였습니다. 




매 에피소드와 연관된 '상한가로 슉가' 코너도 흥미진진합니다. 드라마에서도 슈카님이 실시간 스트리밍 중인 채널을 작품 속 주인공들이 시청하는 5분 분량의 에필로그가 등장했는데요. 경제 교육의 중요성, 초보 개미들의 흔한 실수, 재무제표 및 주식 차트 보는 법, 미국 주식 투자법, 포트폴리오 구성 꿀팁 등 <개미가 타고 있어요 대본집>에서는 각종 자료와 함께 주식 공부 기본서로 활용하면 좋을 만큼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주식 입문 사연도 다양하지만 성공 투자를 위해 혹독한 주식 세계에서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방식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만두기도 하고 자신감은 뚝뚝 떨어집니다. 초짜 개미들의 주식 도전기는 코믹으로 포장되어 보이면서도 그 안에 담긴 현실 인생 스토리의 깊이는 결코 얕지 않습니다.


주린이들이 주식을 배워가는 여정을 담은 <개미가 타고 있어요>. 대본을 쓴 작가 4인방의 주식 마인드도 흥미롭습니다. 여의도 큰손마냥 빠져 있는 작가도 있고, 복권 1등 당첨처럼 허황된 것이라 생각하는 작가도 있듯 주식을 모르는 사람도, 주식을 하는 사람도 모두 아우르는 이 시대의 이야기가 드라마 속에 담겨 있습니다. 


대본집으로 다시 꼼꼼하게 만나는 주식 멘토 <개미가 타고 있어요>. 주식의 주자도 모르면서 위험하게 투자한 노답 주린이 불량 개미를 현명한 개미로 이끕니다. 인생에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 온갖 희노애락을 맛보는 주식 투자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인생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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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쓰담쓰담 - 이누·아리·두리와의 일상을 쓰고 담다
김성욱 그림, 임윤정 글 / 상상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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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툰 <너무 귀여워서 푸들푸들>의 사람 둘, 푸들 셋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사랑이 넘치는 다섯 식구 이야기 <오늘도 쓰담쓰담>. 아트디렉터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김성욱의 그림과 글 쓰는 카피라이터 임윤정의 글로 만납니다. 


저는 고양이파이면서도 재미있는 반려견 웹툰이나 반려견과 함께하는 에세이를 한 번씩 읽긴 했는데 푸들 가족의 이야기는 처음 읽어봅니다. 그러고 보면 강아지파 지인들 중에서 반려견이 푸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걸 새삼 깨닫고 놀랐습니다. 푸들이라는 이름만 같지 하나같이 털색도 다르고 다리 길이도 천지차이다 보니 영 다른 종처럼 느껴졌거든요. 


<오늘도 쓰담쓰담>의 주인공들은 크림푸들입니다. 신께서 곰돌이를 만들다가 급하게 푸들로 선회한 느낌이라는 아빠 이누, 극강의 귀여움과 예쁨을 장착한 엄마 아리, 그리고 이누와 아리의 결실인 두리까지 작고 소중한 푸들 가족입니다. 


이누의 입양을 계기로 세 식구로 늘기까지 결코 마르지 않는 사랑의 감정을 머금고 살아가는 반려견 집사의 일상과 변화를 담은 에세이 <오늘도 쓰담쓰담>. 이 아이들이 안겨준 사랑은 너무나도 거대했습니다. 산책을 하며 계절 변화를 느끼고, 충만한 삶을 만끽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범동물사랑으로 확장됩니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새끼 고양이들을 구하지 못해 죄책감이 가슴 깊이 자리 잡게 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는 또 다른 성장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후원을 정기적으로 하고, 최선을 다해 임보를 하기도 합니다. 


일상은 자연스럽게 반려견의 생활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여행기피자가 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분리불안은 오히려 사람 엄마, 아빠에게 생겼습니다. 일을 하기 위해선 도시의 집도 필요하지만 반려견들을 위한 마당 있는 집도 꿈꾸게 됩니다. 때아닌 부동산 탐욕을 키우는 중이라고 합니다. 집안의 모든 물품이 점점 반려견들의 색깔인 크림색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함께해 온 6년의 세월 동안 권태기 없는 사랑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 반려동물만이 줄 수 있는 사랑입니다. 사랑을 주고 싶어서 데려왔지만 정작 반려견으로부터 한결같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반려견 집사로서 언제나 기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밥을 먹지 않아 공복토를 해도, 비싼 영양제를 다 흘려버려도, 엉뚱한 데 오줌을 싸도, 벽지를 뜯어도, 의자를 갉아먹어도, 얼굴에 친구 똥을 묻혀와 목욕을 시켜야 해도... 그조차 귀엽게 느껴집니다. 집사로서의 마인드가 훌륭하지 않은가요. 기대에 못 미친다며 물건처럼 버리는 사람도 있는데 말입니다. 어떻게 그런 마음을 안고 살 수 있는지 이 책에서 집사의 철학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인스타툰에서는 이 아이들의 실사 사진과 영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으로 글로만 읽고 상상만 해보다가 들어가서 직접 보고는 집사의 찰떡 묘사에 빵 터졌습니다. 얼굴 짱 큰 아빠 이누, 천상 인형 같은 엄마 아리, 딱 아들답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두리. 이 책에서 묘사한 반려견들의 생김새라든지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글을 보면서 많이 배웁니다. 사랑을 표현하는 문장이 이토록 다채롭게 많을 줄이야... 


