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지구의 생명들
데이비드 애튼버러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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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년 동안 자연사 영상을 제작한 세계적인 자연사학자 데이비드 애튼버러. BBC 다큐멘터리 시리즈의 감동을 <경이로운 지구의 생명들>에서 만나봅니다.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과 새로 진화한 생명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고대 바다였던 곳이 오늘날 추운 고지대 사막이 된 곳도 있습니다. 모든 대륙은 기나긴 시간에 걸쳐 움직이면서 합쳐지고 쪼개졌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곳에 살아가는 생명들의 다양성도 바뀝니다. 어떤 생물은 적응하여 번성하고 어떤 생물은 사라집니다. 툰드라, 숲, 초원, 사막, 강, 바다, 화산 등 지구의 다양한 환경에서 자리 잡고 적응한 경이로운 생명들. 전 세계 서식지 12곳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복잡한 관계는 놀랍습니다.


대개는 생명들의 진화 과정이 느려 우리 눈으로는 환경 변화를 볼 수 없지만 관찰 가능한 곳이 있습니다. 아이슬란드, 인도네시아 등 화산 활동을 펼치는 곳입니다. 분출한 직후의 화산에서는 아무것도 살 수 없습니다. 몇 주 동안 증기, 매연, 유독가스가 계속 스며나옵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화산의 열기를 이용하는 생물들이 출현합니다. 죽어가는 화산은 뜨거운 물과 증기를 뿜어내는데 이 물에는 아주 다양한 화학물질이 녹아 있습니다. 생명들에게 부화기 역할을 하는 장소가 됩니다.


반대로 가장 추운 남극에서도 살아가는 생물들이 많습니다. 남극 대륙 바위에는 400종이 넘는 지의류가 자라고 톡토기와 진드기가 천천히 돌아다닙니다. 남극 바다에서는 또 다른 형식으로 에너지를 보호하며 살아가는 동물들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동물들의 털이 모두 다 같은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물개의 털은 깊이 잠수하면 수압에 공기층이 짓눌려 단열이 안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깊이 잠수를 못합니다. 반면 물범은 수영복처럼 열 손실을 줄여줘 깊은 바다에서도 효율적으로 추위를 막아준다고 합니다.


밀림은 일 년 내내 큰 변화가 없습니다. 습한 상태에서 더 습한 상태를 오갈 뿐입니다. 이 안정성 자체가 다양한 생물이 사는 이유라고 합니다. 파나마의 한 나무 종에서만 950종이 넘는 딱정벌레를 채집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밀림에서도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잡식성 거주자는 놀랍게도... 호모 사피엔스입니다. 밀림에서 생활하는 부족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합니다.


육지 표면의 약 4분의 1을 덮고 있는 초원은 축소판 밀림과도 같습니다. 단위 면적당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더 많은 무게의 동물을 지탱할 수 있고, 다양한 동물들에게 풍족한 먹이를 쉽게 제공합니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초식동물의 세계를 들려줍니다.


건조한 사막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에게 삶의 최우선 과제는 물입니다. 필요한 물의 양을 극도로 줄인 종이 탄생합니다. 긴급한 상황에서는 저장된 지방을 몸속에서 분해해 물을 생성하기도 합니다. 저마다 물을 모으는 문제를 해결하는 생물들의 경이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늘로 눈을 돌려볼까요. 전 세계 어디에서든 공기에는 미세한 유기물 알갱이들이 떠다니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생명의 싹이 있습니다. 씨를 퍼트리는 식물이나 하늘을 나는 새만 바람을 이용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바람이 동식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놀라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경이로운 생명들의 세계는 해피엔딩만이 아닙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동식물들의 해법에 감탄했던 마음도 이내 착잡해집니다. 인간의 이동으로 대량 살육된 동물, 서식지 파괴와 기후 변화로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유한 군집을 이루었던 세계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동식물이 사라지는 것이 끝이 아니라는 걸 수많은 사례로 짚어줍니다. 그리고 인간에 의해 파괴된 곳은 회복되지 않습니다. 화산이 땅에 남긴 상처는 결국 치유되고, 정상적인 상황에서의 빠르게 지나가는 잦은 산불은 동물에게 거의 피해를 입히지 않지만, 인간의 파괴만은 치명적입니다.


인간의 적응 능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합니다. 우리는 다른 생명들처럼 주변 환경에 맞춰 자신을 변화하기보다는 주변 환경을 바꾸었고 동식물들을 통제해버린 겁니다. 지금 지구의 모습은 인간과 가축들이 빚어낸 산물이라고 합니다. 생물들이 거의 적응할 시간이 없을 만큼 빠른 변화를 일으키는 인간 활동에 대해 경고합니다.


지질학적 관점으로 생명의 세계가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보여준 <경이로운 지구의 생명들>.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지침으로 삼아야 할 원칙을 제시하기에 앞서 왜 지구를 아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보여준 책입니다.


"어떤 약탈에도 견딜 수 있고, 아주 복원력이 강해서 어떤 피해로부터도 회복될 수 있는 자연 세계가 존재한다는 믿음이 여전히 퍼져 있다. 계속해서 틀렸음이 드러나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그렇게 믿는다." -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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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루쉰의 유물이다 - 주안전
차오리화 지음, 김민정 옮김 / 파람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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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문화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큰 대문호 루쉰. 중국 최초의 신소설 <광인일기>와 중국 젊은 지식인 세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중국 근대 문학의 선구자로 자리 잡게 한 대표 작품 <아Q정전>을 쓴 문학가이자 사상가, 혁명가입니다.


덕분에 루쉰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루쉰 연구에서 언급하지 말아야 할 금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본처 주안입니다. 구 시대의 관습을 타파하고자 했던 루쉰 본인은 중매결혼을 했고 본처가 아닌 쉬광핑과 함께 살았습니다. 위대한 루쉰을 돌본 공은 쉬광핑에게 돌아갔고, 연구가들은 주안을 배제합니다. 루쉰 전기에서 주안의 이름이 누락되었고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집니다.​


하지만 문화대혁명 이후 루쉰 다시보기 붐이 일어나고 주안은 루쉰의 감정과 사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로 등극합니다. 그런데 루쉰조차 주안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다시피해서 주안이라는 인물에 대한 미스터리만 가득합니다. <나도 루쉰의 유물이다 : 주안전>은 루쉰의 그늘 속에 방치됐던 주안의 유일한 평전입니다. 상하이 루쉰기념관 연구원으로 오랫동안 루쉰 연구를 해온 저자 차오리화가 이 여인을 수면 위로 끌어올립니다.​


왜소한 몸집, 좁고 긴 얼굴, 전족을 하고 있어 걸을 때 조금씩 비틀거린 여자 주안. 당시 노처녀인 29세에 루쉰과 결혼식을 올립니다. 그리고 37년간 루쉰의 생모를 모시며 삽니다. 명목상의 남편과는 결혼식을 치르고 나서 바로 각방을 썼고 하루에 거의 세 마디 할까 말까였다고 합니다. 


루쉰은 애초에 이 결혼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주안은 전형적인 구 시대 여성이었습니다. 그가 결혼을 하겠다며 내건 조건은 주안이 전족을 풀고 글을 배웠으면 한다는 조건이었지만, 주안의 집안에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어머니의 강요에 못 이겨 한 애정 없는 결혼은 주안을 비운의 여성으로 만듭니다. 루쉰이 주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그가 남긴 글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주신 선물'이었을 뿐입니다. 부양의 책임만 할 뿐 남남과도 같습니다. 재일유학생이던 루쉰은 결혼식 후 수일 내 다시 혼자 일본으로 돌아가버립니다.​