이누, 아리, 두리 푸들 세 가족이 부부의 인생에 스며들면서 달라진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오늘도 쓰담쓰담>. 좀 더 사랑을 표현할 줄 알고 책임감 있는 반려견 집사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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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나는 죽어도 좋았다
김병종 지음 / 너와숲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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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그림이 밥, 글이 반찬이었던 김병종 화가. 대영 박물관, 로열 온타리오 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 유명 화백이자, <화첩기행> 시리즈 등의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합니다. 남원시립 김병종 미술관에서 그의 초기작 <바보 예수>부터 근작 <풍류>에 이르기까지 대표 작품들을 언제든 감상할 수 있다니 언젠가 가봐야겠습니다. 


김병종 여행 산문집 <거기서 나는 죽어도 좋았다>에서는 첫사랑처럼 차곡히 보관되어 있는 기억 창고를 열었습니다. 풍경과 사람이 함께했던 그 기억들을 다시 꺼내드는 순간 여행은 새로 시작됩니다. 김병종 화백의 다채로운 매력이 담긴 그림이 담백한 글과 어우러져 예술 화보집을 보는 듯한 느낌을 안겨주는 예쁜 책입니다. 


표제작이 된 죽어도 좋을 만큼 좋았던 그곳은 어딜까요. 옥색과 청회색과 은색, 그 위에 보석 가루를 뿌린듯한 바다, 에게해입니다. '여기서라면 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스칠 만큼 황홀한 물빛의 아름다움에 매혹당했습니다. 김병종 교수는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죽음을 떠올립니다. 사는 일이 아름다워야 하는 것이라면 죽음 또한 저토록 아름다운 물빛 속에 마지막 육신이 뉘어질 수는 없는 걸까 하고 말입니다. 모태의 양수 속에서 나온 생명체는 왜 물이 아닌 습기 찬 땅속에 묻혀야 하는 걸까 하는 단상이 이어집니다. 


에게해의 물빛을 떠올리다 보면 늘 죽음이 함께 떠오른다고 합니다. 그냥 죽음이 아닌, '화사한 죽음'을요.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은 그가 쓴 평생의 저작물로 가득한 서재에서였습니다. 병실 침대가 아닌 서재에서 삶을 마감한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에 담긴 의미도 곱씹어 봅니다. 그와 함께 김병종 화백의 물빛 바다 그림을 한참 동안 바라봅니다. 


눈부신 에게해처럼 감탄사를 불러일으키는 압도적인 풍경들을 기억 창고에서 하나씩 꺼냅니다. 사하라의 별들, 백설애애한 안데스... 그때 만나는 황홀한 떨림을 찾아 여행을 다니게 됩니다. 뜻밖의 추천 명소를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튀니지 옛 로마시대 경기장 엘 젬에서는 폐허의 아름다움을 전달합니다. 숙소도 종종 등장하는데 다시 걸어야만 하는 여행자에게 숙소는 지친 다리뿐 아니라 영혼까지 눕힐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로마의 뒷골목 호텔 코르소281은 격이 다른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영국 글라스미어에 있는 오래된 호텔 스완호텔은 천국의 입구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곳이어서 신혼여행지로 추천하기도 합니다. 


"나의 여행은 기억의 스크린을 갈아 끼우는 일이기도 하다. 아프고 우중충한 기억들을 밝고 환한 기억들로 바꾸는 것이다." - 책 속에서





사는 게 권태로울 땐 이집트 카이로에서 출발하는 룩소르행 완행열차를 타보라고 합니다. 조바심 내는 마음이 부질없음을 깨닫게 되는 여행입니다. 문화적, 종교적, 역사적 볼륨이 웬만한 거대국 몇 개를 합쳐도 부족한 몰타를 예찬하기도 합니다. 더블린의 청량한 대기 속 묵직한 인문적 공기도 만끽해 봅니다. 여행을 하며 자신도 몰랐던 취향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미술관 순례 못지않게 정원 순례를 하더라는 겁니다. 모로코 마라케시의 마조렐 정원은 생명의 속삭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받은 영감으로 그린 몇 점의 그림도 있을 만큼 여행에서 많은 영감을 받습니다. 


문학청년 시절부터 꿈꿔온 라틴아메리카 여행의 추억도 꺼내듭니다. 우울한 날이면 남미로 가자는 그의 말처럼 라틴과 관련한 그림은 현란한 색채의 장입니다. 김병종 화백의 작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붉은 꽃 이미지가 라틴의 열정과 멋지게 어우러집니다. 서양화와 동양화 분위기를 두루 오가는 김병종 화백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눈호강 제대로 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여행은 끝났다. 그러나 아직도 그 황홀한 풍경들은 눈앞에 잔상으로 남아 간단 없이 떠오른다. 그 떠오르는 풍경들을 화폭에 담아내는 바로 그 지점으로부터 내 마음의 여행은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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