루쉰이 바란 건 대화가 통하는 아내였지만, 주안은 그 기대에 못 미친 여성이었습니다. 당시 중국의 관습은 전족에 문맹인 여성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주안 자신의 열등감도 깊었습니다. 주안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결국 그 고통을 주안이 오롯이 안은 채 비참하게 살게 됩니다. 루쉰의 일기에는 주안의 이름이 거의 언급되지 않을 만큼 아내를 애써 회피했고, 오히려 루쉰의 동생 일기에서 형수를 언급한 일들이 기록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나도 루쉰의 유물이다 : 주안전>에서는 주안을 통해 중국 여성사, 윤리사를 다시 바라봅니다. 더불어 신문화운동의 선봉적인 역할을 한 루쉰의 이후 사상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루쉰의 모순은 그가 한평생을 희생해 무고한 여성과 함께 살기로 했으면서도, 주안의 결점과는 타협하지 않고 마음에도 없는 "거짓된 자상함"을 나타내려고 하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 p227


1920년대의 베이징은 점차 변화합니다. 신여성들이 등장합니다. 루쉰과 교류를 했던 여성들은 베이징으로 공부하러 온 지식 여성이었고, 시대의 걸출한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안은 더욱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쉬광핑은 루쉰에게 보낸 편지에서 기탄없이 주안을 '유산'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루쉰은 새로운 길을 보여준 쉬광핑과 함께 베이징을 떠나 상하이에서 동거를 시작합니다.


"나는 담장 밑에서 조금씩 조금씩 위로 기어오르는 달팽이처럼, 느리긴 해도 언젠가는 담장 위로 오를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 하지만 지금은 어쩔 도리가 없구나. 더 이상 기어오를 힘이 없어. 내가 아무리 그분께 잘해도 소용이 없구나." - p233


사랑의 힘을 빌려 도망친 루쉰은 쉬광핑과 아이와 함께 따스한 가정생활을 합니다. 이때 심리적으로 여유롭고 자유로운 루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편으론 대가족의 장남이었던 루쉰은 가정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은 있었습니다. 루쉰과 주안의 연결고리는 무미건조한 가계부를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그 생활비는 주안이 유일하게 위로를 느끼는 부분이었을 겁니다.​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루쉰의 죽음 이후에야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왔던 주안의 이름이 언론에 처음 등장하게 됩니다. 한편 쉬광핑은 이후 루쉰의 저작물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루쉰의 유물을 보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합니다. 이 당시 주안과 쉬광핑 사이에 오간 편지들이 소개되어 있어 둘의 관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나도 루쉰의 유물이라네! 나도 좀 보존해주게나!"라고 말했을 정도로 비통했던 주안의 삶. 봉건 혼인의 희생자임에도 스스로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던 주안은 죽을 때까지 희망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박복한 삶을 살다 간 주안은 위대한 루쉰의 흠결로 치부되면서 역사로부터도 버림받았습니다. 루쉰 사후 60여 년이 흘러서야 나오게 된 주안 전기는 그래서 더 값집니다. 2009년 초판 발행 후 보강된 자료로 2017년 개정판을 낸 원서의 번역본으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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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속햇살한줌 2023-05-28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9년에 출간된 도서였군요. 신채호나 루쉰이나 둘 다 마음에 안들어요. 처가 글을 모르면 본인이 조금씩 가르치면 될 일이지. 본처 한명 바꾸지 못하면서 무슨 혁명?!
 
두 뇌, 협력의 뇌과학 - 뇌와 마음, 인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유쾌한 탐구
우타 프리스.크리스 프리스.앨릭스 프리스 지음, 대니얼 로크 그림, 정지인 옮김 / 김영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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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과 조현병, 편견과 공감 및 협력에 관한 연구를 해온 신경과학 분야에서 저명한 우타 프리스와 크리스 프리스 교수 부부가 아들 앨릭스 프리스와 그래픽 노블 작가 대니얼 로크와 협력해 탄생한 책 <두 뇌, 협력의 뇌과학>.


원제 Two Heads는 '두 뇌'입니다. 하나일 때보다 둘이 협력하는 게 더 낫다고 알고 있는데 정말 그럴까요? 짝을 이루거나 팀의 일원으로 행동할 때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비밀을 파헤칩니다. 사회적 상황에서 작동하는 뇌에 관한 이야기를 그래픽 노블로 만나는 시간입니다. 내용이 결코 쉽지는 않아서 이걸 텍스트로만 읽었다면 이만큼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을까 싶더라고요.


협력에 대한 책이지만 이 사회에 속한 내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 맺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살펴봅니다. 인간 상호작용의 경이와 신비를 만날 수 있습니다.


먼저 뇌에 대해 살펴봅니다. 우리가 '나'(나의 마음)라고 부르는 감각은 뇌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뇌는 무엇이고,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려줍니다. 뇌는 우리 몸에 있는 신경계의 통제센터입니다. 뇌 안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뉴런. 뇌가 새로운 연결을 만드는 걸 멈추면, 그게 바로 치매의 신호입니다. 뇌는 스스로 재프로그래밍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경가소성이라고 부르는 그것입니다.


런던 택시 운전사 실험이 대표적인 사례이죠. 이 책에서 그 연구를 좀 더 깊이 들여다봅니다. 협력을 주제로 하는 책인 만큼 공식적인 논문 제1저자뿐만 아니라 연구한 이들까지 언급한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뇌가 사람의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고 실제로 변한다는 것을 증명한 택시 운전사 실험으로 밝혀진 가소성에 관한 이야기는 학습 주제로 이어집니다.


보통 우리는 스스로 실수를 하며 직접 해보지 않고는 제대로 배울 수 없다고 하지만, 틀렸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빠른 학습법이라고 합니다. 타인들의 실수에서도 배울 수 있고요. 시행착오보다 모방을 통한 학습이 더 효율적인 학습인 겁니다. 





알면 알수록 모방이란 게 심오하게 다가옵니다. 모방을 하려면 사회적 상호작용이 필요합니다. 성공적인 관계의 표지는 의사소통입니다. 핵심은 자기 머릿속에 있는 모든 생각을 파트너의 머릿속에 집어넣는 겁니다. 무의식적 모방인 감정이입은 거울 뉴런의 역할이 큽니다. 다른 사람이 어떤 감각을 느끼고 있다는 걸 우리가 알 때 우리도 그 감각을 함께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그냥 아무나 모방하지 않는다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이는 이후 내집단과 외집단을 가르는 편향과도 연결되더라고요.


과거엔 개인의 뇌만 초점 맞춰 연구했습니다. 이젠 다른 뇌들과 함께 작동하도록 만들어진 뇌에 관해 연구합니다. 본격적으로 사회 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머리 둘은 머리 하나보다 낫다고 우리는 알고 있지만, 이게 항상 참은 아니라고 합니다. 협업은 서로 맞지 않는 사람들을 짝지었을 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 사람이 과제를 훨씬 더 잘할 때, 두 사람 다 자기 능력을 잘 평가하지 못할 때 그렇습니다.


왜 그럴까요? 한 사람이 과제를 더 잘하는데 다른 사람이 더 강력한 확신을 드러내면 더 잘하는 사람이 자신의 확신도를 더 못하는 파트너에게 맞춰 조정한다는 겁니다. 유능한 사람 혼자 했을 때보다 결과가 저조해지는 겁니다.


이처럼 협력에 숨은 비밀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의 결정에 관해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봅니다. 특히 젠더, 문화, 가족사, 교육 등 다양성이 미치는 영향은 놀랍습니다. 대부분 큰 집단에 속해 있을 때 이타적인 쪽으로 프라이밍 된다고 합니다. 팀의 의견에 찬성하도록 프라이밍 되어있는 내집단보다 다양성 있는 팀이 결과는 더 좋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협력할지 말지 결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수록 협력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기적인 선택을 내리는 거죠. 뇌는 어려운 문제를 푸느라 바쁠 때 도덕적 딜레마를 깊이 생각할 용량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다른 많은 뇌들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뇌가 어떻게 성공적인 삶을 이어가는지 들려주는 <두 뇌, 협력의 뇌과학>. 우리의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의 다양성을 짚어줍니다. 협력은 결국 세상의 다양성을 마주하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학습, 모방, 경쟁, 협력, 편견, 확신, 후회, 평판 등 우리의 행동과 사고 경향에 관한 신경과학과 사회 인지과학의 개념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경제학, 철학, 인류학, 심리학, 의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뇌를 설명하는 방대한 지식에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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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셀프 트래블 - 호이안.후에, 2023-2024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3
김정숙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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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여행의 지혜로운 나침반이 되어줄 다낭 셀프트래블. 인기 있는 베트남 여행지 다낭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다낭을 포함해 호이안, 후에 정보까지 담긴 가이드북입니다.


베트남 중부에 위치한 다낭을 중심으로 호이안, 후에 지역과 미썬 유적지 등을 소개하는 다낭 셀프트래블. 아름다운 바다와 여유로운 리조트, 신나는 테마파크 등 이국적인 다낭의 매력을 아낌없이 소개합니다. 여름휴가는 쨍쨍하고 화창한 하늘 아래에서 물놀이가 제격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습니다. 자녀가 있을 때의 일정, 부모님과 함께 여행할 때의 일정, 친구와의 여행 등 동행자에 맞춰 다양한 여행 코스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미 다낭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재방문 여행자를 위한 코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베트남의 전반적인 기본 정보와 함께 다낭에서 꼭 즐겨야 할 미션이 가득합니다. 다낭 자체는 사실 볼거리가 많은 관광지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가이드북에서 소개한 대로 다낭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정말 많습니다. 관광도 휴양을 완벽하게 누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다낭 여행자의 버킷리스트 10을 하나씩 섭렵해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놓치면 아쉬운 여행지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테마파크가 있어 가족여행으로 많이들 떠나는데요. 다낭 최고의 놀이동산인 바나힐, 시내 중심에서 즐기는 썬 월드 아시아 파크, 호이안 최초의 올인원 복합 휴양 리조트 빈원더스 남호이안을 비교해서 보여줍니다.





베트남 음식은 한국에서도 워낙 많다 보니 메뉴가 낯설지 않지요. 현지 맛집에서 즐기는 베트남 음식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음식도 다채롭게 맛볼 수 있으니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커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 아들도 베트남 커피 맛을 좋아하는지라 베트남 커피를 항상 집에 채워둬야 하거든요. 코코넛커피, 소금커피, 에그커피 등 색다른 맛이 가득한 베트남 커피입니다. 동남아를 갔는데 마사지를 받지 않고 오는 건 뭔가 아쉽습니다. 베트남 전통 마사지 외에도 다양한 마사지 전문 숍이 있으니 취향에 맞게 선택해 보세요.


발을 들여놓는 순간 몇백 년 전 속으로 데려다 놓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호이안. 쨍한 색감의 사진을 한가득 찍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는 풍경이더라고요. 수백 년 전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올드타운과 농촌 풍경과 함께하는 에코투어를 경험하기 좋습니다.


역사와 문화의 도시 후에.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였던 응우옌 왕조의 옛 도읍이었던 만큼 역사적 장소가 가득합니다. 후에 관광 핵심은 왕궁, 왕릉, 사원들입니다. 시간적으로 체력적으로 여유 있게 둘러봐야 할 곳이라고 합니다.


여행 인프라가 잘 갖춰진 다낭이어서 가이드북에서 알려주는 대로 준비하면 무리 없이 여행 초보자도 잘 따라 할 수 있습니다. 떠나기 전에 체크해야 할 필수 사이트와 유용한 앱도 소개하고 있고, 똑똑하게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방법부터 다낭 입국 및 도착하면 해야 할 일들까지 순차적으로 알려줍니다. 다낭 셀프트래블로 즐거운 다낭 여행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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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 Z 인문학 - 디지털 네이티브를 위한 교양 수업
김성연 지음 / 서사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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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술에 둘러싸인 Z세대. 편리한 기술의 장점만큼이나 디지털 중독의 악영향도 만만찮습니다. 거대한 디지털 세상의 파도는 피할 수 없는 법! 그렇다면 그 파도를 잘 탈 수 있어야겠죠. 10년간 디지털 경험을 설계하고 디자인한 김성연(우디) 저자의 디지털 네이티브를 위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양 수업 <GEN Z 인문학>. 나를 지키며 디지털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해법을 배워보세요.


수많은 플랫폼들은 중독적인 요소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재방문율을 높여야 하거든요. 디지털 서비스는 사용자의 중독이나 심리적인 건강에는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잠깐 들여다본다며 켠 SNS도 눈 깜짝할 새 시간이 흘러가버립니다. 쓱 스와이프 하면 새로고침되어 무한 피드가 뜨고, 무한 스크롤 때문에 멈출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그 시간들은 진정 나에게 쓴 걸까요.


청소년의 미성숙한 뇌는 중독적인 경험에 더 취약합니다. 프랑스는 15세까지 스마트폰을 소지한 채 등교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대만은 18세 미만 청소년이 디지털 기기를 지나치게 사용하면 부모에게 벌금이 부과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런 앱을 만드는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자녀의 학교는 디지털 기기를 수업에서 사용하지 않는 학교입니다.


<GEN Z 인문학>에서는 디지털 세상이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고 디지털 중독에 이르게 하는지 짚어줍니다. 탈퇴가 안 되어 그대로 내 정보가 남아 있는 사이트도 있을 테고, 무료 사용 후 자동 결제되는 서비스에 가입해 보기도 했을 겁니다.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서비스에만 이득이 되도록 설계한 다크패턴이 흔한 세상입니다.


이 책에서 짚어줘서 비로소 그 중독성을 이해하게 된 게 많습니다. 무한 스크롤링은 더 보기 버튼과 비교할 수 있는데요. 그러고 보면 제가 얼마 전 쇼핑앱에서 상품 세 줄 정도 보니 더 보기 버튼을 눌러야 해서 순간 귀찮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귀찮아하는 그 심리를 이용한 게 바로 무한 스크롤링이었습니다. 


이 무한 스크롤 인터페이스를 만든 에이자 래스킨은 정작 후회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시간을 너무 많이 뺏고 있다며 말이죠. 그래서 이제는 정지 신호를 (더보기 버튼) 복원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GEN Z의 세상은 생성 AI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챗GPT뿐만 아니라 각종 AI 프로그램들이 하나둘 대중에게 모습을 보입니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박람회 미술대회의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1위를 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은 사람의 작업이 아닌 AI 프로그램 미드저니(midjourney)의 작품입니다. "우주에 있는 오페라 극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사람들을 르네상스식 화풍으로 그려 줘."라고 입력하면 그림이 나옵니다. 이 그림은 약 80시간 가까이 다양한 텍스트를 입력한 결과물이라고 주장합니다.


앞으로는 AI가 만드는 창작에 개입하는 사람의 권리를 인정해 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관련 저작권법도 개정되어야 하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 많은 영역에 활용되는 챗GPT 역시 우리의 사고를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해야지 과하게 의존하는 순간 우리의 비판적 사고는 멈추고 획일화된 답만 내놓게 된다는 문제점도 인지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루 평균 2600번가량 스마트폰을 터치한다고 합니다. 늘 수많은 서비스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루 세 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한다는데 그 정보들이 과연 정말 필요한 것이었을까 되돌아보게 됩니다. 좋아요를 많이 누르다 보면 뭔가 친구는 많은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힙니다. 현실에서는 정작 소통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시공간 제약 없이 24시간 내내 괴롭힐 수 있게 된 사이버불링, 메타버스 세상 속 아바타 간 사생활 침해도 문제입니다. 모든 기술 발전에는 빛과 어둠이 함께 있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기술이 다양한 상황과 만나면서 처음의 의도를 잃어버리게 될 때가 많습니다. 제가 사용해 본 키오스크는 화면이 위쪽에 있었습니다. 휠체어를 탄 사람은 이용할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노안이 온 사람이나 정보 약자에겐 작은 글씨의 빽빽한 화면이 혼란을 줄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시니어, 장애인 등을 위한 차별 없는 디자인을 하는 기업도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디지털 세상이 만들어준 취향과 선택은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니게 됩니다. 이 책은 알고리즘의 편향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익힐 수 있게 도와줍니다. 청소년도 읽기 쉽게 설명한 <GEN Z 인문학>. 젠지세대에게 필수 교양 인문학이란 바로 디지털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이 아닐까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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